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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실사 '인어공주'·'뮬란', 캐스팅부터 논란…'알라딘' 흥행 이을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19.07.11 17:33
  • '인어공주' 에리얼 역에 캐스팅된 할리 베일리 / 사진: 디즈니스튜디오, 할리 베일리 인스타그램
    ▲ '인어공주' 에리얼 역에 캐스팅된 할리 베일리 / 사진: 디즈니스튜디오, 할리 베일리 인스타그램
    '알라딘'으로 실사 영화 흥행력을 입증한 디즈니가 이번엔 '인어공주', '뮬란' 캐스팅으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할리우드리포터 등 다수의 매체가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 '인어공주' 에리얼 역에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디즈니가 젠다야 콜맨에게 '인어공주' 실사 영화의 주연 에리얼 역을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던 바, '스파이더맨'의 연인 MJ를 '인어공주'에서도 볼 수 있을지 디즈니 팬들의 귀추가 주목됐었다. 당시 디즈니는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었으나, 이달 초 할리 베일리 캐스팅 보도가 나가자 공식 SNS를 통해 "할리 베일리가 곧 돌아올 라이브 액션 '인어공주'에 캐스팅됐다"는 공지문을 올렸다. 이에 같은 날 할리 베일리는 인스타그램에 "꿈이 이뤄졌다"는 글과 함께 흑발의 흑인 인어공주 그림을 게재했다.

    캐스팅 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의 에리얼은 붉은 머리를 가진 백인으로 그려졌고, 원작 역시 덴마크 동화인 것을 감안하면 흑인 배우가 주연에 캐스팅된 것은 무리한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인 것. 이에 네티즌들은 '추억을 훼손하지 말아달라', '싱크로율이 너무 안 맞는다'며 SNS를 통해 '#NotMyAriel'을 해시태그하고 있다.

  • '인어공주' 캐스팅 논란에 대한 반박글 / 사진: 프리폼 인스타그램
    ▲ '인어공주' 캐스팅 논란에 대한 반박글 / 사진: 프리폼 인스타그램
    일각에서는 할리 베일리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캐스팅을 반대하는 것은 인종차별적이라고 주장하는 팬들도 있다. 실제로 디즈니와 '인어공주'의 메가폰을 잡은 롭 마샬은 할리 베일리의 피부색보다 그가 에리얼 역을 소화하기위해 가져야할 다양한 면모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 논란에 디즈니는 산하 채널 '프리폼' SNS를 통해 비난을 정면 반박했다. '가엽고 불행한 영혼들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디즈니는 "'인어공주'의 원작자가 덴마크인이 맞다"며 "덴마크인이 흑인일 수 있기 때문에 덴마크 인어도 흑인일 수 있다. 흑인 덴마크인과 인어가 '유전적으로' 빨간 머리를 갖는 것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할리 베일리에 대해 "놀랍고, 선풀적인 인기를 끌며 실력이 아주 뛰어나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애니메이션에 나온 이미지랑 맞지 않는다'며 베일리의 캐스팅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오, 저런"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롭 마샬 감독은 "광범위한 탐색 끝에 찾아낸 할리 베일리는 정신, 마음, 젊음, 순수, 그리고 아름다운 목소리까지 드문 조합을 지닌 배우"라며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질을 갖췄다"고 극찬한 바 있다.

  • (왼쪽부터) 젠다야 콜맨-나오미 스콧-할리 베리 / 사진: 각 인스타그램
    ▲ (왼쪽부터) 젠다야 콜맨-나오미 스콧-할리 베리 / 사진: 각 인스타그램
    흑인 에리얼의 탄생 소식에 동료 배우들은 큰 기대와 응원을 표했다. 에리얼 역 물망에 올랐던 젠다야 콜맨은 할리 베일리의 캐스팅 기사를 리트윗하며 축하의 글을 올렸고, '알라딘'에서 쟈스민으로 활약한 나오미 스콧은 트위터를 통해 "이 소녀가 곧 뒤집어 놓을 텐데 모두 준비가 되지 않았네. 어서 와"라고 적었다. '존 윅3: 파라벨룸'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할리 베리는 "다시 상기시켜줄 필요가 있다. '할리'들이 해냈다"라며 "놀라운 기회를 잡은 것 축하해. 빨리 보고 싶다"고 응원했다.

    한편, 1989년 선보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는 원작과 다른 해피엔딩뿐만 아니라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연출로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영화는 미국 G등급(전체관람가) 박스오피스 1위를 거둔 데 이어 전미 흥행 수익 2억 달러를 기록하며 '디즈니 르네상스'를 연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인어공주'의 OST 'Under The Sea'는 1990년 제61회 아카데미상 최고 음악상과 최고 음악 스코어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에는 제33회 그래미상 어린이 음악 부문 최고상, 최고 영화 음악 앨범상을 받았다.

    에리얼 역에 발탁된 할리 베일리는 2000년생으로, 2015년 결성된 자매 R&B 듀오 클로이 앤 할리의 멤버다. 유튜브를 통해 비욘세 커버 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았던 그는 지난해 'The Kids Are Alright'을 발매하고 정식 데뷔했다.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는 오는 2020년 초 촬영에 돌입한다.

  • '뮬란' 실사판 티저 포스터, 티저 영상 캡처 / 사진: 월트디즈니스튜디오 인스타그램, 티저 캡처
    ▲ '뮬란' 실사판 티저 포스터, 티저 영상 캡처 / 사진: 월트디즈니스튜디오 인스타그램, 티저 캡처
    최근 티저 영상을 공개한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 역시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의 여걸 화목란을 모티브로 한 '뮬란'은 병든 아버지 대신 외동딸 뮬란이 남장을 하고 전쟁터에 나가는 이야기. 동양적인 분위기와 여전사의 절제되면서도 강렬한 액션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뮬란'은 실사화 과정에서 원작의 포인트 두 가지를 빼놓으며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바로 애니메이션 속 마스코트 격인 수호신 용 '무슈'가 등장하지 않고, OST 'Reflection'도 담기지 않는 것. 이에 '뮬란' 실사판의 니키 캐로 감독은 "('뮬란'은) 뮤지컬 영화는 아니지만 음악을 비중 있게 등장시킬 예정"이라며 "반드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게다가 지난 7일 공개된 '뮬란'의 공식 티저 영상 속 유역비의 연기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원톱 주연으로 나서는 중국 배우 유역비의 표정이 원작 뮬란의 다채로운 매력을 담지 못하고 지나치게 일관된다는 것.

    이처럼 세계 팬들의 관심을 끈 실사판 '인어공주'와 '뮬란'이 개봉 전부터 구설에 오르고 있는바, 과연 이들이 '알라딘'의 흥행 성적에 견줄만한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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