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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토일드라마 ‘자백’이 ‘진실규명’에 대한 명대사들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자백’은 최도현(이준호 분)-기춘호(유재명 분)-하유리(신현빈 분)-진여사(남기애 분)가 10년 전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의 조직적인 은폐와 맞서, 이 가운데 희생당한 이들의 흔적을 통해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자백’은 사건이 주는 쫄깃한 서스펜스 속에 ‘진실’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담아내며 첫 방송 이래 웰메이드 장르물이라는 수식어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에 ‘자백’이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둔 가운데, 1~14회를 통틀어 가장 묵직한 여운을 남긴 명대사를 꼽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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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 진여사曰 “때론 진실이 오히려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최도현은 전직 교사 김성조(김귀선 분)를 살해한 혐의로 피소된 간호사 조경선(송유현 분)의 변호를 맡고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참혹한 진실과 마주했다. 조경선과 그의 절친 유현이(박수연 분)가 김성조에게 고교 시절 성폭행을 당했던 것이다. 재판부의 선처를 바라기 위해서는 조경선의 피해사실을 공론화 해야 하는 상황. 고민에 빠진 최도현을 향해 진여사는 “때론 진실이 오히려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라는 말했고 시청자들은 가슴 먹먹한 공감을 드러냈다.
10회 : 최도현曰 “사람은 누구나 아는 것만 말할 수 있는 법이죠. 하지만 당신이 아는 진실, 그것부터 시작할 겁니다.”조기탁은 최도현에게 부친 최필수(최광일 분)가 누명을 쓴 이유를 밝히는 조건으로 변호를 요구했다. 하지만 앞서 같은 조건을 걸었던 한종구(류경수 분)를 경험한 최도현은 “사람은 누구나 아는 것만 말할 수 있는 법이죠. 아직은 모르죠. 어디까지 알고 계실지”라며 경계를 풀지 않았다. 이어 “하지만 당신이 아는 그 진실, 그것부터 시작할 겁니다”라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과장과 허풍 등 본질을 흐리는 방해물 속에서도 진실은 하나라는 것, 아무리 엉킨 실타래일지라도 작은 실마리만 있으면 풀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명대사다.
11회 : 박시강曰 “때론 어떤 팩트는 모르는 게 나을 때가 있지.”
하유리(신현빈 분)는 박시강(김영훈 분)과의 전면전을 선포했고, 노한 박시강은 하유리를 자신의 선거 사무실로 불러들였다. 이후 박시강은 하유리를 흔들기 위해 부친 하명수(문호진 분)의 죽음에 얽힌 충격적인 비밀을 폭로했다. 심장이식수술 1순위였던 부친의 돌연사와 2순위였던 최도현의 수술에 최필수가 관여됐다고 밝힌 것. 박시강은 혼란스러워하는 하유리에게 “때론 어떤 팩트는 모르는 게 더 나을 때가 있지”라며 이죽거렸다. 이는 진실규명에 따르는 필연적인 고통, 그리고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진실의 무게를 화두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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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 최도현曰 “이제 아버지와 저밖에 없어요. 우리가 끝내야 됩니다.”
최도현은 최필수에게 재심 청구 의사를 밝혔다. 이어 최도현은 “전 모두와 약속했습니다. 무고하게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놈들을 꼭 법정에 세우겠다고. 아버지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10년 전에 멈춰있던 사건이 아니었어요. 그날의 진실을 알고 있던 사람은 모두 죽었고요. 이제 아버지와 저밖에 없어요. 우리가 끝내야 됩니다”라며 부친을 설득했고 끝내 최필수는 최도현의 뜻을 받아들였다. 진실을 갈구하고,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최도현의 강렬한 의지와 사명감이 시청자들의 심장까지 전해졌던 명대사다.
14화 : 진여사曰 “언젠간 다 이렇게 밝혀지는 거예요. 진실을 좇는 누군가의 의지만 있다면요.”‘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의 재심 공판이 열리고 10년 전 담당 검사였던 양인범(김중기 분)이 또다시 공판 검사로 재판에 출석했다. 1차 공판이 최필수에게 유리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되자 양인범의 심경은 복잡해졌다. 이후 법원 입구에서 양인범과 마주친 진여사는 그에게 “언젠간 다 이렇게 밝혀지는 거예요. 진실을 좇는 누군가의 의지만 있다면요”라며 일갈했고 시청자들은 ‘주제 의식을 드러내는 명대사’라며 묵직한 감동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죄지은 놈들 그렇게 쉽게 풀어주면 안 되는 거야(1회)”, “보는 시각에 따라 안보이던 다른 게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9회)”, “허재만은 잡혔지만, 진실은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11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게 오점을 남기는 게 아닐까요? 새로운 증거나 새로운 증언이 과거의 그것을 뒤집을 수 있다면 그 판단은 다시 행해져야 합니다(14회)”,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에요. 아버지는 그냥 지금처럼 계속 진실을 말씀해주시면 됩니다(14회)” 등의 대사들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한편 tvN 토일드라마 ‘자백’은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둔 가운데 오는 11일(토) 밤 9시에 15회가 방송된다.
- 권연수 기자 likego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