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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할 이유가 없다"…'봉오동 전투' 유해진X류준열X조우진, 극장가 승전보 '자신 있다'(종합)

기사입력 2019.07.03 13:37
  • '봉오동 전투'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 '봉오동 전투' 제작보고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99년 전, 농사를 짓던 민초들이 총과 칼을 들고 모였다. 이들은 싸웠고, 승리했고,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키웠다. 일제강점기, 독립군의 역사적인 첫 승전보를 울린 '봉오동 전투'의 이름 없는 영웅들이 스크린에서 되살아난다.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점에서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 제작보고회가 열려 원신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참석했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대규모 승리를 거둬낸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를 처음으로 영화화한 작품. '봉오동 전투'는 3.1 운동 이후 뜨겁게 불타오른 독립군 무장투쟁이 일궈낸 첫 승리의 역사이자, 청산리 대첩의 교두보가 된 전투로 그 의의가 깊다.
  • 특히, 작품은 농사를 짓던 인물들이 독립군이 되어 이름 모를 영웅으로 살아간 시간과 그들의 승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며 관객들의 피를 뜨겁게 할 예정. 원신연 감독은 '봉오동 전투'를 소재로 택한 이유에 대해 "널리 알려진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닌 어제 농사짓던 분들이 오늘은 독립군이 될 수 있는, 모두의 싸움이자 모두의 승리였던 전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이렇게 모인 독립군 연합부대 최초의 승리이자, 또 기록에 남은 최초의 승리이기에 의미가 깊다"고 덧붙였다.

    '세븐 데이즈', '용의자', '살인자의 기억법' 등 액션 스릴러로 인기를 얻은 원신연 감독은 '봉오동 전투'를 통해 처음으로 역사 소재 영화에 도전했다. 원 감독은 "연출하면서도 고민이 많았다. 잠도 잘 못자면서 어려 준비를 했는데, 지금까지 시대를 이야기하는 영화들이 피해 역사와 아픔의 역사를 주로 이야기했다면, '봉오동 전투'는 저항과 승이릐 역사를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는 영화다"하며 "시대를 이야기하는 영화들의 패러다임이 바뀌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 극 중 유해진은 쾌도난마를 휘두르는 전설적인 독립군 '황해철'을 연기한다. 그는 "황해철은 평소에는 가벼운 농담도 주고받고 하다가, 전투에 들어가면 항일대도를 꺼내서 가차 없이 베어버리는 인물"이라며 "독립자금을 운반하는 일을 했는데, 친동생처럼 생각하는 장하를 만나 봉오동 전투에 참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해진은 '봉오동 전투'를 선택한 이유를 꼽았다. 그는 "기교보다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게, 제 표현으로는 바위 같은, 돌멩이 같은 진정성이 느껴졌고, 거기에 통쾌함이 같이 묻어 있어서 '봉오동 전투'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또한, "한 영웅을 그린 게 아니라 지금은 이름조차 없는, 잊혀진 인물. 조국을 위해 희생한 어느 독립군을 저희가 그려냈다"며 "남다른 진정성을 갖고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촬영에 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 류준열은 가장 먼저 '봉오동 전투' 출연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준열이 연기하는 '이장하'는 날렵한 신체와 총 솜씨로 독립군 분대장까지 맡은 인물이다. 류즌열은 "장하는 전투와 조국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게 산을 뛰어다닌다"며 "3.1 운동 때 친누이가 투옥되는 사건을 겪으며 더 몸 바쳐 일본군에 투쟁하게 된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류준열은 "시나리오를 보고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말은 간단하게 '하겠다'고 했지만,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실존 인물을 캐릭터화하면서 자료도 많이 찾아보고, 독립군들의 생활이나 마음가짐을 생각했다. 이 전투가 국내가 아니라 중국 땅에서 일어난 거라 당시 독립군들의 마음이 남달랐을 것 같다"며 "나라를 위해 다른 나라에서도 싸운다는 게 뭉클하기도 하고 뜻깊었다"고 전했다.

    원 감독 역시 류준열의 캐스팅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원신연 감독은 "류준열 배우는 독립군 사진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다. 싱크로율이 200%"라고 칭찬했다. 그는 "이정하 캐릭터가 무리를 위해 희생하는 늑대 우두머리 같다고 생각했다. 무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맞붙어 싸우는 게 늑대다. 류준열을 가까이서 보면 외적인 이미지보다 속 깊은 내면이 먼저 보인다. 그런 부분이 캐릭터와 굉장히 닮았다"고 평했다.
  • 장르를 가리지 않고 특급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였던 조우진은 해철의 오른팔이자 마적 출신의 독립군 '마병구'로 분한다. 그는 "마병구는 해철이 품고 있는 의욕, 정의감, 열정 같은 것들에 매료돼 함께 독립군에 합류한다"며 "개인적으로 병구라는 캐릭터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인물'이지 않을까 싶다"고 캐릭터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원신연 감독은 조우진의 연기를 보고 "마치 연주를 하는 것 같았다"고 극찬했다. "병구 캐릭터는 정말 표현하기 어려운 캐릭터"라고 운을 뗀 원 감독은 "병구는 해철에게는 충성스러우면서도 부하들의 맏형으로서 나서기도 한다. 여기에 동생 같은 장하를 알뜰살뜰 챙기기도 하고, 독립군의 중심을 잡는 와중에 일본군을 유인하면서 독립군에 앞장서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즈 연주가 악보가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조우진 배우는 이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면서 녹아들어 연기하더라"라고 회상했다.

    '믿보배'로 유명한 세 배우의 연기 시너지에 '독립군 최초의 승리'라는 위대한 역사까지 더해진 '봉오동 전투'. 한 영웅을 조명한 것이 아닌 우리네 사람들의 처절한 싸움을 다룬 이 작품이 올여름 극장가에 승전보를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8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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