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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타이틀롤 부담감? 연기 자체가 도전"…조여정, '99억의 여자'를 선택한 이유

기사입력 2019.12.03
  • 99억의여자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 99억의여자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영화 '기생충'을 통해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조여정이 쉴 틈 없는 행보를 이어간다. 스크린에 이어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과 마주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특히 '기생충'에서 맡은 역할과는 전혀 다른 역할인 만큼, 어떤 연기를 보여줄 것인지 궁금증을 더한다.

    3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호텔에서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극본 한지훈, 연출 김영조)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김영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여정, 김강우, 오나라, 이지훈, 정웅인이 참석했다.

    '99억의 여자'는 희망 없는 삶을 버텨가던 여자에게 현금 '99억'이라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오고, 이 돈을 지키기 위해 강하게 살아남아야 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연출을 맡은 김영조 감독은 "99억을 갖게 되면서 과거부터 가졌던 욕망이 나오게 된다"라며 "독특한 점은 남녀 주인공뿐 아니라, 5명의 삶을 조명하는데 이들의 모습이 현대인의 일상을 상징한다"라고 소개했다.

  • 극 중 조여정은 절망밖에 남지 않은 삶, 우연히 현금 99억 원을 손에 쥐게 되는 '정서연'을 연기한다. 빈 껍데기뿐인 결혼 생활을 이어가며 삶에 아무런 미련도 없던 그녀에게 한줄기 빛 같은 '99억'이 나타나고,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를 지키기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운다.

    조여정은 드라마의 타이틀롤로 나서게 된 것과 관련해 "타이틀롤에 대한 부담은 특별히 없다"라며 "저는 연기하는 자체가 부담스럽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제 입장에서는 항상 도전이었던 것 같다. 매 순간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사실 차이는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자 하니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최근 '기생충'을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며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게 된 조여정이다. 전작에서 다소 밝고 순수하면서도, 허당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처절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역할에 도전한 이유가 있는지 묻자 "연기자로서 정반대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다"라며 "상상도 어렵고 가늠하기도 어려운 삶인데 그냥 해보고 싶었다. 이렇게까지 힘든데도 담담하고 대범한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고 작품을 선택한 계기를 밝혔다.

  • 김강우는 사건의 냄새를 맡은 순간 투우 소처럼 돌진, '미친 소'라 불리던 전직 형사 '강태우'를 맡는다. 자신의 유일한 희망이자 삶의 이유였던 동생의 사망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는 동생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진실을 파헤친다. 조여정은 '해운대 연인들' 이후 7년 만에 재회하는 김강우에 대한 신뢰를 전하며 "김강우 배우가 한다고 해서 믿고 한 것이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별 볼 일 없는 인생을 사는 자신의 꼴이 분한 정서연의 남편 '홍인표'(정웅인)가 등장한다. 감정 기복 없이 냉철해 보이지만, 사실은 피해 의식에 사로잡힌 남자로 아이를 잃고 사업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슬픔과 분노를 서연에게 퍼붓는다. 정웅인은 "수위 조절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강하게 괴롭혀야 서연이가 잘 살 것 같다는 이야기를 감독님과 나눴다. 대신 목적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뭔가 이 여자를 강하게 괴롭히는 것이 집착이든, 사랑이든 이런 것에 대해 잘 표현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영조 감독은 '홍인표' 역할에 대해 "돈을 갖고 싶어 하는 이면에 서연에 대한 사랑을 넘은 집착 같은 마음을 가진 못난 남자다"라며 "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돈 때문에 이들이 어떻게 되는지, 부부의 이야기가 중심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말 감정이 어려운 역할이기 때문에 이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을까 생각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여기에 '정서연'의 모태 금수저 친구이자, 운암재단 이사장 '윤희주'를 맡은 오나라가 출연한다. 인생에 가난, 실패, 불운이라는 것이 없었던 인물이지만, 어릴적 친구인 서연과 만나며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흠집 하나 없던 자신의 인생이 위기에 처하자 복수를 다짐한다. 이지훈이 맡은 '이재훈'은 인생의 혹독함을 겪어본 적 없는 남자로, '윤희주'의 쇼윈도 부부 남편 역할에 충실하며 몰래 여자들을 만나고 다니는 플레이보이다. 어느 날 서연과 함께 주인 잃은 현금을 발견해 '공범'이 되지만, 위기가 계속되자 혼자 살아남을 궁리를 시작한다.

    오나라는 "희주는 태생부터 차갑거나 도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굉장히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밝고 순수한 인물"이라며 "방송을 보면 도도해지고 차가워지는 이유가 분명히 나온다. 그녀가 지키고자 하는 것은 딱 하나 자존심이다. 그 자존심을 향해 고군분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99억의 여자'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여자가 우연히 거머쥐게 된 99억을 지키기 위해 비루한 현실과 맞서고 비정한 욕망을 직시하게 되는, 탐욕스러운 복마전을 담아낸다. 조여정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자신이 절망의 끝에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께서 '정서연'의 모습을 보면서 약간의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큰돈을 갖는다고 정신적으로 꼭 나아지거나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작은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KBS 2TV 새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는 오는 4일(수) 밤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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