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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스타들의 심리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방송과 SNS를 통해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스타들이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 최근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를 고백한 스타들뿐 아니라, 이 같은 문제로 활동 중단, 연예계를 떠나는 스타들까지 늘고 있다. 특히, 아이돌 스타들은 비활동기에는 고된 연습을, 활동기에는 밤낮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몸과 마음을 돌볼 겨를이 없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 심리 불안으로 활동 중단한 트와이스 미나·강다니엘·세븐틴 에스쿱스 -
지난 3일 밤 강다니엘이 팬카페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게시글을 게재했다. 강다니엘은 "내 감정들이 조롱거리가 되는 게, 내가 사랑하는 음악과 무대들이 쓰레기 취급받는 게, 내가 아끼는 팬들이 조롱당하고 내 가족들이 나 대신 욕을 먹는 게 너무 힘들어요"라며 "내가 나라서 너무 힘들어요. 너무 많이 참았고 또 참고 참았지만 이젠 진짜 못 참겠어요. 그냥 내일이 무서워요. 누가 좀 살려줬으면 좋겠어요"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4일(오늘) 커넥트엔터테인먼트 측은 "강다니엘이 올 상반기부터 면역력 저하에 따른 잦은 건강 악화에 심리적 불안 증세로 인해 병원을 방문, 정밀 검사를 통해 '우울증 및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며 "최근 극심해진 불안 증세를 호소해 충분한 휴식과 안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달 25일 새 싱글 'TOUCHIN'을 발매한 강다니엘은 오늘 예정돼 있던 MBC MUSIC '쇼 챔피언' 사전 녹화를 취소하고 건강 회복에 전념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세븐틴 에스쿱스가 심리적인 불안 증세를 호소해 일시적으로 팀 활동을 중단해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올여름께부터 불안 장애 진단 후 휴식을 갖고 있던 미나는 지난 9월 발매된 미니 8집 'Feel Special' 녹음과 뮤직비디오에 참여하며 완전체 활동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10월에는 트와이스 데뷔 4주년 팬미팅에 등장해 팬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아직 미나의 활동 재개가 공식화된 것은 아닌 만큼, 당분간 선택적으로 트와이스 일정에 참여할 전망이다.
◆ 우울증·공황장애 고백한 태연·현아·빅스 레오 -
지난 6월 SNS에서 팬들과 소통하던 중 우울증 진단 사실을 공개한 태연. 그는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약물치료도 열심히 하고 있고, 나으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조울증이든 우울증이든 띠껍게 바라보지 말아 달라. 다들 아픈 환자다"라고 털어놨다. '아픈 것을 아프다'고 말한 태연의 용기에 많은 이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이후에는 독보적인 여성 솔로 아티스트 현아가 지난달 SNS를 통해 우울증을 고백했다. 그는 "많이 생각하고 생각해 선택한 것"이라며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아는 "제가 아픈 줄도 모르고 있었다. 주변에 늘 함께해주는 사람들, 팬들이 있어서 괜찮은 줄로만 알았다. 2016년 병원을 가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 저도 마음이 아픈 상태였다는 걸"이라며 "늘 단단했던 저였기에 우울증과 공황장애라는 진단이 믿기지 않았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이주에 한 번씩 꾸준히 치료받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특히, 현아는 갑작스러운 실신 경험을 언급하며 "뇌파 등 이것저것 검사하다가 '미주신경성 실신'이라는 병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됐다"며 "내가 아프다는 걸 알면 누가 날 찾아주려나 하는 걱정이 앞서서 말하지 못했다. 쓰러질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앞으로는 씩씩하게 제 자신을 사랑하고 보살펴주려고 한다"고 단단해진 모습을 드러냈다.
이달 2일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를 시작한 빅스 레오는 입대 소식과 함께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14일 젤리피쉬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빅스 레오가 2013년부터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앓아 왔고, 지금까지 약물치료를 하며 극복하려 했으나 불가피하게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 판정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그간 빅스 활동 뿐 아니라 솔로 활동, 뮤지컬 무대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왔던 레오의 소식에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 위키미키·아스트로·NCT127·더보이즈도 건강 적신호 -
심리적인 아픔 때문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K팝 시장을 이끄는 차세대 한류스타들도 줄줄이 건강상의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지난 10월 위키미키 최유정이 활동 중단을 선언, 충분한 휴식과 컨디션 회복에 전념하고 있으며, 지난달 미니 6집으로 컴백한 아스트로의 문빈은 건강상의 문제로 녹음과 뮤직비디오 촬영에만 참여, 음악방송 무대에 오르지 않기로 했다.
지난 8월부터 건강 문제로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한 NCT127 정우는 결국 이달 21일 열리는 NCT127 팬미팅에도 불참 소식을 알렸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정우의 건강이 많이 좋아졌고, 내년 활동에 합류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다리 수술로 활동을 일시 중단했던 더보이즈 활은 지난 10월 팀을 탈퇴하기로 했다. 그는 공식 팬카페를 통해 "오랜 고민 끝에 더보이즈 활로서의 활동을 마무리 짓게 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며 "여러 건강상의 이유로 완벽하지 않은 모습으로 무대에 서야 한다는 것이 결국 제 자신에게 많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가족과 멤버들, 회사와 오랜 시간 큰 고민을 한 끝에 활동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를 전하게 됐다"고 그간의 부담감을 전했다. 활의 전속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소속사 측도 활의 쾌유 및 향후 행보와 관련해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처럼 올해에만 십 수명의 스타들이 심리적 불안감을 고백, 여기에 故 설리와 구하라의 비보로 화려하기만 했던 K팝의 이면이 드러나면서 아티스트들의 심리적 건강을 위한 실효책이 간절한 상황이다.
- 연예 칼럼니스트 이우정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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