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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토론에서 보여준 최시원의 폭주가 지지율 10%라는 파격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KBS 2TV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 지난 방송에서 양정국(최시원 분)이 갑자기 공약을 뒤집은 한상진(태인호 분)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 “후보님이 선거는 표 보고하는 게 아니라, 사람보고 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냐”라고 한상진에게 묻자,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라는 지극히 정치인다운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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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한상진의 발언이 기폭제가 된 것인지 정국은 이후 더욱 거침없이 발언했다. 지하철 연장 공약에 대해 “저도 몇 표 더 받겠다고 지하철 놓겠다. 뽑아주십시오. 할 수 있다”면서 강수일(유재명 분)과 한상진의 비겁함을 정면으로 비판했고, 모두가 필요하다고 포장하고 있지만 지하철 연장을 원하는 진짜 이유는 ‘집값 상승’이라는 걸 지적하며, “쪽팔린 줄 압시다. 같이 좀 살자고요”라는 팩트 폭격을 쏟아부은 것이다.
이어 정국은 “너 뭐 하는 놈이야?”라는 강수일의 막말에 “사기꾼이다!”라고 맞받아쳐 장내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에 대해 김주명(김의성 분)은 “후보 개인이 아니라 TV 토론에 참여했던 모든 후보에게 말한 거다. 지킬 수 없는 공약을 하는 후보는 모두 국민을 속이는 사기꾼”이라고 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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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동생 양미진(박경혜)과 선거운동을 하던 정국은 박후자 앞에 끌려갔다. 목욕탕에 끌려가 ‘자신과 미영의 안전’을 위협당하며 ‘국회의원 출마’를 선택했던 기억 때문일까. 정국은 겁에 질려 “내 동생은 보내 달라”라고 사정했다. 그러나 절절한 가족애도 잠시뿐, 사기꾼 집안답게 보통 아닌 여동생 미진은 정국을 가리키며 “생판 처음 보는 놈”이라며 “아저씨!”라고 외쳐 보는 이를 포복절도케 했다.
그런 양남매를 어처구니없다는 시선으로 보던 박후자는 무심한 표정으로 살벌한 계획을 전했다. 5분 후 정오에 발표될 두 번째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지난 여론조사 결과인 3.9%에서 0.1% 떨어질 때마다 손가락을 자르겠다. 1% 이상 떨어지면 머리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정국에게는 5년과 다름없었을 5분의 시간이 지나고, 발표된 결과는 놀라웠다. 강수일 40%, 한상진 32%에 이어 양정국이 10%를 기록한 것. 무려 두 배 이상 올라간 정국의 지지율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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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을 지지한 국민들의 이유는 다양했다. ‘TV 토론에서 멋있었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후보를 사기꾼이라고 말한 패기가 맘에 든다’, ‘무식한 놈 같다. 정치는 원래 무식한 놈이 잘한다’ 등, 파격적인 토론이 득이 되어 돌아온, 가히 “소 뒷걸음질 치다가 다이아몬드 밟은 격”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국에게 ‘부인은 왜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지’를 지적하며, 아직 확실하게 지지하지는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부인과도 소통을 못 하는 사람이 어떻게 국민과 소통하겠냐는 이유였다.
파격적인 지지율 상승으로 국회의원 당선에 한 발짝 다가섰지만, 또 다른 문제가 앞에 놓인 양정국과 박후자가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궁금해지는 ‘국민 여러분!’은 오늘(30일) 화요일 밤 10시 KBS 2TV에서 방송된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