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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확행'이라든가, 여러 유행하는 말들을 살펴보면 우리, 가족들에 대한 것 보다는 '나'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저희 드라마에도 멜로도, 갈등도, 사건도 있지만, 기존 드라마와 달리 '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나를 향한 관심과 애정을 강조한다."
25일 서울 구로구 라마다호텔에서는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극본 배유미, 연출 한준서)(이하 '사풀인풀')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한준서 감독을 비롯해 배우 설인아, 김재영, 조윤희, 윤박, 오민석, 김미숙, 박영규, 나영희가 참석했다.
'사풀인풀'은 뭔가 되기 위해 애썼으나 되지 못한 보통사람들의 인생재활극으로, 울퉁불퉁 보잘것없는 내 인생을 다시 사랑하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소확행' 드라마. 한준서 감독은 "과거 주말극과 맥을 달리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예쁘게, 잘 사랑하는 이야기가 아닌, 잘 헤어지는 이야기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기존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든 것을 화해하고, 치유하는 그런 식의 행복과는 다른 행복을 이야기하고 싶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
이처럼 '사풀인풀'은 내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뭔가'로는 못 살아도 '나'로는 살 수 있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5포족 공시생, 비혼주의자, 유튜버를 꿈꾸는 10대 소년 등 '현실을 100% 반영'한 캐릭터 설정이 많은 청춘에게 위로와 공감을 안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러한 설정은 기존 주말 드라마 시청층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한준서 감독은 이에 대해 "사실 그건 설정의 문제이고, 이들이 겪을 문제는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시청 세대를 떠나, 그런 문제들이 사회에 만연해 있다. 청춘이 항상 즐겁고 예쁘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런 것들만 드라마에서 그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인아 씨가 맡은 역할을 보면서 초반에 굉장히 놀랄 수도 있다. 학창 시절 어려운 과정과 큰 상처를 겪고, 그렇게 어른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5포 이상의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는 인물이 성장해가는 이야기다"라며 "성장의 끝이 해피엔딩인 것이 가장 아름답겠지만, 그 해피엔딩이 꼭 성공을 하고, 결혼을 하고, 어떤 성과를 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호흡도 빠르고, 충분히 재미있게 보시면서 따라오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
극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자, 설인아가 맡은 '김청아'는 경찰 공무원을 꿈꾸는 5포족 공시생이자, 초긍정 아이콘이다. 똑 부러지는 듯 보이지만, 알고 보면 허당 미인이다. 의리 빼면 시체고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진심인 그녀의 인생에 자꾸만 '구준휘'(김재영)라는 악연이 들어온다.
캐릭터 연구를 어떻게 했는지 묻자 설인아는 "친오빠가 취준생이다. 엄마가 타박하는 모습도 봤고, 저도 구박을 했는데,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청아로서 어떤 말을 듣고 싶을까 생각했는데 별말이 아니었다. '잘할 수 있어',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 마' 같은 한 마디였는데, 그런 말로 직접 응원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렵다고 생각한 것이 청아는 제가 단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아이다. 처음에 그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대본을 보고 호흡을 맞추고, 캐릭터를 형성하게 되면서 울컥하면서 캐릭터에 공감이 됐는데, 소름이 끼쳤다. '청아를 잘 이해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으로 캐릭터에 임하고 있다. 많이 어려운 캐릭터이기 때문에 신경을 쏟고 있다"라고 설명해 궁금증을 자극했다. -
물론, 이러한 청춘의 이야기만 담기는 것은 아니다. 극 중 김미숙은 설인아가 맡은 '청아'를 비롯한 '설아'(조윤희), '연아'(권은빈) 등 세 자매의 엄마이자, 무능력하고 철없는 남편인 '김영웅'(박영규)의 아내인 '선우영애'를 연기한다. 자신의 이름 대신 '엄마', '아내', '가장'으로만 살아가던 어느 날, 가족들을 불러 모아 '가장 졸업'을 선언한다.
특히 김미숙은 "박영규 선배님과 첫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기대했던 캐릭터를 정말 잘해주신다. 현장에서는 웃지만, 드라마에서는 정말 불편하고 짐 같은 남편"이라며 "32살에 농구선수를 은퇴하고, 38년째 백수로 있는 남편을 모시고 살면서 눈물겨운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걸 정말 잘해주고 있다"라고 말해 연기 호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김미숙은 '사풀인풀' 시청률로 45%를 예상한다며 "우리 드라마는 첫 회부터 놓치면 안 된다. 배유미 작가가 스피드 있게 써서 한 회라도 놓치면 손해보는 기분이 들 것"이라고 본방 사수를 독려했다.
이들 외에도 나영희, 박해미, 정원중 등 믿고 보는 탄탄한 중년 배우들과 조윤희, 윤박, 오민석, 권은빈, 조우리, 류의현 등 청춘 배우들의 만남이 성사된 만큼, 안정적인 이야기와 신선하고 상큼한 로맨스가 어우러진 전개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더한다. 설인아는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무겁지 않게 풀어가는 사람 냄새나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라고 자신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은 오는 28일(토) 저녁 7시 55분 첫 방송된다.
- 연예 칼럼니스트 하나영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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