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 남자와 기생, 그리고 조선시대 '요섹남'. 말만 들어도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새로운 '퓨전 사극 로코'를 예고한 '조선로코-녹두전'(극본 임예진·백소연, 연출 김동휘·강수연) 제작발표회가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라마다서울신도림 호텔에서 열렸다.

'조선로코-녹두전'은 미스터리한 과부촌에 여장을 하고 잠입한 '전녹두'(장동윤)와 기생이 되기 싫은 반전 있는 처자 '동동주'(김소현)의 발칙하고 유쾌한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 동명의 인기 웹툰 '녹두전'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과부촌에 숨어든 발칙한 남자와 그런 그를 어머니라 불러야 하는 여자의 반전 로맨스로 색다른 재미를 기대케 한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동휘 감독은 "저희 작품은 임진왜란 직후를 배경으로 과부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 비밀이 있고, 그곳에 비밀을 파헤치러 들어간 '여장남자' 녹두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방에 사는 예비 기생 동주와 녹두의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동주를 좋아하는 율무와 드라마의 중심을 잡아주는 광해의 이야기가 더해져 가볍고 무거운 분위기를 넘나들며 진행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원작 웹툰을 보고 드라마화를 추진했다"는 김동휘 감독은 "16부작을 채우기에는 원작의 분량이 좀 적어서 드라마판 만의 설정을 추가했다"며 "드라마판 오리지널 캐릭터 10여 명을 추가해서 16부작 이야기를 꽉 차게 준비했다. 드라마는 웹툰의 확장판으로 보시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동윤은 '여장남자'라는 파격적인 캐릭터로 첫 사극에 도전한다. 그가 연기하는 '전녹두'는 출중한 외모에 비상한 머리, 체력 빠지는 게 없는 상남자. 우연히 철저한 금남의 구역인 과부촌에 들어가게 된 그는 과부로 위장한다.

장동윤은 "'전녹두'는 자신에게 얽힌 비밀스러운 일을 파헤치기 위해 불가피하게 과부촌에 들어가는 인물"이라며 "이를 위해 여장하는 캐릭터다. 녹두는 무예가 뛰어난 인물이라 승마나 액션을 많이 준비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뿐만 아니라 "여장을 했을 때는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들이 나오는데 그 점을 기대해 달라"며 여장 캐릭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사극에 도전하는 장동윤은 "녹두가 발칙하고 재밌는 부분이 많아서 톤을 너무 무겁게 잡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너무 현대적인 말투를 피하되, 짙은 사극 톤이 되지 않도록 잘 조절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김소현은 세상 까칠하지만 사랑스러운 만년 예비 기생 '동동주' 역을 맡았다. 과부촌 옆 기방에 살고 있는 그의 앞에 수상쩍은 과부 '전녹두'가 등장하면서 앙숙 케미로 낯선 로맨스를 시작한다.

김소현은 "제가 맡은 '동동주'는 나이가 어리지 않음에도 만년 예비 기생이다. 춤도 잘 못 추고 노래도 잘 못 하는데 유일하게 손재주가 뛰어난 인물"이라며 "목표만 향해 달려가던 동동주가 녹두를 만나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변화를 맞이하며 달라져 갈 예정"이라고 설명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성격적으로는 동주와 닮았다"고 말한 김소현은 "동주는 할 말 다 하고 세심하지 못한 면도 있고, 불같은 성격도 가졌는데, 그런 점이 저와 비슷하다"며 "외적으로는 동주와 비슷해지기 위해 단발로 자르고 사내다운 행동을 연습했다"고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언급했다.

강태오는 조선의 꽃미남이자 요섹남 '차율무'로 분해 여심 저격에 나선다. 기생들의 '원픽'인 그는 정작 예비 기생 동동주에게만 올인하는 순정남이다. 강태오는 '차율무'에 대해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는, 요섹남이다"라며 "과거부터 동주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못하지만 감정적이기보다는 이성적인 면이 강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드라마에서는 사극이 처음이라며 설레는 마음을 전한 강태오는 "율무가 동주나 녹두에 비해 진중한 톤을 가져서 사극을 준비하며 톤과 감정 라인을 많이 연습했다"며 "사극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승마도 배우고, 평소 좋아하는 요리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준호는 백성에 대한 사랑을 가진 조선의 임금 '광해'를 연기한다. 광해는 그토록 원하면 용상을 차지한 뒤 깊은 불면증과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인물. "기존과 다른 색다른 광해"를 강조한 그는 "광해는 조선 왕 중 저평가된 분인 것 같다"며 "'녹두전'에서는 현실에선 연약하기도 하고 젊은 친구들과 소통하는 상당히 유연한 면모가 있는 왕으로 그려진다. 청춘들과의 만남에서 광해만의 매력을 찾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정준호는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전하기도. 그는 "장동윤 씨는 리딩 때 실물을 보고 '여장하면 잘 어울리겠다' 생각했는데, 실제로 여장한 걸 보니 정말 잘 어울리더라. 전생에 여자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놀랐다"며 "때로는 터프가이로, 때로는 여성스러운 섬세한 연기를 적재적소에 잘해주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소현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붙는 신이 별로 없었지만, 옆에서 보니 김소현과 장동윤의 케미가 좋다"며 "김소현은 다른 여배우들은 없는 특유의 매력이 있어서 극 중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다"고 시청자의 시각으로 김소현의 연기에 기대감을 전했다.

또한, "강태오는 무덤덤한데 마초 같은 매력이 있다"고 설명한 정준호는 "후배 배우들이 현장에서 특별히 조언을 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다 잘한다. 이 친구들과 있을 때는 광해의 발랄함과 코믹함을 보여주면서 후배들 연기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김동휘 감독은 "정통 사극과 퓨전 사극 사이의 톤을 잡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며 "붕 뜬 퓨전 사극처럼 보이기 싫어서 사극의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고, 발랄한 퓨전 사이에서 균형 감각을 이뤄가는 걸 보는 재미를 더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처럼 본 적 없는 케미스트리로 로맨스 텐션을 끌어올릴 '조선로코-녹두전'은 오늘(30일) 밤 10시 KBS 2TV에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