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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신의 한 수: 귀수편', 처절한 복수극에 촘촘히 수놓인 바둑X액션

기사입력 2019.11.06 15:52
  • '신의 한 수:귀수편' 리뷰 /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신의 한 수:귀수편' 리뷰 /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바둑 때문에 가족을 잃고, 스승마저 잃은 한 아이의 복수극이 바둑판에서 펼쳐진다. 바둑이 삶의 이유였고, 복수의 도구였던 이 아이는 본명도 없이 '귀수'(鬼手)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전작 '신의 한 수'(2014)에서 '태석'(정우성)이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감옥 건넛방의 그 남자,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던 맹기바둑의 대가 '귀수'(권상우)의 이야기가 '신의 한 수:귀수편'으로 돌아왔다. 작품은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은 귀수가 자신을 사지로 내몬 냉혹한 내기바둑판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 어릴 적부터 바둑에 재능을 보이던 귀수는 누나를 부모처럼 따르며 자란다. 어느 날 기원에서 일손을 돕던 누나가 프로기사 '황덕용'(정인겸)에게 몹쓸 짓을 당한 뒤 목숨을 끊고, 귀수는 누나의 복수를 위해 바둑외길을 걷기로 마음먹는다. 도망치듯 서울로 떠나 기원을 돌며 용돈벌이를 시작한 귀수는 그곳에서 그의 재능을 알아본 '허일도'(김성균)를 만난다. 이후 귀수는 혹독한 훈련 끝에 생각만으로 바둑을 두는 '맹기바둑'의 경지에 오르고, 허일도는 귀수와 함께 내기바둑판을 돌며 돈을 쓸어 모은다.

    잔혹하고도 냉혹한 내기바둑판의 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돈과 악연'이었다. 허일도·귀수 사제의 꼼수에 놀아나 목숨을 끊는 아버지를 지켜본 아들은 두 사람을 향한 복수의 씨앗을 키우며 악연의 시작을 예고했다. 또한, 내기바둑으로 한쪽 손을 잃었던 허일도는 결국 '부산잡초'(허성태)에게 꼼수를 들켜 목숨을 잃는다. 그렇게 다시 혼자가 된 귀수는 누나와 스승의 복수를 위해 '바둑 병기'가 되어간다.
  • 앞서 "'한판의 바둑이 인간의 삶과 같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던 리건 감독의 말처럼 '귀수편'은 포석, 단수, 패착 등 바둑 용어와 함께 귀수의 복수극을 따라간다. 자칫 올드할 수 있는 바둑 소재에 강렬한 액션이 더해진 점에서는 전작과 같지만, 만화적 상상력과 연출이 가미돼 전작보다 더 '눈이 즐거운 영화'가 탄생했다. 여기에 각 캐릭터의 시그니처 일색바둑, 사석바둑 등 다채로운 대국은 무협 영화를 연상케 할 정도로 스릴이 충만했다. 특히, 흠잡을 데 없는 근육질 몸매로 '액션킹의 귀환'을 알린 권상우의 맨몸 액션은 통쾌한 타격감을 선사하며 화장실, 골목, 주물공장을 배경으로 한 굵직한 액션 신을 말 그대로 '찢어버렸다'.

    배우들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바둑계의 빌런'을 탄생시켰다. 성인 '귀수'와 함께 전국 각지에 은거한 바둑 고수들을 찾아 도장깨기에 나선 '똥선생' 역의 김희원은 얄미우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으로 극의 무거운 분위기를 중화했고, 인정머리 없는 '부산잡초' 역의 허성태는 한 입으로 두말 안 하는 사나이의 카리스마를 폭발시켰다. 잔혹한 대국을 펼치는 싸이코패스 같은 인물 '외톨이'를 연기한 우도환은 연기 경력이 진득한 선배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발산, '장성무당' 역의 원현준은 무당에 빙의된 캐릭터 그 자체로 분한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독보적'이라는 말이 제격인 각 캐릭터들의 스토리가 아직도 베일에 싸여있는 만큼 후속편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과연 대중 앞에 공개되는 '신의 한 수: 귀수편'이 스핀오프의 부담감을 떨치고 '신의 한 수' 시리즈를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의 한 수:귀수편' 7일(목)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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