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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일, 지정생존자'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한순간의 테러로 인해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사라졌다. 현실에서 일어날 법하지만 일어나서는 안되는 이야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남은 자들의 이야기가 '60일, 지정생존자'에서 펼쳐진다.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tvN 새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 제작발표회가 열려 유종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지진희, 이준혁, 허준호, 강한나, 배종옥, 김규리, 손석구, 최윤영이 참석했다.
'60일, 지정생존자'는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지진희)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
유명 미국드라마 '지정생존자'를 리메이크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60일, 지정생존자'는 한국 실정에 맞는 로컬라이징으로 재탄생했다. 미국에서는 국가 공식 행사 시 내각 중 1명을 '지정생존자'로 선정해 대통령 및 부통령이 변을 당할 경우 대통령직을 승계받는다. 하지만 한국은 승계 서열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어 60일간 정국을 수습하고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이처럼 한미 간의 다른 헌법 때문에 스토리 전개는 다를 수밖에 없을 터. 이에 대해 유종선 감독은 "미국 드라마를 봤을 때 대단한 상상력에 매료됐다"며 "국가 리더들이 한날한시에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상각했다. 미국은 대통령직을 승계하지만, 우리는 60일간 권한대행을 하게 된다. 그 상상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기획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원작처럼 몇 달 혹은 재선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60일에 한정된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그 안에서 어떻게 위기를 수습하는지, 초짜 지도자가 어떻게 진짜 지도자가 되는지 그려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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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최하 말단에서 한순간에 최고 권력이 된 60일의 대통령 권한대행 '박무진' 역은 안정적인 톤과 섬세한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지진희가 연기한다. 권력 의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실험과 데이터로만 모든 것을 바라보는 과학자인 그는 환경부 장관에 오른 후 정치 세계에서 진짜 정책은 어렵다는 것을 직감한다. 그러던 중 대통령이 국회 연설 중이던 국회의사당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 대통령과 내각들이 사망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지진희 역시 리메이크작에 출연하는 만큼 부담감을 내비쳤다. 그는 "원작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말이 안 된다. 저도 원작을 정말 재밌게 봤다"면서도 "제가 박무진 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잘 어울린다'는 말은 주문 같은 거다. 나이나 생김새, 분위기가 꽤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설명했다. 이어 "정치적인 욕망도 없고, 데이터대로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는 모습이 저와 꽤 많이 닮았다. 저도 예고편을 보면서 제가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던 건 제 옆의 동료 배우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색깔이 정말 많이 다른 배우들인데 잘 어우러진다. 그런 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아내이자 인권 변호사 '최강연' 역은 김규리가 맡았다. 그는 국회의원이 무너지고 남편 무진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자, 이제 엄마이자 아내뿐만 아니라 권한대행 배우자 역할까지 요구받는 인물. 김규리는 "영부인 역할이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영부인이라고 하기에는 모호하다. 박무진이 60일만 대통령 대행을 하기 때문에 특별히 영부인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최강연이 갖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지키려 했다"며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워킹맘의 모습이나 약자들 곁에 서서 함께하는 인권변호사의 모습. 박무진이 흔들릴 때 버팀목, 지지목이 돼주는 아내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연기에 녹여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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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진(지진희)의 정치적 라이벌로서 박진감 넘치는 극 전개를 이끌 캐릭터는 이준혁과 배종옥이 연기한다. 이준혁은 해군 사관학교 출신의 무소속 국회의원 '오영석'으로 분한다. 훈훈한 비주얼에 타고난 리더십까지 갖춰 국민적 사랑을 받는 그는, 실용적 정책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은 박무진과 반대로 강렬한 카리스마와 아우라로 대중을 사로잡는 인물.
지난해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와 '너도 인간이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선보였던 이준혁. 그는 이번 작품에선 '국가를 위해 헌신한다'는 신념을 지닌 타고난 군인이자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회의원으로 변신한다. 특히, 오영석은 박무진과 정치적 라이벌이지만 동시에 비슷한 점을 가진 인물로 그려진다.
이에 이준혁은 "오영석 캐릭터는 실제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묘한 캐릭터'다. 대본을 보면서 느끼는 건 박무진과의 관계성이 가장 흥미롭다는 것"이라며 "정치 이야기보다도 두 캐릭터의 관계성이 흥미롭다. 박무진의 마음이 흐리멍덩할 때는 오영석도 그렇고, 진해질 때는 둘이 같이 영향을 받는다. 그런 부분에 주안점 뒀다"고 캐릭터의 매력을 소개했다.
이어 "캐스팅된 후 원작을 봤는데, 원작 캐릭터랑 제 캐릭터는 차이가 커서 그 점이 저에게는 재밌게 다가왔다. 원작은 조금 수동적인 캐릭터인데, 오영석은 능동적으로 박무진의 성장에 기여를 하게 된다"며 "약간 판타지가 가미된 캐릭터라 리얼리티를 추구하기보다는 이미지적인 느낌에 대해 추상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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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배종옥은 야당인 선진공화당 대표 '윤찬경'으로 분한다. 윤찬경은 국회의원 정책보좌관에서 시작해 현 야당 대표 자리에 오른 입지적인 인물. 정치적 수완이 대단한 그는 지지율이 하락한 양진만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 앞장서고, 국가 위기 상태에 봉착하자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 인물이 자신뿐이라고 확신한다.
