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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대세 of 대세의 만남"…'블랙머니', '금융알못' 조진웅X'슈퍼 엘리트' 이하늬의 첫 공조(종합)

기사입력 2019.10.10 15:56
  • 영화 '블랙머니'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 영화 '블랙머니'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자산가치 70조 은행이 1조 7천억에 넘어간 역대급 '먹튀' 사건이 일어났다. 금감원과 대형 로펌, 해외 펀드 회사에 검찰까지 연루된 이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가장 뜨거운 심장'의 검사와 '가장 차가운 머리'의 변호사가 만난다.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점에서 영화 '블랙머니'(감독 정지영) 제작보고회가 열려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조진웅, 이하늬가 참석했다.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는 이야기.

    작품은 IMF 이후 외국자본이 한 은행을 헐값에 인수한 후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떠난 실화를 모티브로 했다. 우리 삶에 필수 불가결한 경제를 소재로, 대한민국의 경제 순환 논리 속 어두운 이면을 제시한다.
  • 연출을 맡은 정지영 감독은 "'블랙머니'는 한국 최대 금융 스캔들 이야기"라며 "과거 실제로 있었던 사건인데, 그 내막이 밝혀지지 않았던 것을 작품 속 '양민혁'이 끝까지 파헤치는 스토리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십조 원 규모의 금융 스캔들에 정재계가 연루돼 있는 사건을 다룬 것에 대해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에는 무수한 영화 소재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을 파헤쳐서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토론하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소신을 전했다.
  • 극 중 조진웅은 서울 지검의 '막프로'로 불리는 문제적 검사 '양민혁' 역을 맡았다. 양민혁은 자신이 조사하던 피의자가 자살하는 사건으로 검사 인생의 벼랑 끝에 내몰리고,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던 중, 양민혁은 자살한 피의자가 대한은행 헐값 매각 사건의 중요 증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조진웅은 양민혁 캐릭터를 "수사를 하는 데 있어서 거침이 없다. 검사지만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라면 법을 비껴가고 막 나가는 인물이라 '막프로'라고 불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저는 이런 사건이 있었는 줄도 몰랐다"며 "'금융사건' 하면 다가가기가 힘든데, 이 작품은 양민혁의 시선을 통해 이 거대한 사건을 쉽고 통쾌하게, 또 진실하게 담아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며 "내 연기 화법을 통해 이 이야기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이하늬는 국내 최대 로펌의 국제 통상 전문 변호사이자 대한은행의 법률 대리인 '김나리'로 분한다. 태어날 때부터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김나리는 냉철한 판단력과 이성을 가진 인물. 자신만의 확고한 소신을 가진 그는 대한은행 매각 사건을 파헤치는 양민혁 검사를 만나게 되고, 대한은행의 어두운 면에 의심을 품게 된 후 그와 공조한다.

    이하늬는 2019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 상반기 영화 '극한직업'으로 천만 배우로 거듭났고, 드라마 '열혈사제'는 시청률 20%를 돌파하는 등 특급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전작에서 코믹하면서도 터프한 형사, 검사 캐릭터를 연기해온 이하늬는 웃음기 없는 슈퍼 엘리트 변호사 '김나리' 그 자체로 분한 모습이었다. 그는 "김나리는 뉴욕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한국의 최대 로펌에서 일하고 있는 통상 전문 변호사이기 때문에 '본 투 비 엘리트'를 연기해야 했다"며 "똑똑한 사람의 말투나 어투, 또 지적인 느낌이 들 수 있게 하는 게 어려웠다"라고 연기적 주안점을 설명했다.

    이어 이하늬는 "대한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통해 '막프로'를 만나면서, 어리둥절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검사를 무서워하지 않는 변호사"라며 "가장 차가운 변호사가 가장 뜨거운 검사를 만나게 된다. 냉온 차가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대세 배우' 조진웅과 이하늬는 정지영 감독에 대한 신뢰로 똘똘 뭉친 모습을 보였다.

    조진웅은 "정지영 감독님이 저보다고 사고가 캐주얼하셔서 쫓아가기 힘들 때도 있다"며 "감독님께 '돈이 되는 영화를 할 수 있는데 왜 맨날 고발 영화만 하시냐'고 물었더니, 감독님께서 '내가 이런 이야기를 알고 있는데 말하지 않으면 잠이 안 온다'고 답하시더라"라고 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 정 감독님은 '장인 정신'이 있는 것 같다. 영화인으로서 굉장히 존경스럽다"며 "항상 올곧은 모습, 소신 있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저희 후배들도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하늬 역시 "정지영 감독님은 '청년 정지영'"이라며 "제가 살아생전에 정 감독님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라 생각한다. 존경하는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보고 '아, 내가 이제 배우가 됐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며 감격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두 배우의 극찬을 들은 정 감독은 "(두 분이) 오버하는 것 같다"며 겸손해했지만, 영화 인생 37년 차에도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는 그의 열정에 후배 영화인들의 칭찬은 계속됐다.
  • 제작보고회를 마치며 이하늬는 "'블랙머니' 속 사건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야기"라며 "이 영화가 사회적인 고발이나 담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야기라 관객분들의 반응이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정 감독 역시 검찰 개혁 등 현 시국과 맞닿아 있는 작품 속 스토리에 대해 "처음부터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기획한 적은 아니지만, 금융 비리 사건을 추적하려다 보니 검찰 개혁과 맞물리는 여러 화두가 있다는 것을 담게 됐다"며 "일반 대중에게 낯선 경제 문제지만, 극 중 양민혁 검사만 따라간다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처럼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 부조리한 사회의 이야기로 통쾌함을 선사할 '블랙머니'는 오는 11월 1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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