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고도, 길었던 슈퍼주니어의 군백기가 끝났다. 그 마침표를 찍은 것은 막내 규현의 몫이었다. 마치 프로젝트 그룹이었던 '슈퍼주니어05'가 규현이 합류하면서 '슈퍼주니어'라는 정식 그룹이 될 수 있었던 것 처럼.
지난 5월 7일 규현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성북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서의 활동을 모두 마치고 소집 해제됐다. 규현의 군 복무는 지난 2010년 강인이 스타트를 끊었던 슈퍼주니어의 '9년 군백기'의 끝을 알리는 날인 만큼, 긴 시간을 기다린 팬들에게도, 다시 완전체로 돌아올 멤버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규현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단톡방이 있는데 한 달 전부터 '돌아오네', '드디어 오네' 하면서 들떠있었고, 소집 해제 날에는 전화도 많이 해주고, SNS에도 많이 올려주고 해줬다"라며 "전원 군필이 되며서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멤버들도 그렇고, 저도 기대감이 큰 것 같다"답했다. -
9년이라는 세월 동안 슈퍼주니어는 다인원 그룹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멤버들의 빈 자리를 채우면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계획된 로테이션이었냐고 묻자 규현은 "어쩌다 보니 오래 걸린 것 같다. 사실 저 같은 경우는 일찍 다녀 오고 싶었는데, 일이 뒤에서 갑자기 잘 풀리면서 미뤄졌다. 무사히 다치지 않고 끝나서 다행이다"라고 설명했다.
규현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를 시작한 이후에는 퇴근 시간 등을 이용해 슈퍼주니어는 물론, 여러 가수의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슈퍼주니어 공연에서는 막내들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려욱과 규현이 부재했던 '슈퍼쇼7'에서는 매니저의 모습을 내세워 두 사람의 목소리가 나왔다. 려욱이 돌아온 뒤 개최한 '슈퍼쇼7S'에서는 무대 구성이 달라졌는데, 슈퍼주니어 내 보컬 유닛인 '슈퍼주니어 K.R.Y'의 무대인 것처럼 꾸며 규현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해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에 규현도 많은 감동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규현은 "제가 생각한 그림은 아니었어요"라며 "사장님께서 항상 좋은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에 모든것이 착착 맞아 떨어지는 완벽한 공연인 줄 알았는데, 객관적으로 보니까 완벽했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부족한 것들이 보여서 반성을 많이 했다. 저 없이도 잘 하는 것 같아서 속상하긴 했지만, 다시 멤버들과 2년이 지나면 같이 할 수 있으니까 그 순간을 즐겼던 것 같다"고 다소 객관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
사실 규현의 복귀 후 첫 앨범은 슈퍼주니어로서 '완전체 앨범'이 아닐까 예상하기도 했다. 앞서 슈퍼주니어 D&E가 컴백할 당시, 하반기 중 슈퍼주니어의 컴백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규현 역시 "올해 같은 경우 슈퍼주니어 앨범으로 처음 인사드릴 것 같았는데, 앨범 계획이 잡혀 있는 기간이 있다.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 올해 중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슈퍼주니어로서도 복귀를 예고하며 설렘을 내비친 규현은 사실, 처음부터 슈퍼주니어 멤버는 아니었다. 하지만 '슈퍼주니어'라는 이름에 마침표를 찍어준 멤버인 것은 분명하다. 규현의 영입을 통해 슈퍼주니어는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정식 그룹으로 출범하게 됐다. 또한, 규현 영입 이후 발매한 싱글 'U'가 대성공을 거두며, 팬들에게도, 멤버들에게도 애틋한 막내가 됐다.
규현은 "처음 팀에 들어온 그날이 기억이 나는데, 갑자기 안무를 하나 가르쳐 줬다. 'Cuz I can't stop' 이런 노래를 들려주면서 어디를 가자고 해서 어디에 가냐고 물어보니까 슈퍼주니어 형들을 만나러 간다고, 오늘부터 슈퍼주니어가 된다고 했다"라며 "갑자기 그러니까 이미 12명이니까 엄청 싫어할 것 같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 멤버들 앞에서 말도 못하고 그랬는데, 6개월 정도 지나니까 저를 멤버로 인정해주고 끼워준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때부터 잘 지낸 것 같다. 보금자리라고 생각한다. 늦게 시작했지만, 그 이후로 12년을 함께 했기 때문에 가족 같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
이처럼 한 발 느리게 시작된 '슈퍼주니어' 규현이지만, 이제는 명실상부 슈퍼주니어를 이끄는 '에이스'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규현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라며 "워낙 지금 잘하고 계신 형들이 많아서 제 생각에 그렇게 보인다면, 그건 속된 말로 '복귀 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관심을 좀 더 가져주시는 것 같고, 제가 기대를 부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러한 '복귀 빨'이 언제까지 계속 될 것 같냐고 묻자 규현은 "지금 들어오고 있는 일들을 성공적으로 해내야 할 것 같다. 앨범이 잘 됐으면 좋겠다. 높은 성적을 바라는 것은 아닌데, 많은 분께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가수로서의 이미지를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제 역량에 따라 좌우될 것 같은데,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규현의 또 다른 애착 대상이자, 타이틀인 '뮤지컬 배우'로서의 모습은 올해는 보기 힘들 전망이다. 규현은 "뮤지컬에 대한 애착이 많기 때문에 복귀를 할 것 같다. 감사하게도 콜도 많이 들어왔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슈퍼주니어 활동을 중점적으로 할 계획이다. 활동 시기와 겹쳐서 뮤지컬은 올해는 어렵고, 아마 내년부터 할 것 같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규현은 지난 2006년 5월 27일 발매한 싱글앨범 'U'를 시작으로, 슈퍼주니어에 합류했다. 이에 오는 27일 데뷔 13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 연예 칼럼니스트 하나영 hana0@chosun.com
최신뉴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dizz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