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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세탁기 신화' 조성진 물러난다…후임에 권봉석·송대현 거론

기사입력 2019.11.28 10:22
후배 경영인에게 물려주기 위해 스스로 사의 표명
체질 변화 꿰하고 있는 LG전자
전자 외 주요 계열사 '신상필벌' 원칙 따라 거취 결정 전망
  •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조선DB
    ▲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조선DB
    LG전자 가전을 글로벌 브랜드로 만드는데 일조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후임에게 물려주기 위해 스스로 사의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되는 후임으로는 권봉석 MC·HE부문 사장과 송대현 HA부문 사장이다.

    조 부회장 외에 권영수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은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28일 LG전자·화학·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60세 이상의 임원은 스스로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성과가 좋다고 장기집권 하는 것은 고용 선순한 차원에서 걸림돌이 된다"고 전했다.

    조 부회장이 용퇴를 고민한 배경에는 AI·빅데이터로의 체질 변화를 꿰하고 있는 LG전자에 후배 경영인들의 혁신적인 역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부회장은 2016년 LG전자 CEO에 올라 4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의류건조기, 스타일러 등 신가전 바람을 일으키며 LG전자 가전을 세계 최고로 성장시켰다.

    1976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 엔지니어로 입사해 부회장까지 올라 '고졸 신화'를 썼으며 '세탁기 장인'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세탁기를 개발해 LG전자 가전을 글로벌 브랜드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후임으로 거론되는 권봉석 사장은 LG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장과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권 사장은 그룹 내 '전략통'으로 통한다.

    권 사장은 최근 듀얼 스크린을 장착한 스마트폰 V50을 출시해 스마트폰 사업 개선의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 또 자동차 전장부품과 인공지능(AI) 등 신성장 사업에서도 핵심 역할이 요구된다.

    송대현 사장은 중국 톈진 생산법인장, 러시아법인장 등을 거쳐 LG전자의 생활가전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중국 톈진의 생산법인장을 거친 뒤 냉장고사업부장으로 일하다가 러시아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겨 러시아에서 LG전자가 생활가전 1위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가전 위주로 수익성을 높이고 인공지능 기능을 추가한 가전제품을 통해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최근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사업에도 진출해 유럽과 미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전자의 후임 사장은 앞으로 적자를 거듭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의 반등과 차세대 TV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라는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권영수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LG그룹의 다른 주요 계열사 사장단은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거취가 정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앞서 구 회장 취임 직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하고, 올해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퇴진하는 등 세대교체가 이뤄져, 현재 사장단은 유임에 무게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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