배종옥은 "윤찬경은 박무진과 철저히 대립 관계에 있는 인물이다. 윤찬경은 박무진에게 '권한 대행 입장에서 결정해야 하고, 권력에 맞게 행동하라'고 요구한다"며 "저는 일부러 미드도 안 봤다. 자꾸 '현실의 누구와 비슷한 거 아냐? 모델로 삼은 것 아냐?'라는 말이 싫어서 철저하게 차단하고 윤찬영이라는 인물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드라마 속에서는 극과 극 캐릭터일지 몰라도 현실 속 지진희와 배종옥은 연기 경력만큼이나 특급 시너지를 뽐냈다. 배종옥은 "지진희 씨가 현장에서 정말 재밌다. 오랜만에 지진희를 만났는데, 어떤 작품 하냐고 묻기에 '나 지정해'라고 답했더니 지진희 씨가 '저는 생존자 한다'고 하더라"며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지진희를 꼽았다.
이에 지진희는 "배종옥 선배님은 다른 드라마에서 워낙 많이 봤고, 제가 감히 어떻게 말씀드릴 수 없는 존재다. 감사하다는 말을 드릴 수밖에 없는 게, 끊임없이 견제를 해주신다. 박무진의 입장에서 봤을 때 윤찬경은 멋지고 기댈 수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이 드는 인물이다"라면서도 "제가 본 배종옥 선배님은 약간 귀엽고 약간 새침한 느낌이 있으시다. '와아 예쁘다' 정도는 아니지만 '되게 예쁘다'라고는 생각한다. 선배님이 후배들과 어색해하실까 봐 제가 농담을 많이 던졌는데 하나만 기억하신다"며 귀여운 투정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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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진과 우호 관계를 이루며 국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인물도 있다. 국정원 대테러팀 분석관 '한나경'과 대통령 비서실의 삼인방이다.
강한나는 국가정보원 대테러팀 분석관 '한나경' 역을 맡았다. 한나경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인물로, 국정원을 자긍심과 명예로 여긴다. 국회의사당 테러 사건에 투입된 그는 폭탄 잔여물을 통해 밝혀낸 진상 보고서를 상부에 제출하지만, 이 때문에 배후 세력에게 위협을 받는다.
강한나는 "한나경은 침착하고 치밀하기보다는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인물"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국정원 대테러 센터 7-8년 차고, 열정과 뜨거움이 있는 인물이다. 그런 열정으로 현장에 한발 더 나아간다"며 "한나경에게 여러 풍파가 닥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힘을 고민하면서 역할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여태껏 제가 보여드린 적 없고, 저도 만나본 적 없는 결을 가진 캐릭터다. 감독님과 같이 이야기하면서 잘 만들어보려고 최선 다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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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호는 대통령 비서실장 '한주승'으로 분한다. 그는 "한주승 캐릭터는 원작에 없다. 그래서 대본에 충실하게 한국 법과 헌법에 대해 스토리를 쫓아가고 있다"며 "한주승의 성격은 저와 정 반대다. 화를 한번도 안내는 인물을 맡았다. 한주승은 전혀 표현을 안 하는 인물이라 '이렇게 사는 분이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캐릭터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손석구는 정치학 박사이자 비서실 선임 행정관 '차영진'을 연기한다. 두뇌 회전이 빠르고 이미지 메이킹에 능한 그는 '킹메이커'가 꿈인 캐릭터다. 손석구는 "처음에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 감독님한테 '청와대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뉴스에서 보면 나이대가 있는데 제가 어울릴까요'라고 물었는데, 감독님이 '그렇게 어려보이지 않다'고 하시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조사해보니 제 나이대 분들이 청와대에서 많이 일하고 계시더라. 그래서 해볼 만 하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지진희 선배님, 허준호 선배님한테 많이 기대서 연기하고 있다"며 고 덧붙였다.
최윤영은 환경부장관 박무진의 보좌관이자 권한 대행이 되면서 청와대에 입성하는 '정수정' 역을 맡았다. 그는 정수정 캐릭터에 대해 "대행님의 인간적이고 성실한 면을 높이 샀는데, 청와대에 들어가니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서 저도 대행님과 똑같이 혼란스러워하면서 적응하는 역할이다"라며 "촬영 현장도 너무 재밌다.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연기가 힘든 줄도 모르겠고,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다. 촬영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한국 정치의 심장부가 무너져버린, 참담하고도 공포스러운 상황을 소재로 한 '60일, 지정생존자'는 원작과 색다른 전개를 예고했다. 그뿐만 아니라 원작과 차별화된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자신감을 내비친 '60일, 지정생존자'가 원작 팬들에게도 호평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늘(1일) 밤 9시 30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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