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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첫 방송 된 tvN ‘강식당’에서는 국간장과 진간장의 차이를 몰라 당황한 멤버들의 모습이 방송됐다. 백종원의 레시피대로 만든 짜장 소스가 너무 짰기 때문이다. 이에 멤버들은 “이런 것이 선생님의 손맛”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짠맛의 범인은 제작진의 도움으로 곧 밝혀졌다. 안재현이 진간장 대신 국간장을 사용해 소스가 지나치게 짠맛을 낸 것이었다.
사실 이 같은 헤프닝은 일상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요리를 자주 하지 않는 이들은 국간장과 진간장의 차이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과연 국간장과 진간장은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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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간장’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한국 고유의 간장이라고 해서 ‘조선간장’, 집에서 해 먹는 간장이라는 뜻으로 ‘집간장’이라고도 부른다. 콩으로 만든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킨 후 국물을 달여 만드는 국간장은 색이 엷고, 짠맛이 매우 강하며, 구수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국간장은 음식의 색을 해치지 않고, 적은 양으로도 간을 맞출 수 있어 주로 국이나 나물을 무칠 때 사용한다.
‘진간장’은 오래 묵어서 아주 진해진 간장으로, 국간장과 마찬가지로 우리 전통 간장 중 하나다. 찐콩과 볶은 밀가루를 섞어 만든 메주를 소금물에 넣고 6개월 이상 발효시켜 짜낸 간장을 보통 5년 이상 숙성시킨 것을 이르며, 농장, 진장, 진감장 등으로도 불린다. 맛과 향이 풍부한 진간장은 숙성 과정에서 짠맛은 줄고, 단맛이 깊어지며, 색이 진해진다. 주로 불고기, 갈비, 약식, 전복초 등 맛이 달고 진한 색을 내야 하는 요리에 사용한다.
하지만 시중에 ‘진간장’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간장은 대부분 전통 진간장이 아닌 ‘혼합간장’이다. 혼합간장은 흔히 ‘왜간장’이라고 부르는 ‘양조간장’에 콩 단백질을 분해해 인공적으로 만든 ‘산분해간장’을 섞은 것으로, 제품 라벨의 식품 유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혼합간장은 염도가 낮고, 색이 진하며, 열을 가해도 맛이 잘 변하지 않아 볶음이나 조림 요리에 주로 사용한다. 또한, 모든 음식에 두루 사용할 수 있고, 발효 간장보다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발효가 아닌 화학적 분해를 통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산분해간장의 유해성이 제기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양조간장’은 삶은 콩으로 만든 메주를 소금물에 넣어 발효, 숙성하는 재래식 방법이 아닌 탈지 콩가루, 밀 등을 사용해 양조장에서 만든 개량간장이다. 개화기 이후 들어온 일본식 제조 방법으로 만든 간장이라고 해 ‘왜간장’, ‘일본간장’이라고도 한다. 6개월에서 1년 이상 서서히 발효시켜 만든 양조간장은 간장 고유의 향과 감칠맛이 풍부하며, 국간장보다 짠맛이 적고, 색이 진하다. 하지만 열을 가하면 맛과 향이 약해져 무침의 양념이나 생선회의 소스 등에 주로 이용한다. 이외에 단맛을 내야 하는 조림, 볶음 등에도 적합하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