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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에도 곶자왈 숲은 왜 시원할까?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와 제주대학교 박수국 교수 연구팀은 7월 말에서 8월 초까지 3일간(57시간) 제주도 한경곶자왈 일대 숲과 인근 개발지역에서 곶자왈 숲의 인간 열 쾌적성(human thermal comfort)을 평가했다. 그 결과, 여름철 나무로 빽빽한 곶자왈 숲이 상업지역이나 거주지역보다 PET 값이 12도 낮아져 더 쾌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PET(Physiological Equivalent Temperature, ℃)는 인간 열 쾌적성을 평가하는 지수로 이동식 복합미기상측정기구를 이용해 기온, 상대습도, 풍속, 평균 복사온도를 분 단위로 측정한 후 이들 값을 종합하여 산출하며, 9단계로 구분해 열 쾌적성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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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 낮 곶자왈 숲 안의 PET 값은 30.2도로 인근 거주지역의 42.3도보다 12.1도 차이를 나타냈다. 또한 곶자왈 숲 안, 숲 가장자리, 곶자왈 내 초지, 상업지역, 거주지역 순으로 PET 값이 낮게 나타나 곶자왈 숲 안이 가장 쾌적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처럼 곶자왈 숲 안은 기온과 평균 복사온도가 낮아 열 쾌적성을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즉, 곶자왈 숲을 꾸준히 잘 관리해 나간다면 기상이변으로 폭염일 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한여름에도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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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고상현 소장은 “이번 연구는 사람이 느끼는 인간 열 쾌적성을 분석하여 곶자왈 지역의 열 저감 효과를 수치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한경곶자왈 이외의 곶자왈 지역의 열 저감 효과를 추가로 진행하여 비교 분석할 예정이며, 이러한 결과는 제주도 곶자왈에 대한 관리 방안 마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