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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우린 어떻게 살아야할까"…세상 모든 '호구'에게 바치는 '싸패다'

기사입력 2019.11.13 16:55
  •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약자가 강자에게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드라마라서 좋다." 세상 모든 '호구'들에게 바치는 이야기가 아닐까. 사실 호구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 그저 착하게 살아갈 뿐인데, 이러한 마음을 이용당하고, 때로는 뒤통수를 맞는다. 이들을 대신해 '세젤호구' 육동식(윤시윤)이 목소리를 내준다. 다소 독특한 상황에 처한 그지만, 이러한 모습을 통해 분명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이야기다.

    13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에서는 tvN 새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극본 류용재·김환채·최성준, 연출 이종재)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이종재 감독, 류용재 작가를 비롯해 배우 윤시윤, 정인선, 박성훈이 참석했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어쩌다 목격한 살인 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세젤호구' 육동식이 우연히 얻게 된 살인 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종재 감독은 "윤시윤 캐릭터는 진지하지만 혼자 착각에 빠지는 부분은 코미디가 될 것 같고, 박성훈과 정인선은 장르적인 요소와 매치된다. 여러 요소들이 혼재되어 있다"라며 "장르적 요소와 유쾌한 부분이 함께 있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 극 중 윤시윤이 맡은 '육동식'은 마음 약하고 소심해서 남들에게 이용당하기 십상인 '세상 제일 호구'로, 우연히 한 살인마의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얻게 된 연쇄살인마의 일기장을 자신의 것으로 믿고, 싸이코패스라는 착각에 빠져 '포식자'의 시선으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캐릭터가 생동감 있고 디테일이 재미있었다. 대본에 빠졌다"라며 작품을 선택한 계기를 밝힌 윤시윤은 이번 작품을 통해 만년 '을'의 시선에서 '포식자'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웃음과 긴장감은 물론,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윤시윤은 "기존에 싸이코패스 연기를 해오셨던 훌륭한 배우들을 보면서 참고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착각이지만"이라며 "주변에서 바보 같은 모습은 잘 할 것이라고 환영해주셨다. 훌륭한 분들의 연기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윤시윤만의 괴짜같은 싸이코패스가 나올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다만 자칫 '싸이코패스'라는 인격 장애를 갖고 있는 인물을 희화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류용재 작가는 "그러한 부분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라며 "돌아보면 '싸이코패스' 같은 사람들이 일상에 많은데 그런 사람이 선하고 마음 약한 사람을 이용하거나 뒤통수를 치며 성공하는 것을 보면서 극과 극에 놓인 동식이와 인우를 떠올렸다. 이러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시대에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할까 고민해 본 글이다. 작품을 보면 작가들의 진심이 와닿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 정인선은 열정만큼은 충만한 동네 경찰 '심보경'을 연기한다. 대단히 추앙받는 전설적인 형사였던 아버지를 좇아 경찰이 됐지만, 아버지가 무리한 수사 도중 큰 사고를 입고 퇴사하게 되는 모습을 보며 이상보다는 현실을 택하게 된다. 순찰차를 몰던 중 동식을 차로 치는 '아찔한 첫 만남'을 시작으로, 그와 의도치 않게 엮이게 되면서 연쇄살인마를 잡겠다는 야심을 품게된다. 정인선 역시 "글이 정말 재미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바로 읽었다"라며 대본을 작품 선택 이유로 꼽으며 "감독님을 실제로 만났더니 결이 맞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극 중 정인선은 윤시윤과 박성훈 사이에서 '미묘한 삼각관계'에 빠지게 된다. '로맨스가 있냐'는 질문에 이종재 감독은 "크게 내용을 흔드는 로맨스는 아니지만, 장치적으로 살짝 있다"라고 설명했고, 류용재 작가는 "동식과 보경을 멀더와 스컬리같은 동지적인 관계에서 사건을 추적하면서 약간 썸 아닌 썸을 타게 되고, 또 인우가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순경인 심보경'이 자신을 못 찾게 하기 위해 일부러 접근하기도 한다. 그럴 스릴러가 가미된 썸도 있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러한 정인선이 뽑은 작품의 관전 포인트는 윤시윤이 연기하는 '육동식'에 있었다. "또래 중에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 고민 상담을 할 일이 많은데, 그 고민이 드라마에 담겨있어서 굉장히 좋았다"라며 정인선은 "사회 생활을 하면서 원래 내 모습대로 세상에 부딪혔다가 깨지고, 아파보기도 하고, 또 처세를 고민하면서 내 모습이 바뀌게 되고, 그런 것들이 동식이의 모습에 담겨있어 흥미로웠다. 친구들에게도 고민 상담 대신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 그런 부분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 박성훈이 맡은 '서인우'는 철두철미한 성격에 매력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외모, 그리고 유려한 말주변까지 갖춘 인물이지만, 사실은 '포식자'로서의 갈등을 달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순도 100%의 싸이코패스다. 연쇄살인 과정을 적은 다이어리를 잃어버리며 위기에 처한 상황 속 레이더망에 그의 다이어리를 주운 '육동식'이 포착, 모든 것을 알면서도 태연하게 행동하는 듯한 그를 보며 처음으로 간담이 서늘해짐을 느낀다.

    특히 전작 '저스티스'에 이어 연달아 악역에 도전하게 됐다. 박성훈은 "이종재 감독님과 함께 작업한 동료 배우들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 꼭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라며 "연속으로 악역을 하는 것은 부담이었는데도, 그러한 부담감이 금방 지워질 정도로 읽은 대본 중 손에 꼽힐 정도로 재미있었다"라며 연출과 대본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 완성될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 밖에도 호구 '육동식'의 아버지 '육종철'을 연기하는 이한위,  반전 면모의 조폭 '장칠성'을 맡은 허성태, '육동식'에게 갑질하는 상사 '공찬석'을 맡은 최대철, '심보경'의 아버지를 맡은 김명수, '심보경'의 부사수 순경 '허택수'로 분하는 최성원 등 연기파 배우들의 활약이 더해져 극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 전망이다. 특히 윤시윤은 "리허설을 할 때는 대본대로 해놓고 큐가 들어오면 각각 준비한 애드리브를 한다"라며 "드라마만큼 메이킹도 재미있을 것 같다. 대본집이 만약 나온다면 배우들이 얼마나 왜곡해서 연기했는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는 설명을 전했다.

    한편 tvN 새 수목드라마 '싸이코 패스 다이어리'는 '청일전자 미쓰리' 후속으로, 오는 20일(수)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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