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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먼 이사 "미래 전기차 100% 대체…현대차, 비전 확실해"

기사입력 2019.10.28 16:01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칼 토마스 노이먼 박사 "부품사로서 조력자 역할 수행"
"수소전기차, 현대차그룹 '퍼스트무버'…미래차 시장은 '주문형 모빌리티'로"
"현대모비스, 대규모 양산시스템 구축 장점…글로벌 완성차 고객 확대 필요"
  • 지난 24일 진행된 현대모비스 정기이사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칼 토마스 노이먼 현대모비스 사외이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 지난 24일 진행된 현대모비스 정기이사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칼 토마스 노이먼 현대모비스 사외이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앞으로 자동차시장은) 전기차로 100% 대체될 것으로 확신한다. 미래 어느 시점엔 모든 차량에 모터가 달릴 것. 현대차그룹이 이 분야에서 확실한 비전을 갖고 있어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2025년까지 전동화차량(EV)시장에서 2~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로 친환경차시장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이 분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의 EV 전략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최근 전동화차 부품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자율주행·전동화 부문 전문가 칼 토마스 노이먼 박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폭스바겐 중국법인 최고경영자(CEO)와 오펠 CEO를 역임하고 카누 등 북미 전기차(EV) 스타트업 등에서 최고경영진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노이먼 박사는 현대모비스의 미래차 전략 수립에 기여하고 있다.

    이사회에 참석차 방한한 노이먼 사외이사는 지난 25일 앞으로 시장이 "전기차로 100% 대체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미래 어느 시점엔 모든 차량에 모터가 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이 분야에서 확실한 비전을 갖고 있어 바람직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모비스는 부품사로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략에) 조력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전기차의 어려움은 이익 창출이다. 효율적인 생산체계로 비용을 줄이고 어떻게 판매하고 고객을 위해 어떤 기술을 적용할지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그런 면에서 현대차그룹이 방향을 잘 설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차가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앞지르겠다는 목표에 대해 "(달성 가능성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전동화 선두업체는 폭스바겐이고 다음으로 현대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도 훌륭하지만, 상대적으로 쉬운 럭셔리 전기차를 만든다"며 "폭스바겐과 현대차가 지금 추진하는 것은 전기차 대량생산으로 훨씬 어려운 분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율주행과 관련해 "자율주행에 뛰어든 많은 회사가 있지만, 기술분야는 광범위해서 1개 회사 단독으로 감당할 수 없고, 혼자 해서도 안 된다. 글로벌 표준에 맞춰 함께 개발하는 방향이 중요하다. 앱티브와 합자회사 설립 투자는 미래차 시장에 '롤 모델'과 같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노이먼 이사는 특히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이 시장을 개척한 '퍼스트 무버'라고 평가했다. 이어 "앱티브와 합자회사로 자율주행에서도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리더십도 많은 도움이 됐다"며 "현대모비스에도 (앱티브 합자회사와 관련) 많은 기회가 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지난 24일 진행된 현대모비스 정기이사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칼 토마스 노이먼 현대모비스 사외이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 지난 24일 진행된 현대모비스 정기이사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칼 토마스 노이먼 현대모비스 사외이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정 수석부회장이 최근 현대차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자동차 50%, 개인항공기 30%, 로보틱스 20%로 제시하며 이런 구조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노이먼 이사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정 부회장이 제시한) 숫자보다 '많은 이들의 생각보다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니 준비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미래차 시장은 '주문형 모빌리티'(Mobility on Demand)로 바뀌고 있다. 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전동킥보드로 또는 드론으로 원하는 장소로 빨리 이동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동화차량 핵심 부품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는 "장점은 매우 효율적인 대규모 양산시스템 구축했고, 전 세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것도 인상적"이라며 "최근에는 전동화차량 핵심부품을 비롯해 센서와 같은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자율주행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기 위해선 글로벌 완성차 고객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그는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제시한 주주제안과 관련해 "일부 수긍하는 부분도 있지만, 기술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 등을 고려하면 그들이 제안한 배당확대 등은 급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이들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확보해 급변하는 자동차 환경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주주가치 제고정책의 일환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국적을 불문하고 각 분야에 정통한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이사회를 구성해 다양성을 넓히고 신속한 경영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이사회는 글로벌 사외이사들의 합류로 분위기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해외에 체류 중인 사외이사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한국에 방문해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부득이하게 참석이 어려운 경우 현대모비스의 사내 통신망을 활용해 현지에서 화상으로 참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사외이사들에게 회사 내부의 투명한 정보를 공유하고, 국내외 사업장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현장성을 높이고 있다. 연 2회 이상 현장이사회 개최를 목표로 올해에는 현대모비스의 미래차 테스트베드인 서산주행시험장과 전동화부품 핵심기지인 충주공장을 방문했다. 앞으로는 북미와 유럽 등 현대모비스 글로벌 주요 거점으로 이사회 개최 장소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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