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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현실적이에요. 청춘들이 연애도 쉽게 하지 못하고, 생업에 치이다 보니까 자유롭지 못한데 영화에 그런 지점들이 녹아있어요. 엄청나게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보고나면 잔잔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1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제작보고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정지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해인, 김고은이 참석했다.
1994년 10월, 라디오 프로그램의 DJ가 바뀌며 '유열의 음악앨범'이 첫 방송을 시작한 그날,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의 이야기도 시작된다.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던 대학생 미수(김고은)와 고등학생 현우(정해인)는 우연히 만남을 갖고, 기적같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김고은과 정해인은 각각 닿을 듯 닿지않는, 다가가도 다가설 수 없는 엇갈리는 인연의 두 남녀 '미수'와 '현우'를 연기한다. -
극 중 미수는 과거의 비밀을 간직한 채, 조심스럽게 다가온 현우에게 마음을 열게 되지만, 안타깝게 인연이 어긋난다. 그리고 1997년, 우연인 듯 운명처럼 다시 만나게 되지만 또 다시 엇갈리고, 2000년대 들어서도 두 사람은 이어질듯 이어지지 않는 기억 속에서 서로를 그리며 아련한 사랑의 연대를 보여준다.
멜로극인 만큼, 무엇보다 극을 이끌어갈 남녀 주인공의 케미가 중요하다. 김고은과 정해인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정지우 감독은 "새로운 멜로를 만들고 싶었는데, 김고은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굉장히 어른같은 기분이 들어서 영화에 나와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해인을 보면서 '저렇게 매력있는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했었는데, 운 좋게 이번 작품에서 만나게 됐다"라며 "두 사람이 모이기만 하면 재미있고 즐거웠다. 케미를 기대해도 좋다"라고 자신했다.
배우들 역시 상대 배우, 그리고 정지우 감독을 보며 망설임 없이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다. 김고은은 "정지우 감독님께서 연출하시고, 정해인 씨가 출연한다는 이야기에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라며 "시나리오가 처음에는 잔잔한 느낌이지만, 그 잔잔함 속에 굉장히 큰 힘이 있다고 느껴졌다"고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정해인 역시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당시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해 영화 속 전개될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
특히 이번 영화는 레트로 감성 멜로를 예고하는 만큼, 라디오를 중요 소재로 채택했다. 극 중 라디오 프로그램이자, 영화의 타이틀이기도 한 '유열의 음악앨범'은 계속해서 엇갈리는 미수와 현우를 잇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이처럼 라디오를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정지우 감독은 "라디오에 대한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 핸드폰이 나오지 않는 멜로를 하고 싶었다"라며 "바로 연락이 되지는 않지만, 그리운 사람이 있는 시간이 의미있다고 느꼈다"라고 답했다.
실제 방영됐던 프로그램을 제목으로 채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영화 속 내용 그대로, 1994년 10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해 2007년 4월 15일까지 전파를 탔다. 정지우 감독은 "우리 영화가 이숙연 작가님의 시나리오에서 출발했는데, 작가님이 '유열의 음악앨범'의 구성작가로 오래 계셨다. 여기에서 영화가 시작하게 됐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유열 선배님께서 첫 방송을 시작했을 당시, 오픈 스튜디오 형식으로 방송국을 찾아가면 라디오 진행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은 보이는 라디오 시대가 되어서, DJ를 모바일이나 PC 등으로 보는 환경이 됐다"라며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현우와 미수, 두 사람이 그렇다. 라디오는 변하지만,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마음만은 여전한 상태"라고 설명을 더했다. -
다만, 영화는 과거의 감성 속에서 마냥 행복했던 순간을 회상하지는 않는다. 이에 김고은과 정해인 모두 '현실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춰 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고은은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연기하고 싶었다"라고 전했으며, 정해인은 여기에 더해 "상황에서 적응하고 변화하는 것에 포인트를 둔 것 같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겪으면서, 현우가 어떤 마음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는지에 대해 마음속에 항상 넣어두고 연기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특히 정해인은 이번 작품의 캐릭터가 '밥누나',' 봄밤'과는 분명 다르다고 강조하며 "이번 캐릭터는 연기했던 캐릭터 중 가장 힘든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그걸 이겨내고 극복하는 것에 있어서 미수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사실 연기를 하면서 어려운 부분이 많았고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캐릭터와는 결이 정말 다르다. 영화를 보면 초반, 중반~후반까지 변화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다. 이러한 변화를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서는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아련했던 사랑'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릴 예정이다. 계속되는 엇갈림 속에서도 라디오 '유열의 음악앨범'과 함께 우연과 필연을 반복하는 두 사람은, 함께 듣던 라디오처럼 서로를 향한 주파수를 맞출 수 있을까. -
가슴 속 오래도록 남을 소중한 기억과 기적과도 같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오는 8월 중 개봉 예정이다.
- 연예 칼럼니스트 하나영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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