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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예인 팬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오덕후'(일본어 '오타쿠'의 한국식 발음)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덕질'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에 신선함을 불어 넣고 있다. 이에 '덕질 로맨스' 혹은 '성덕'(성공한 덕후)이 되는 간접 경험을 선사한 드라마와 덕후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을 소개한다.
◆"입덕 5년차"…'퍼퓸', 김민규 덕질하는 하재숙·고원희 -
지난 3일 첫 방송된 후 신선한 소재와 재치 있는 연출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퍼퓸'. 작품은 출산 후유증으로 체격이 불어버린 '민재희'(하재숙)가 의문의 택배 박스 속 향수를 통해 20대 시절 외모로 되돌아가며 벌어지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젊은 시절 모델을 꿈꿨던 민재희는 결혼과 출산 후 비만이 되고, 남편의 외도까지 알게 되면서 삶의 희망을 잃는 인물. 그런 그의 삶에도 한 줄기 빛 같은 존재가 있었다. 바로 '아시아의 프린스' 윤민석(김민규). '윤민석'은 훤칠한 키와 조각 같은 외모, 감미로운 목소리, 천연 애교, 젠틀한 애티튜드 등 빠질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캐릭터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스타다.
지난 방송에서는 완벽한 비주얼로 돌아간 민재희가 우연히 천재 디자이너 '서이도'(신성록)의 패션쇼 런웨이에 서게 되면서 인연을 맺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후 바뀐 겉모습 때문에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민재희는 '민예린'(고원희)이라는 가짜 신분으로 서이도의 입주 가사도우미 일을 시작한다.
그러던 중 서이도의 회사에서 평소 애타게 짝사랑하던 윤민석을 만나 안면을 트고 '성덕'(성공한 덕후)로 거듭난다. 하지만, 자신과 가족의 삶을 망친 서이도에게 복수하려는 윤민석이 의도적으로 민예린에게 접근하는 전개가 예고된바, 세 사람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쏠린다.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 덕질과 사랑 둘 다 잡은 '워너비 우먼' -
지난달 30일 종영한 tvN 드라마 '그녀의 사생활' 속 박민영은 직장에선 완벽한 큐레이터지만 알고 보면 아이돌 덕후인 '성덕미'로 분해 '현실 덕후' 연기를 선보였다. 성덕미는 그룹 화이트오션 멤버 '차시안'(정제원)의 홈마 시나길로 활동하면서도 '라이언 골드'(김재욱)와 누구보다 달달한 로맨스를 선보이는 캐릭터다.
특히, 지난달 29일 방영분에서는 성덕미가 라이언 골드의 서프라이즈 이벤트로 차시안으로부터 직접 생일 축하를 받으며 '역대급 성덕(성공한 덕후)'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성덕미는 라이언과의 저녁 약속을 위해 레스토랑에 방문했고, 그곳에서 고깔모자를 쓴 채 생일 케이크를 들고 기다리고 있던 차시안을 마주한다. 차시안은 성덕미를 위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고, 이에 성덕미는 "이제 소원이 없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덕후다"라며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세상 모든 덕후들의 부러움을 샀다.
◆"최애와 연애하고 싶어"…'막판로맨스' 한승연, 공감 100배 캐릭터로 '호평' -
JTBC 웹드라마 '막판로맨스'에서 한승연은 톱스타의 광팬인 '백세' 역을 맡았다. '막판 로맨스'는 톱스타의 덕질 말고는 평범하게 살아온 백세(한승연)가 시한부 판정을 받고, 남은 시간 동안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스타와 닮은 배우 지망생 '윤동준'(이서원)과 계약 연애를 결심하면서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
백세가 애정하는 톱스타 '지설우'(이서원)는 '지멜로'라는 애칭이 있을 정도로 멜로와 로맨틱에 특화된 배우다. 스윗하고 매너 좋기로 유명한 탓에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사실은 결벽증에 이기적인 성격을 가졌다.
극 중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백세는 자신의 이상형이자 팍팍한 현실에서의 유일한 판타지였던 지설우와 생애 마지막 연애를 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그와의 연애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자, 결국 지설우와 닮은 꼴을 찾아 그가 출연한 멜로 드라마 속 온갖 명장면을 따라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백세는 지설우와 닮은 것이 콤플렉스인 배우 지망생 윤동준과 계약 연애를 시작하고, 두 사람은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점차 사랑을 키운다.
작품은 시한부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덕질'과 '계약 연애'라는 신선한 소재와 엮어, 밝은 톤을 유지하며 입소문을 모으기도 했다.
◆'20세기 소년소녀' 한예슬, 최애 이상우와 '가상 연애' 성공! -
20년 덕질 끝에 '최애'(가장 사랑하는) 연예인과 비즈니스 연애를 시작하는 이야기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한동네에서 자란 세 여자의 서툰 사랑과 진한 우정을 담은 '20세기 소년소녀' 속 '사진진'(한예슬)은 모든 덕후들의 로망과도 같은 일을 해내는 인물로 그려진다.
사진진은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하는 여배우이자, 90년대 최고의 아이돌 보이즈비 앰비셔스의 멤버 '안소니'(이상우)를 아직도 '우리 오빠'라고 부를 만큼 열혈 덕후다. 그런 그가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안소니와 가상 커플이 되면서 꿈만 같은 경험을 하게 된 것. 드라마는 사진진의 옛 첫사랑인 공지원(김지석)과의 '생활 로맨스'와 안소니와의 가상 연애를 선보이며 전무후무한 더블 러브라인으로 이목을 끌었다.
◆'우주의 별이' 지우, 죽어서도 잊지 못한 엑소 수호…'시공초월 덕질 로맨스' -
MBC, 네이버TV 단편드라마 '세가지색판타지-우주의 별이'(이하 '우주의 별이')는 팬심이 넘치는 저승사자 '별이'와 요절이 예상되는 가수 '우주'가 펼치는 시공초월 로맨스를 담았다. 극 중 '별이'(지우)는 고등학생 때 사망해 7년 때 19세 모습인 파견직 저승사자다. 그는 죽은 후 유일한 전문분야였던 가수 '우주' 이외에 모든 기억을 잃은 인물.
별이의 영원한 오빠 '우주' 역에는 실제 아이돌인 엑소 수호가 맡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천재 싱어송라이터 우주는 인기와 관심에 대한 부담감에 생을 마감하고 싶어 하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수호는 극 중 '우주대스타'다운 비주얼과 음악적 재능을 뽐냈다. 연기뿐만 아니라 메인 OST에도 참여한 것. 그가 가창한 '낮에 뜨는 별'은 남녀 주인공의 테마곡으로, 로맨스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흘러나와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 연예 칼럼니스트 이우정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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