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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인구, 만성질환, 복합질환 등의 증가로 여러 개의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노인이 늘어나는 가운데, 5개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노인의 사망위험이 25%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이용한 다제약물(Polypharmacy) 복용자의 약물 처방현황과 기저질환 및 예후에 관한 연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5개 이상의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은 노인의 현황을 파악하고, 다제약물 처방이 입원 및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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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65세 이상(2012년 기준) 중 2012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 약물 처방이 270일 이상이며 입원이 없는 3,008천명을 분석한 결과, 대상자 중 5개 이상의 다제약물을 처방받은 사람(이하 다제약물군)은 46.6%였으며, 다제약물군이 4개 이하의 약물을 처방받은 군(이하 대조군)보다 부적절 처방률도 33.2%p 더 높았다.
대상자를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추적한 결과에서 다제약물군은 대조군보다 입원 및 사망 위험이 각각 18%, 25% 더 높았다. 또한, 다제약물군 중에서도 처방 약물 개수가 증가할수록 입원, 사망 위험이 커졌다. 11개 이상 복용군은 2개 이하 복용군보다 입원 및 사망위험이 각각 45%, 54%까지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노인환자에게 빈번한 다제약물 복용이 부적절한 약물사용 빈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입원 및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올바른 약물이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당뇨병 등 1개 이상의 질환이 있고 10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2018년 기준 95만 명을 넘으며, 지금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건보공단은 이러한 다제약물 복용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올바른 약물이용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만성질환 범위와 서비스 대상자를 13개 질환, 3,000명으로 대폭 넓히고, 대상자의 사회·경제·임상적 특성을 고려해 우선순위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