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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 없이 전달되는 진실"…'닥터 탐정' 배우들이 확신에 찬 이유? '그것이 알고 싶다'(종합)

기사입력 2019.07.16 18:59
  • '닥터탐정'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 '닥터탐정'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연출자가 부재했음에도 불구, 이날 현장은 '기승전 감독 칭찬'이 이어졌다. 연출자에 대한 배우들의 강한 신뢰를 느낄 수 있었고, 또,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PD가 만들었다는 것이 알려지며, 달라도 뭔가 다른 작품이 될 것을 예고한 '닥터 탐정'이 궁금해진다.

    16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 사옥에서는 SBS 새 수목드라마 '닥터 탐정'(극본 송윤희, 연출 박준우·김재현) 제작발표회가 열려 박진희, 봉태규, 이기우, 박지영, 이영진, 류현경 등 작품을 이끌 주역 배우들이 참석했다. 보통 제작발표회에 연출이 함께하거나, 연출이 부재할 경우 작가가 자리에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 현장은 오직 '배우들'만 참석했다는 것이 신선했다.

    '닥터탐정'은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닥터 탐정들의 활약을 담은 신종 메디컬 수사물. 실제 산업의학전문의 출신인 송윤희 작가와 '그것이 알고싶다'를 연출한 박준우 PD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들은 드라마를 통해 이유, 상대, 파급 효과를 막론하고 산업 재해, 인위적인 환경 재해, 직업병들의 진실에 대해 거침없이 까발릴 것을 예고했다. 

  • 박진희는 극 중 무결점의 '닥터탐정'으로,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도중은'을 연기한다. 사실상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대변하는 존재로, 누구보다 작품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인물이다. 박진희는 "대사 중에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무법으로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싸우겠다'는 것이 있다"라며 "저는 20대에 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고 치열하게 부딪혔는데, 서른이 넘어가면서 이러한 열정이 누굴 위한 것일까 생각을 했다. 그즈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사회적인 문제를 내가 편하자고 외면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이 살아야 할 세상이 나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할 때 이 대본을 만났다. 그래서 감독님께 첫 미팅 당시 꼭 하고 싶다는 이야기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가 맡은 '도중은'은 한때 TL 그룹의 며느리로서 도약을 꿈꾸기도 했지만, 일련의 사건들로 이혼하게 되고, 딸마저 빼앗긴다. 이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로서, 산업재해 현장 언저리를 맴돌며 지내던 중, 미확인 질환 센터(이하 'UDC')에 합류, 은폐된 산업재해, 감춰진 질환들을 발굴하고 원인을 규명한다. 박진희는 "저는 스스로 좀 더 정의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외유내강이 되고 싶어서 이 캐릭터에 더 끌렸던 것 같다"라며 "이 드라마에서는 '일터'의 이야기를 한다. 누구든 일을 하고, 혹은 일을 준비한다. 그런 분들이 보시기에도 공감할 수 있고, 드라마의 실제 사건을 겪은 분들이 봤을 때도 거짓말이라 느끼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남다른 사명감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음을 전했다.

