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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부터 '보이스'까지…2010년대 韓 드라마 '日 리메이크 ing'

기사입력 2019.06.07 16:22
  • 최근 2010년대에 인기리에 방영됐던 한국 드라마 '투윅스'와 '싸인', '보이스'의 일본 리메이크 소식이 연달아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에는 미국판으로 호평을 얻었던 '굿 닥터'가 일본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며 한국 드라마 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했다. 이처럼 2000년대 이후 잠잠했던 일본 내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가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다시 한번 드라마 한류 열풍을 견인할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장르물 명가 OCN의 '보이스'…오는 7월 日서 재탄생
  • (왼쪽부터)OCN '보이스' 포스터-일본판 '보이스' / 사진: OCN 제공, 닛폰TV 홈페이지 캡처
    ▲ (왼쪽부터)OCN '보이스' 포스터-일본판 '보이스' / 사진: OCN 제공, 닛폰TV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7년 첫선을 보인 후 시리즈 장르물로 인기를 얻은 '보이스'가 일본에서 재탄생한다. 소리 추적 스릴러로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연 '보이스'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 작품. 시즌1에서는 사랑하는 가족을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낸 강력계 형사 '무진혁' 역에 장혁이, 112 신고센터 골든타임 팀에서 근무하며 아버지를 죽인 연쇄 살인범을 추적하는 '강권주' 역에 이하나가 열연했다. 작품은 독특한 소재와 흡인력 있는 전개로 큰 인기를 끌며 현재 시즌3가 방영 중이다.

    일본 리메이크판 제목은 '보이스 110긴급지령실'(ボイス 110緊急指令室)이다. 주연에는 카라사와 토시아키와 마키 요코가 발탁됐다. 카라사와 토시아키는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복수심을 불태우는 형사 '히구치 쇼고' 역을 맡았고, 절대 청각으로 사건 해결에 나서는 보이스 프로파일러 '타치바나 히카리' 역에는 마키 요코가 출연한다. 여기에 '히간바나-경시청 수사 7과', '도로케이-경시청 수사 3과' 등 인기 수사물을 연출한 오오타니 타로와 쿠보타 미츠루가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7월 13일 밤 10시 닛폰TV에서 방송된다.

    ◆국내 최초로 법의학 다룬 '싸인'…日 리메이크판 7월 중 첫 방송
  • (위부터)SBS '싸인' 포스터-일본판 '싸인' / 사진: SBS, TV아사히 제공
    ▲ (위부터)SBS '싸인' 포스터-일본판 '싸인' / 사진: SBS, TV아사히 제공
    TV아사히는 2011년 한국에서 방영된 '싸인'의 리메이크작을 오는 7월 내놓는다. TV아사히 새 목요드라마 '싸인-법의학자 유즈키 타카시 사건'(サイン-法医学者 柚木貴志の事件-)은 불편한 사실을 은폐하는 권력에 맞서는 법의학자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주인공 유즈키 타카시 역은 드라마 'BORDER 속죄', '코우노도리 시즌2', '료마전' 등에서 열연한 연기파 배우 오오모리 나오가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나카무라 토오루, 마츠유키 야스코, 이토요 마리에 등 인기 배우가 출연한다.

    원작 '싸인'은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의사 '법의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국내 최초 드라마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범죄수사 과정 등을 디테일하게 담아내 '법의학자'라는 생소한 직업과 학문에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김은희 작가와 그의 남편 장항준 감독이 극본을 공동 집필해 탄탄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극 중 박신양과 김아중, 전광렬이 법의학자로 열연을 펼쳤고, 엄지원이 강력부 여검사, 정겨운이 강력계 형사 역을 맡아 본격 메디컬 수사를 이끌었다. 신선한 소재와 장르물의 묘미로 방영 당시 입소문을 타며 자체 최고 시청률 25.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으며,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방송영상 그랑프리 분야에서 대통령상도 받았다.

    하지만, 원작 속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일본 리메이크작에선 볼 수 없다. 일본에 해당 기관이 없어 가상의 조직 '일본법의학연구원'으로 설정될 예정이다. 주인공을 맡은 오오모리 나오는 "속도감 넘치는 원작의 한국 드라마를 즐겁게 봤기에 물론 부담도 있다"면서도 "일본판에서는 저 나름대로 한 단계 진보한 또 다른 색깔을 제시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우라 하루마 주연의 '투윅스'…3분기 방영 예정

  • (왼쪽부터) MBC '투윅스' 포스터-미우라 하루마 / 사진: MBC 제공
    ▲ (왼쪽부터) MBC '투윅스' 포스터-미우라 하루마 / 사진: MBC 제공
    '투윅스' 리메이크작도 7월 일본 후지TV·간사이TV(K TV)에서 방영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3년 방영된 '투윅스'는 의미 없이 삶을 살다, 살인 누명까지 쓴 한 남성이 자신에게 백혈병에 걸린 어린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주 동안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이준기, 김소연, 류수영, 박하선이 호흡을 맞춰 인기를 끌었다.

    일본서 리메이크되는 '투윅스'(TWO WEEKS)에는 드라마 '지금 만나러 갑니다', '고쿠센', 영화 '진격의 거인' 등에서 주연을 맡았던 대세 배우 미우라 하루마가 출연한다. 미우라 하루마는 "주인공은 과거 때문에 힘든 현재를 보내고 있으며, 사람을 100% 믿을 수 없는 남자다. 그런 주인공에게서 서서히 싹트는 딸에 대한 부성애나 과거에 대한 후회, 아픔을 연기하는 것은 정말 큰 도전"이라며 "최고의 스릴러이자 가슴이 따뜻해지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며 작품에 참여하는 소감을 전했다.

