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멜로가 체질'과 함께 성장"…이병헌 감독표 말맛, 아직 끝나지 않았다(종합)

기사입력 2019.09.06 17:46
  • '공감형 드라마'를 표방하며 담백한 연출과 배우들의 신선한 조합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멜로가 체질' 기자간담회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렸다.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극본 이병헌·김영영, 연출 이병헌·김혜영)은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이병헌 감독표 수다블록버스터로, 현실 웃음을 유발하는 대사뿐 아니라 청춘 감성, 성장 이야기로 2030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 '멜로가 체질' 기자간담회 / 사진: JTBC 제공
    ▲ '멜로가 체질' 기자간담회 / 사진: JTBC 제공
    극의 반환점을 돈 '멜로가 체질'은 최근 촬영과 쫑파티까지 마쳤다. 이날 배우들은 촬영이 끝난 후 한결 가벼운 모습으로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촬영 종료 소감을 묻자 천우희는 "촬영 기간이 이 그렇게 길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편하게 촬영했다"며 "방영 중에 촬영이 끝나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에서 편안하게 본방사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작품으로 드라마에 도전한 이병헌 감독도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그는 "며칠 전에 촬영이 끝났는데, 개인적으로 신선한 엔딩이었다. 우리 배우들, 스탭들과 분위기가 너무 좋고 즐거웠기 때문에 엔딩 자체가 신선하고 행복했던 것 같다"며 "시청률이 이런데 행복해 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내가 써놓고도 대사량이 어마어마했다 그런데 배우들이 대사를 끊지 않고 감정, 호흡 다 이어서 하시더라. 그 경이로운 순간을 5개월 내내 경험했다. 무시무시하게 행복했다"고 밝혔다.

  • 이병헌 감독 / 사진: 삼화네트웍스 제공
    ▲ 이병헌 감독 / 사진: 삼화네트웍스 제공
    '멜로가 체질'은 첫 회부터 2막을 앞둔 8회까지 1%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흥행이 되지는 않았더라도, 2030 시청자층에서는 '인생작', '띵작'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타겟층이 좀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해를 하는 분들은 굉장히 깊게 공감하시는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드라마 준비한 지가 수년째고, 대본 작업한 지는 2년이 넘었다. 이 캐릭터들을 만들어가면서 재미를 느낀 점은 '이들에게는 서로를 보듬어주고 위로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었다"고 작품에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친구들이 한집살이를 하면서, 그 집에서 벗어나 사회생활을 할 때는 힘이 되어주기도 하는 관계가 판타지적이면서 드라마적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또 어찌 보면 공감대가 커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공을 많이 들였다. 십 년 치 메모를 다 털었다"고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저조한 시청률에 대해 "지금까지의 결과물이나 점수가 저에게는 다 공부다"라며 "'사람들이 왜 (드라마를) 덜 볼까', '어떤 점을 좋아할까' 고민하는 게 공부가 된다. 제가 하고 싶은 것과 대중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간극을 어떻게 좁힐지는 아직 혼란스럽다"고 털어놨다.
  • 천우희는 '멜로가 체질'을 통해 로코에 도전했다. 그는 '말맛 코미디'로 흥행 감독에 오른 이병헌 감독의 작품에 참여하며 '많은 대사량'에 혀를 내둘렀다. 천우희는 "대사량이 정말 어마어마했다.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들은 주로 내면 연기였는데, 이번에는 그 모든 것들을 다 말로 풀어내다 보니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임진주 캐릭터는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인만큼 실제 연기뿐 아니라 내레이션도 상당한 분량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서는 "연기 대사도 많은데 내레이션도 꽤 많아서 사실 부담이 있었다"며 "많은 대사들을 어떻게 정확하게 전할지, 드라마에 특성상 경쾌하고 느리지 않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대사들이나 내레이션 자체가 조그만 부분까지 공감이 됐기에 부담 없이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다수의 작품에서 짙은 눈빛과 내면 연기로 호평받은 천우희는 연기 변신에 대한 평가와 임진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언급했다. 천우희는 "항상 저는 어렵고, 힘들고, 강하고, 이런 캐릭터들을 맡이 맡아서 그게 임무처럼 주어질 때가 많았다"며 "스스로도 그와 반대되는 성향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고, 잘할 수 있다는 나름의 자신감이 있었는데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미디에 대한 열망과 갈증이 많았지만, 작품을 통해 대중과 관계자분들께  보여드리니 '어떻게 받아들이실까'하는 생각에 긴장도 되고 반응이 궁금하기도 했다"며 "'임진주' 캐릭터가 일반적이지 않은, 정말 '돌아이'로 나오는데, 막상 연기를 하다 보니 그런 고민들이 더 없어졌다. 지금은 캐릭터를 재미나게 표현해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뿐이다"라고 그의 성장을 짐작게 했다.
  • 극 중 전여빈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이 있는 캐릭터 '이은정' 역을 맡았다. 극 전반의 유쾌한 톤과 다르게 홀로 어두운 연기를 선보여 작품과의 괴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전여빈은 "은정이를 처음 만났을 때도 저는 이상하게 은정이와 작품의 연기 톤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의심 자체가 없었고, '은정이라는 사람이 자칫 이상해 보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아예 없었다"며 "촬영 도중에 다른 스태프를 통해서 '은정이 톤이 너무 딥하지 않냐'는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하지만 은정이가 가진 그 연기 톤 자체가 저에겐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멜로가 체질'을 통해 주연 배우로 거듭난 한지은은 "항상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과를 받게 되더라"며 "한주를 연기하면서 느낀 건, 15회 대본을 읽으면서도 16회에서 이 애가 어떻게 될지 예측을 못 하겠더라. 정말 블록버스터 그 자체"라고 말했다.  이어 깜찍하면서도 순정적인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은 그는 '신예의 발굴'이라는 평가에 대해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며 "배우로서 가장 행복했던 칭찬은 연기 칭찬이었다. 그 타이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 "작품의 여운이 시청자분들께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던 안재홍과 자타칭 '이병헌의 페르소나' 공명은 이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안재홍은 "이병헌 감독님이 워낙 대본에서부터 캐릭터 묘사나 상황 설정을 잘 해주셔서 저는 최대한 담백하게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고, 공명은 "이병헌 감독님은 항상 촬영장에서 재미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을 저에게 주신다. 영화와 드라마 현장이 다르기도 하지만, 감독님은 대본을 쓰시느라 거의 현장에서 뵐 수 없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몇 번째 고백하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정말 감독님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병헌 감독은 극의 반환점을 돈 '멜로가 체질'에 대해 "멜로에 눈물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야구로 따지면 선발투수는 진주와 범수, 중간은 한주, 마무리 타자가 은주라고 생각한다"며 "편집하면서 저도 많이 울었다"고 2막 관전 포인트에 설명을 더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 번도 안 본 분은 있어도, 한 번만 본 분은 없다"는 한지은의 말처럼, 평범하고도 비범한 다섯 남녀의 연애담이 담긴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은 오늘(6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