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시즌 떠나 수시 인사 분위기…외부 영입 50세 젊은 대표 등 파격 인사
'오너 리스크' 해소한 롯데…유통, 호텔‧서비스 부문 조기인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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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이마트의 실적부진을 이유로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를 포함한 11명의 임원을 사실상 경질성 인사를 내면서 유통업계 전체에 인사 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사장급 외부 영입 인사와 젊은 인재를 파격적으로 기용한 대목에서 유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내수경기 악화와 미‧중 무역분쟁 영향,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내외적인 불안 요소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통업체들이 '세대교체'를 통해 불황을 극복할 전략을 마련하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의 임원급 인사는 실적 부진의 책임을 경영진에게 바로 묻고 임원급 인사도 굳이 정기인사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신세계 인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신세계는 실적부진으로 12월 정기인사 관행을 깨고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와 부사장, 상무, 상무보 등 11명을 교체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미등기 임원이 40명이던 점을 감안하면 11명 교체는 사실상 전면 교체라고 볼 수 있다.
신세계의 이러한 임원진 교체는 지난 2분기 이마트가 창립 이후 첫 적자를 기록한 것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업계 일부에서는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하는 유통업계에 대응하기 위한 세대교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년 연말 쯤 하던 정기 인사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며 "이마트 뿐만 아니라 더욱 실적이 안좋은 회사의 간부들은 인사를 앞두고 좌불안석이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그룹도 통상 12월~1월 사이에 하던 임원 인사를 앞당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롯데는 유통업 부진에 일본 불매운동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는 데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확정 받으면서 '오너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원 롯데' 완성을 위한 임원진 인사에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롯데는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4명의 비즈니스유닛(BU)장(부회장) 중 화학과 식품 등 두 곳의 BU장을 교체했다. 때문에 올해는 유통과 호텔‧서비스 중 한두 곳이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호텔‧서비스 부문은 그룹의 투명성 강화와 일본 지분 희석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숙제가 있는 만큼 추진력과 기획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경제환경에서 임원 규모를 줄이거나 세대교체를 이루는 등 인적쇄신을 기반으로 한 혁신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디지틀조선TV 임상재 limsaj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