    여기에 히가 마나미, 미우라 타카히로, 타카시마 마사노부, 쿠로키 히토미가 출연해 극을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美에 이어 日 리메이크 성공한 '굿 닥터'
  • (위부터)KBS2 '굿 닥터' 포스터-일본판 '굿 닥터' / 사진: KBS2, 후지TV 제공
    ▲ (위부터)KBS2 '굿 닥터' 포스터-일본판 '굿 닥터' / 사진: KBS2, 후지TV 제공
    지난해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된 '굿 닥터'는 동명의 한국 드라마가 원작이다. '굿닥터'는 서번트 증후군 청년이 편견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소아외과 의사로 성장해 가는 메디컬 휴먼 드라마. 자폐성향의 발달장애 청년 '박시온'(주원)이 소아외과 전문의로 성장하는 과정과 함께 털털한 매력으로 그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의사 '차윤서'(문채원)의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따뜻하게 물들이며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21.5%(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굿 닥터'는 2017년 미국 ABC에서 리메이크된 데 이어, 일본에서도 리메이크되며 콘텐츠 영향력을 뽐냈다. 일본 리메이크작 '굿 닥터'(グッド·ドクタ-, 2018) 주연에는 청춘스타 야마자키 켄토와 우에노 주리가 출연했다. 두 사람 모두 청량감 넘치는 비주얼과 연기력으로 원작과 상당한 싱크로율을 만들며 평균 시청률 12.4%를 기록하는 흥행 성적을 거뒀다.

    ◆韓·日 직장인들 마음 사로잡은 '미생'
  • (위부터)tvN '미생' 포스터-일본판 '미생' / 사진: tvN, 후지TV 제공
    ▲ (위부터)tvN '미생' 포스터-일본판 '미생' / 사진: tvN, 후지TV 제공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미생'은 2014년 국내 방영 당시 '미생 신드롬'을 일으킨 수작이다. '미생'은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장그래'(임시완)이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은 직장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샐러리맨의 교과서'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매일 업무 때문에 울고 웃는 직장인들의 삶과 그 속의 인간관계를 구체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호평을 얻었다.

    방영 후 많은 국가에서 리메이크 제작 및 판권 구입 러브콜을 받았던 '미생'은 2016년 후지TV서 'HOPE~기대 제로의 신입사원~'(HOPE~期待ゼロの新入社員~, 2016)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됐다.

    일본판 역시 바둑 프로입단에 실패한 주인공이 취직을 하면서 조직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일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판 '장그래' 역에는 청초한 눈빛과 청량한 미소가 인상적인 그룹 헤이 세이 점프의 멤버 나카지마 유토가 열연해 임시완과 완벽 싱크로율을 선보였다.

    ◆'시그널' 일본 리메이크작 호평…'싱크로율 100%'
  • (위부터)tvN '시그널' 포스터-일본판 '시그널' / 사진: tvN, KTV 제공
    ▲ (위부터)tvN '시그널' 포스터-일본판 '시그널' / 사진: tvN, KTV 제공
    드라마 '시그널'은 김은희 작가의 탄탄한 시나리오와 배우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의 연기 시너지로 많은 시청자에게 '인생 드라마'로 꼽히는 작품이다. 장기미제 수사팀 프로파일러 '박해영'(이제훈)이 80년대 강력계 형사 '이재한'(조진웅)과 무전을 통해 소통하며  미제 사건을 해결해 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김혜수는 15년 베테랑 경력의 형사 차수현 역을 맡았다. 차수연은 1980년대 활약했던 형사 이재한과 현재의 장기미제 수사팀 박해영 모두와 호흡하며, 15년 차를 넘나드는 역대급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인기에 힘입어 2018년 일본서 재탄생한 후지TV '시그널 장기 미세 사건 수사반'(シグナル 長期未解決事件捜査班, 2018) 주역에는 '일본 국민 훈남' 사카구치 켄타로, 키치세 미치코, 키타무라 카즈키가 열연했다.

    최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19 한국문화관광대전' 행사에 참석한 이제훈은 "영화 촬영차 일본을 방문했을 때 TV에서 tvN '시그널' 리메이크작을 봤다"며 "제 역할인 박해영 역의 배우분이 멋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일본판 '시그널' OST에 방탄소년단의 'Don't Leave Me'가 수록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알츠하이머 변호사의 마지막 변론기…안방극장 울린 '기억'
  • (위부터)tvN '기억' 포스터-일본판 '기억' / 사진: tvN, 후지TV 제공
    ▲ (위부터)tvN '기억' 포스터-일본판 '기억' / 사진: tvN, 후지TV 제공
    알츠하이머를 소재로 한 휴먼드라마 '기억'(2016)은 2018년 동명의 제목으로 일본서 리메이크됐다. '기억'은 알츠하이머 선고를 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성민)이 인생을 걸고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를 담은 작품이다.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끝내 지키고 싶은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애를 그리며 안방극장에 감동을 안겼다.

    일본판 '기억'(記憶, 2018)에서는 일본의 가수 겸 배우 나카이 키이치가 알츠하이머를 선고받은 변호사 역에 나섰다. 원작의 박찬홍 PD가 일본판 총연출로 참여, 여기에 '히어로', '러브송', '하늘에서 내리는 1억개의 별', '도쿄 러브 시네마' 등 일본 인기 드라마를 연출한 히라노 신이 메인 감독을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원작 '기억'을 통해 첫 드라마 도전에 나섰던 2PM 이준호와 극 중 '박태석' 역의 이성민이 일본판에 카메오로 출연해 감독과의 의리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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