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쿠팡플렉스 새벽배송에 '공동현관 비밀번호' 공개해도 안전할까?

기사입력 2019.07.19 10:47
  • 사진출처=픽사베이
    ▲ 사진출처=픽사베이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신선식품 배달이라고 하면 정기적으로 배달 받는 우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날 밤 11시까지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면 아침 7시 전에 신선식품을 받아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맞벌이와 1인 가구 증가로 소비패턴이 변화하면서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새벽배송이 본격화 된건 지난 2015년 마켓컬리가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내걸고 온라인 마케팅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면서부터다. 마켓컬리 새벽배송이 인기를 끌자 쿠팡, 헬로네이쳐, 오아시스 등 경쟁 업체도 너나없이 새벽배송에 뛰어들고 있다. 새벽배송을 원하는 많은 소비자로 인해 수요가 급격히 늘어 2015년에 100억 원대 수준이었던 새벽배송시장은 지난해 4천억 원대까지 급성장하게 됐다.

    쿠팡은 2014년 아마존을 벤치마킹해 주문하면 24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또한, 지난해 8월부터 일반인이 자기 차량을 이용해 배송하는 쿠팡플렉스, 음식배달 쿠팡이츠, 신선식품을 자정 전에 주문하면 새벽 7시까지 배달하는 로켓프레시도 시작했다.

  • 쿠팡에서 새벽배송을 위해 신선제품을 주문할 때 뜨는 배송 요청사항 페이지
    ▲ 쿠팡에서 새벽배송을 위해 신선제품을 주문할 때 뜨는 배송 요청사항 페이지

    신선제품 새벽배송을 원하는 제품을 주문하게 되면 주문할 때 배송 요청사항 팝업 페이지가 뜨고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쿠팡에서도 진행하고 있는데, 기재하지 않고 남겨둬도 되는 부분이지만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주문자가 써놓지 않으면 배송자가 제품을 새벽배송할 때 공동현관에 출입하지 못하게 된다. 

  • 마켓컬리 주문서
    ▲ 마켓컬리 주문서

    제품 주문시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기재해야 하는 사이트는 쿠팡 뿐이 아니다. 마켓컬리도 주문서에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써야 하는 부분이 있고, 다른 새벽배송을 하는 업체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런 민감한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는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는 서비스가 있다. 

  • 쿠팡에서 진행하는 쿠팡플렉스는 일반인들이 직접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택배를 배송할 수 있고, 근무 외 시간을 활용해 부수입을 얻을 수 있어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최근 쿠팡플렉스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신분 확인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반인들로 구성된 쿠팡플렉스의 지역별 단체채팅방에 아파트나 빌라 등의 공동현관 출입 비밀번호가 버젓이 공유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쿠팡플렉스에 활동하려면 이름, 전화번호, 주민번호 등 기본적인 신상정보를 웹페이지에 입력하고 신청하면 된다. 쿠팡플렉스 가입 시 대면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도용된 개인정보로 가입 해 쿠팡플렉서로 활동할 수 있다. 

    또한, 쿠팡플렉스에 신청하면 문자로 쿠팡플렉스 어플주소와 단톡방 주소를 얻을 수 있다. 정보공유를 위해 활용되는 단톡방이지만 내가 사는 아파트의 공동 현관 출입 비밀번호가 일반인들로 구성된 단톡방에 공유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특히 쿠팡플렉서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주간보다 야간에 활동해야 수입을 더 올릴 수 있어 야간에 많은 배송을 하고 있다. 신원이 확인된 배송자가 택배 배송을 위해 고객이 직접 알려준 공동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배송을 완료하는 경우라면 괜찮겠지만 문제는 이를 악용해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로 쿠팡플렉스에 가입한 후 이를 범죄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어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확인결과 쿠팡은 오픈채팅방을 운영하지 않고 그룹채팅방 대신 캠프별로 ‘플러스친구’를 만들어 쿠팡플렉스 관리자와 1:1 채팅만 할 수 있도록 변경하였다.

  • 최근에는 음식 배달원이나 택배기사 등에게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아무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공동현관 비밀번호는 개인정보라고 크게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공동주택의 보안이 허술해지면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커지는건 당연한 사실이다.

    새벽배송은 분명히 편리하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배송 서비스는 편리함에 따른 장점뿐 아니라 이면에 위험이 공존하고 있음을 소비자들은 인지하고 주의해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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