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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예능이 하고 싶었다" 처음 인지도가 낮던 시절, 규현이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했던 이야기였다. 그렇게 예능에 뛰어들었던 '햇병아리' 규현은 어느새 내로라하는 '예능돌'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복귀 후, 규현이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을 펼칠 것인지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러한 관심을 입증하듯, 규현은 소집해제 직후 여러 프로그램 출연을 확정 짓기도, 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팬들이 가장 기다렸던 것은 '노래하던 규현'의 모습이었을 것 같다. 너무 예능에 집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을 때, 들려온 음반 발매 소식이 반갑게 느껴진 이유다.
규현은 오늘(20일) 낮 12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세 번째 싱글앨범 '너를 만나러 간다(The day we meet again)'를 공개한다. 규현은 앨범 발매에 앞서 지난 14일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여러 취재진을 만나,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
규현이 대중들에게 '예능 잘하는 아이돌' 이미지를 심어준 것은 MBC '라디오스타'에서의 활약이 클 것 같다. 이에 규현의 복귀 즈음 MC 자리가 공석이 된 '라디오스타'로 그가 복귀하지 않을까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규현은 '라디오스타'로 돌아가는 것을 고사했다.
이에 대해 규현은 "'라디오스타'를 6년 가까이 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분께 이름을 알렸고 즐겁게 했는데, 어느 순간, 안티가 많아졌다. 게스트를 약 올리고 기분 나쁘게 해야 하는 것을 예능적인 것으로 이해해 주겠지 했는데, 그런 것들이 쌓였던 것 같다"라며 "수많은 안티들의 욕이나 이런 것들에 가슴도 아팠고, 울기도 했고, 속상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수요일에 녹화면 화요일부터 '사람들이 날 그렇게 생각하겠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규현은 "복무 시작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었고, 다시 제의가 왔을 때 즐기면서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말씀드렸더니 이해해주셨다"라며 "키워줬더니 배신했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것들을 보면 속상하지만, 저를 많이 발전시켜준 감사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MC로서 게스트 공격은 못 하겠지만, 언제라도 불러주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너무 안 좋게 보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고백했다. -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올리는 것에 성공한 규현은 2014년 첫 솔로 앨범 '광화문에서'를 발매하며 '감성 발라더'로서 입지를 다진다. 하지만 이 또한, 쉬운 시작은 아니었다. 규현은 "사실 2013년에 솔로 앨범을 내려고 했는데, 타이틀곡이 없다는 판단으로 엎어졌다. 그래서 '광화문에서'로 해보고 안 되면 솔로 가수를 접겠다고, 한 번만 내달라고 부탁해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처럼 해보자고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규현은 "요즘에는 방식이 달라져서 오후 6시에 음원이 올라가지만, 그때 자정에 음원이 공개되고, 3위로 시작해서 1위로 올라갈 때, 정말 많이 울어서 그날을 잊지를 못하겠다. 가수를 포기할 생각까지 가진 앨범이었는데 많은 사랑을 받아서 잊을 수 없는 앨범이다"라며 "지금까지 솔로 앨범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광화문에서'가 잘 된 덕분인 것 같다"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다만, 규현은 복무 기간을 보내면서 생각을 다르게 바꿨다고. "이제 치열하게 하는 것 보다는 좋아하고, 즐기고,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위기의 세 곡을 넣었는데, 공연하면서 즐거울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감이 있다"고 말해 새롭게 시작할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이처럼 애틋한 '광화문에서'는 어느 순간, '웃픈 상황(?)'을 상징하는 노래가 되어버렸다. '라디오스타'에서의 승승장구, 솔로 앨범 발매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낸 규현은 나영석 사단에 합류, tvN '신서유기' 시즌3, 시즌4에 출연하게 되는데, 프로그램 중 규현이 만들어낸 '어딘지 모를 짠한 상황'과 '광화문에서'의 BGM이 묘하게 어우러져 웃음을 자아낸 것. '신서유기' 속 규현의 모습을 떠올리면 '광화문에서'가 자동으로 떠오를 정도다.
앞서 규현은 시즌4 말미, 소원을 통해 다시 '신서유기'로 돌아올 것을 예고한 만큼, '신서유기' 복귀는 확정한 상황이다. 이에 앞서 최근 '강식당' 촬영을 마쳤다. 나영석 PD가 여전한 '편집 실력'과 '화제성'을 갖고 있는 것 같냐는 질문을 하자 규현은 "시청률도 계속 오르더라"라며 "제가 나오지도 않는 시즌에도 저를 매회 출연을 시켜주고, 따로 연락을 많이 해주셨다. 가족같은 느낌으로 챙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많이 느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강식당' 촬영을 갔을 때, 형들도 '너 왜 계속했던 것 같지'라면서 편하게 해주셨다. 마음이 편하라고 말씀을 해주셨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첫날 제가 고민을 하다가 야심찬 멘트를 던지면 분위기가 조용해져서 큰일 났다고 생각했는데 형들이 편집을 잘하면 된다고, 생각 없이 하라고 해서 요리만 즐겁게 하다 온 것 같다"고 답했다. -
2년의 공백기를 가졌던 규현이지만, 쉬는 동안 오히려 예능계에서 규현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 듯 보인다. 규현은 "지금 다들 착각하고 계신 것 같다. 과거가 미화돼서 제가 잘하는 줄 알고 계신 것 같다"라며 "'짠내투어' 분들도 막상 가면 '얘 뭐야' 이러실 것 같은데, 그래도 그냥 즐기면서 해보려고 한다. 여행을 좋아하기도 한다. 여기저기 많이 찾아주셔서 걱정도 되지만, 편집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했던 만큼, 예능에 집중하는 행보에 대한 걱정도 있다. 특히 슈퍼주니어는 예능으로 인해 '득'을 본 것도 맞지만, 이미지 손실 역시 컸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염려는 없냐고 묻자, 규현은 "안 그래도 고민을 많이 했다. '광화문에서'가 웃긴 장면에 많이 사용되다 보니까, 나오면 '웃기다'고 한다. 가수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나 생각도 했었지만,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면서 노래할 때면 진중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짠내투어'에 합류한 이유도 시즌제가 되게 큰 메리트였다. 콘서트나 음악 활동을 하는 것에 있어서 매주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것들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예능에서 줄여야 하지 않나 생각도 했지만, 아마 더 늘리지는 않고 음악 활동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것 같다"고 가수 활동을 우선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결국 규현의 마음은 달라지지 않았다.
- 연예 칼럼니스트 하나영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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