    특히 박진희는 감독을 통해 더욱더 작품에 대한 확신을 얻고 있다며 "'그것이 알고 싶다'를 만드시면서 어떤 진실을 왜곡하지 않는 그런 힘이 있으신 것 같다"라며 "분명히 전달되어야 할 진실, 진심, 진짜 이야기가 힘있게 전달된다"라며 "감독님은 연출에 대한 자신감이 있으신 분이다. 현장을 통해 경험이 많으시다. 우리가 좋은 드라마나 영화는 조명이나 카메라 기법에 상관없이 스토리나 배우들을 믿고 보는 그런 것들이 있는데, 그게 연출의 강력한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은 그런 힘이 있으신 분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믿음이 가고, 선택이 더 굳건하고 단단해지는 것 같다"고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 봉태규는 UDC의 수석연구원 '허민기'로 분한다.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의사로서 천부적 감각의 소유자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메이커로 치장한 '허세 의사'다. 유야무야 살아가는 날라리처럼 보이지만, 15년 전의 아픈 기억을 가슴에 지니고 있어, 불의의 현장을 목격하면 끝까지 파헤치는 저돌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봉태규는 "소재가 신선했고, 허민기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라며 작품에 출연한 계기를 밝혔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리턴' 이후 오랜만의 복귀작이다. 봉태규는 "워낙 악역이기도 했고, 그다음에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이번 작품은 주도적으로 뭔가 할 수 있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캐릭터라 선택하게 됐다"라며 "사실 '리턴' 끝나고 작품을 빨리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 부담을 느꼈는데, 감독님께서 전작이 워낙 강렬하지만, 여기에서 나의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확신하셨다. 대본을 봤을 때는 그 정도인가 생각했는데, 연기하다 보니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 되고 있다. 그런 것들이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작품도) 잘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봉태규 또한, 감독에 대한 강한 확신과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감독님과 처음 이야기를 나눴는데 너무 이상한 사람이었다. 작품 이야기는 안 하고 다른 이야기를 정말 설득력 있게 했다.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한 좋은 이야기는 안 하고, 본인 이야기만 하시는 그런 감독님은 처음이었다"라며 다소 황당했던 에피소드를 전하면서도 "작품 이야기를 할 때 정말 좋았던 것이 실화를 주제로 하는 작업에서는 '뜨거워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차갑게 작품을 바라보고 계셨다. 촬영을 하면서도 느꼈고, 1회 편집본을 봤는데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분명 처음 접하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 여기에 'UDC'의 일원으로 박지영, 이영진 등이 출연한다. 박지영은 UDC의 창시자이자, 센터장 '공일순'을 맡았다. 그는 철저한 직업정신의 소유자로 낮은 자의 편에 서는 정의로움을 지니고 있으며, '도중은'의 멘토이기도 하다. 이영진은 UDC 간호 부문을 총괄하는 '변정호'를 맡았다. 그는 '허민기'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그 어떤 의사보다 열정적으로 환자를 보살피는 터프한 성격의 소유자.

    박지영은 "새롭고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데, 그런 역할이라 흥미로웠다. 감독님과 함께 라면 과정이 즐거운 현장이 될 것 같았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힌 뒤, "정말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계신 분이다. 기본적으로 '스태프가 왕'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계시다. 너무 더울 때 스태프들이 힘들 것 같다면서 두시간 반 정도를 쉬다가 촬영했고, 한더위에는 촬영을 중단한다. 그래서 현장에서 얼굴 찌푸릴 일이 없다. 따뜻한 성정이 고스란히 현장에 녹아나는 것 같다"라는 의미 있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이영진은 "요즘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나 갑질, 인권에 대한 것들이 주요 화두고, 저 개인적으로는 주체적인 여성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잘 맞았다"라며 "지금 해야 할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평소에 가진 신념과 드라마가 이야기하는 결이 비슷하다고 느껴져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라며 "좋은 사람이 좋은 연출자인 것 같다. 어느 배우 하나도 신뢰하지 못하는 그런 환경을 만들지 않는다"라고 인상 깊은 출연 계기를 밝혔다.

  • 이기우는 이들과는 '대척점'에 서게 되는 역할이다. TL 그룹의 후계자 '최태영'을 맡아, 진실을 조작하는 'TL 그룹의 보이지 않는 손'이 된다. 좌중을 압도하는 훤칠한 외양과 뛰어난 능력까지 갖춘 인물로,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한다. '도중은'은 그의 인생에서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자이지만, 어떤 사건들을 겪으며 이혼하게 된다.

    이기우는 "데뷔하고 키 때문인지 키다리아저씨 역할만 많이 했던 것 같다. 최근에 인상이 변한 건지 악역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재미있기도 했고, 연기에 대해 주변에서 깊이 있게 해봐도 될 것 같다는 조언을 해주셔서 고민하고 있던 와중에 관심이 큰 소재에 대한 드라마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또 연출자가 '그것이 알고 싶다' PD님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역할이 악역임에도 참여하고 싶었고, 단순하게 악하기만 한 것이 아니고,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 복합적 인물이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기우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한 PD이기 때문에 너무 사건 위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며 염려하는 분들도 많은 신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범죄 케이스를 많이 보셔서 그런지, 치밀한 디테일을 잘 살리시는 편이다. 저희가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잘 잡아주신다"라며 작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번 작품을 꼭 봐야 하는 이유를 묻는 말에는 "도와주세요"라며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SBS 새 수목드라마 '닥터 탐정'은 오는 17일(수) 밤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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