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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테이너'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배우에 도전했던 아나운서들이 연극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겸 배우 김성경이 첫 연극 무대에 섰으며, 올해에는 오정연과 손정은 아나운서가 연극에 도전한 것. 이에 연극배우로 새 도전을 알린 아나운서에 누가 있는지 조명해본다.
◆오정연, '옥상 위 달빛이 머무는 자리' 초연 성료 -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오정연이 연극 데뷔에 나섰다. 19일(오늘) 오정연이 자신의 SNS에 "연극 '옥상 위 달빛이 머무는 자리' 저의 첫 공연 무사히 끝났습니다. 매진인 건 안 비밀"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여러 장과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연극 데뷔 무대를 앞두고 어젯밤 잠을 못 이뤘다"며 "관객들을 코앞에 두고 온전히 극 중 상황과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을까. 지인인 관객과 눈이 마주치면 당황해서 대사를 잊어버리지는 않을까 별의별 걱정이 들었지만,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 덕분에 자신감을 잃지 않고 무대에 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공개된 영상에는 연극 동료들이 준비한 서프라이즈 파티 현장이 담겨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에 오정연은 "연극배우 데뷔 기념 깜짝 서프라이즈 파티를 열어주신 김예기 연출님과 같이 축하해주신 동료 배우들, 평생 잊지 못할 순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오정연은 극 중 '아내' 역을 맡아 김승현과 부부 케미를 맞춘다. 두 사람은 목숨을 끊기 위해 옥상 난간에 오르지만, 막상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치자 안전한 곳으로 숨는 모습 등 '죽고픈 사람들의 살고픈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오정연이 출연하는 연극 '옥상 위 달빛이 머무는 자리'는 오는 9월 1일까지 대학로 공간 아울에서 공연된다.
◆드라마 '더 뱅커'→연극 '미저리'서 배우로 거듭난 손정은 아나운서 -
MBC 아나운서 손정은은 지난달 막을 올린 연극 '미저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난 16일 연극 '미저리' 프레스콜에 참석한 손정은은 "열심히 연습했다"며 "무대에 설 때만큼은 아나운서 손정은이 아니라 배우 손정은으로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가 출연하는 연극 '미저리'는 현대 사회의 병리 현상 가운데 하나인 '스토킹'을 주제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은 서스펜스 스릴러물이다.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미저리'는 브로드웨이서도 최고의 스릴러 연극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김상중, 안재욱, 길해연, 김성령 등 최정상급 배우들이 출연해 연기 시너지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종영한 MBC 드라마 '더 뱅커'에서 연기에 도전한 손정은은 극 중 소설 '미저리' 시리즈로 성공한 베스트셀러 작가 폴 셸던의 행방을 찾는 실버크릭의 보안관 '버스터'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미저리'는 오는 9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쥐덫'으로 도전 의식 불태운 김성경 -
그간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연기 경력을 쌓은 아나운서 출신 김성경은 지난해 첫 연극에 도전했다. 그가 출연한 연극 '쥐덫'은 폭설로 외부와 차단된 산장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을 그린 연극으로, '추리소설의 여왕'인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을 원작으로 했다. 특히, '쥐덫'은 66년간 세계 최장의 공연 기록을 세우고 있는 연극으로, 전 세계의 많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
사건이 일어나는 몽크스웰 게스트하우스의 투숙객 '보일' 역을 맡은 김성경은 "미미한 연기 경험에도 불구하고 연극 '쥐덫'에 도전하는 것은 인생의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는 중년의 도전 의식 때문"이라며 "연극 '쥐덫'을 제안해주신 탤런트 극단과 배우들의 열정이 더해져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었다. 내 인생의 잘한 선택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일이 될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다"라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김경란, 연극 '시유어겐'→'사랑해 엄마'…연기 활동 본격화 -
지난 2015년 '시유어겐'으로 첫 연극 무대에 선 김경란은 최근 연극 '사랑해 엄마'와 '1950 결혼기념일'을 통해 관객과 만났다.
올 4월 개막한 '사랑해 엄마'는 남편 없이 홀로 생 선장사를 하며 아들 철동을 키워온 엄마가 어느 날 암 선고를 받게 되는 이야기로, 억척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엄마의 애환을 담은 작품이다. 극 중 김경란은 철동의 곁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친구이자 연인 '선영'으로 분해 당찬 신세대 여성을 연기했다. 연극은 모녀 관객층과 중장년층의 인기에 힘입어 오는 9월 15일까지 앵콜 연장 공연을 진행한다.
또한, 김영란은 지난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공연된 연극에 출연하며 뜻깊은 행보에 함께했다. '1950 결혼기념일'은 1950년 6월 25일 서울에 사는 기관사 근태와 여자친구 영랑의 행복한 결혼식이 진행되는 날, 축포가 아닌 포성이 울리면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한반도의 현대사를 다룬 작품이다. 김영란은 결혼식 날 남편과 헤어지게 된 '영랑' 역을 맡았다. 영랑은 군대에 징집된 남편을 대신해 시어머니를 모시고 피난길에 오르는 인물로, 전쟁 중 가족이 해체된 고통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 연예 칼럼니스트 이우정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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