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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한식 상차림에도 ‘애피타이저 코스’가 있었다!

기사입력 2019.10.15 11:15
세계김치연구소, 미스터션샤인 유진 초이의 실존 모델 조지 포크의 기록에서 한식 관련 희귀 정보 발굴
  • 조선시대 한식 상차림에도 애피타이저 코스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김치연구소는 1880년대 최초 조선 주재 미 외교관 조지 포크(George C. Foulk. 1856-1893)의 문서에서 조선시대 말기 한식 상차림에 대한 희귀 정보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구한말 주한 미국 임시 대리공사를 지냈던 조지 포크는 고종의 신임을 받아 조선의 자주적 주권 유지와 근대화 추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측근이었다. 특히 조지 포크는 미 해군 장교 출신으로 서양인으로는 최초로 조선어를 구사하고 조선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인물이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됐던 tvN ‘미스터 션샤인’의 유진 초이(이병헌 분)의 실존 모델로서 그의 생애를 떠오르게 했다.

  • 예비상차림 스케치(조지포크_버클리 밴크로프트 도서관) / 사진=익산군수제공
    ▲ 예비상차림 스케치(조지포크_버클리 밴크로프트 도서관) / 사진=익산군수제공

    세계김치연구소 문화융합연구단 박채린 박사는 조지 포크가 1884년 조선의 3남(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지방을 여행하며 당시 지방 관아 수령들로부터 접대받은 음식의 종류, 상차림 이미지, 식사 상황 등이 자세하게 기록된 문서를 발견‧해석했다.

    특히, 본 문서를 통해 한식 상차림에서도 서양의 코스 요리처럼 예비 상차림(前食), 본 상차림(本食)으로 구별하여 시간차를 두고 음식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예비 상차림에는 과일류, 계란, 떡, 면류 등 전통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안줏거리가 제공됐으며, 본 상차림에는 밥과 국, 김치류, 고기류, 생선류, 전, 탕 등이 제공됐다.

  • 본상차림 스케치(조지포크_버클리 밴크로프트 도서관) / 사진=전라감사제공
    ▲ 본상차림 스케치(조지포크_버클리 밴크로프트 도서관) / 사진=전라감사제공

    이처럼 프랑스의 오르되브르(hors d’oeuvre) 같은 하나의 독립된 전채요리(애피타이저)와 유사한 형태의 상차림 코스가 1800년대 전통 한식 상차림에도 존재했다는 사실은 현재까지의 기록은 물론 현대 한식 상차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인 발견으로 전통 한식문화 계승‧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그동안 한 끼 식사에 먹는 음식은 모두 한꺼번에 차려 제공하는 ‘한상차림’을 우리 고유의 상차림 양식으로 인식하고 교육해왔던 상황에서 전통 한식문화 정립에 큰 반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해석과 활용 방안 등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연회에 참석했던 전라감사 김성근과 관료들(조지포크_위스콘신대 밀워키 도서관)
    ▲ 연회에 참석했던 전라감사 김성근과 관료들(조지포크_위스콘신대 밀워키 도서관)

    한편,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문화융합연구단장은 오는 10월 16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리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2019 한식의 인문학 심포지엄’에서 “조지 포크가 경험한 19세기 조선의 음식문화”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다.

    음식인문학자인 박 연구단장은 ”포크가 여행 중 지방의 수령들에게 대접받은 음식의 종류, 가짓수, 상차림 스케치를 포함하여 당시 주막과 사찰에서 먹었던 음식과 장소의 평면도 등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19세기 초 식생활 문화 관련 희귀 정보들을 다수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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