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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고사의 주요 원인인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을 조기에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되었을 때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소나무 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되면 총 7만여 개의 소나무 유전자 가운데 595개 유전자의 발현패턴에 변화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그 가운데 핵심이 되는 3개의 유전자를 ‘소나무재선충병 반응 특이 유전자’로 최종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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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산림면적의 25%를 차지하는 소나무는 재난 수준의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를 받고 있지만, 기존의 판정법으로는 소나무재선충병의 조기 진단이 어려웠다. 기존 방법은 보통 감염된 지 3~6개월이 지난 후 나타나는 갈변, 마름 증상 등의 외형적 징후가 나타나면, 시료를 채취해 소나무재선충의 유무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으로 감염 의심목의 조기 진단보다는 고사 또는 고사가 진행 중인 개체의 재선충병 감염 확진 판정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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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롭게 발굴한 소나무 ‘소나무재선충병 특이 유전자’를 이용하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감염된 나무를 미리 제거할 수 있어 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또한 발생 위험이 높은 곳이나 주요 산림 보전 지역을 대상으로 조기에 의심되는 나무를 검사하고 제거하는 방법으로 예방이 가능해진다.
해당 유전자는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해 저항성을 보이는 개체를 선발할 수 있는 표지로도 활용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저항성이 있는 개체를 육성하는데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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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Nature(네이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사이언티픽 리포츠)’ 8월호에 게재되었으며, 국내 특허가 출원 중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팀은 현장에서 1시간 이내에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진단키트 시제품을 개발하여 임상실험 중이다. 해당 진단키트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