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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신인가? 사탄인가? 용의 실체를 추적한 ‘용의 전쟁’

기사입력 2019.06.28 16:37
최성환 저 | 앤길
  • 한국인에게 용은 매우 친숙한 동물이다. 용은 왕의 상징으로 쓰일 만큼 예로부터 길한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동양에 퍼져있는 일반적인 인식이다.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용을 숭배해 왔으며, 황제나 임금님의 얼굴을 용안, 복장을 용포라 부르는 등 중히 여겨왔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용을 왕국과 백성의 위협하는 악의 존재, 즉 사탄의 상징으로 여긴다. 용을 뜻하는 영어 단어 dragon은 꼿꼿하게 서서 다니던 큰 뱀인 용이 이브를 꼬드긴 죄로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 평생 땅바닥에 몸뚱이를 질질 끌고 다녀야 하는 ‘drag on(질질 끌다)’이라는 벌을 받아 생겨났다고 한다.

    이렇듯 같은 용이지만, 지역마다 전해지는 용의 상징은 다르다. 일본의 인기 만화 ‘드래곤볼’의 용과 미국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용의 모습이나 성질을 떠올려보면, 동서양이 얼마나 용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인식 차이는 저마다의 문화와 전통이 다르다는 데서 기인한다.

  • '용의 전쟁'은 악한 용을 죽여야만 하는 운명에 처해 있는 기독교의 수호성인 중 하나인 성 조지(Saint George)를 딴 '성 조지 콤플렉스(Saint George Complex)‘를 최초로 소개했다. /이미지 제공=최성환
    ▲ '용의 전쟁'은 악한 용을 죽여야만 하는 운명에 처해 있는 기독교의 수호성인 중 하나인 성 조지(Saint George)를 딴 '성 조지 콤플렉스(Saint George Complex)‘를 최초로 소개했다. /이미지 제공=최성환

    ‘용의 전쟁’은 용이라는 영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총망라한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저자는 세계 각지에 전해지는 용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를 수집·분석해 상상의 동물 용의 실체를 추적한다. 동양과 서양, 그리고 중동에 전해지는 용의 종류와 구체적인 모습, 용에 대한 설화들, 그리고 용이 갖는 영적 의미까지 책에 담긴 내용은 매우 광범위하다.

    책에는 용의 상징성을 파악하기 위해 십이간지와 별자리, 토템 등 인류문화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상징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곁들여 있다. 너무 광범위한 내용을 다뤄 조금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동서양의 역사와 문화를 한꺼번에 비교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용에 대해, 그리고 세계 각지에 전해지는 수많은 상징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기에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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