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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 ‘진맥’에 대한 오해와 진실

기사입력 2019.04.24 11:43
  • 최근 유명 포털사이트의 상담코너에는 “진맥으로 성형 수술 여부도 알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진맥으로는 알 수 없고, 과거 사진이 있으면 알 수 있습니다”라는 한 한의사의 재치 있는 답변으로 마무리된 이 질문에 웃음을 터트리는 이도 있겠지만, 이와 비슷한 질문을 찾아보기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 많은 이가 한의사는 진맥만으로 몸에 생긴 질병이나 변화를 알 수 있다고 믿는 탓이다.

  • 사진=MBC드라마 '마의' 스틸컷
    ▲ 사진=MBC드라마 '마의' 스틸컷

    실제 많은 이가 “진맥으로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갖고 있다. 사극에서는 심지어 손목에 묶은 명주실로 맥을 짚고도 임신 사실이나 병명까지 척척 맞추는데, 한의사가 진맥을 짚고도 병명을 맞추지 못하면 실력이 없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정말 진맥만으로 우리 몸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현직 한의사들은 진맥만으로 초음파나 CT를 찍듯 병명을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진맥은 어떤 병에 걸렸는지를 알아내기 위함이 아닌,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를 알아내기 위한 진찰법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한의사가 진찰할 때는 크게 망문문절(望聞問切)이라는 네 가지 방법을 이용한다. 망진(望診)은 눈으로 환자를 살펴보는 것이며, 문진(聞診)은 증상을 듣거나 냄새를 맡는 것, 문진(問診)은 환자의 증상을 물어보는 것, 절진(切診)은 만져보는 것이다. 진맥은 이중 절진 방법의 하나이며, 맥박의 횟수·형태·강약·대소 등에 따라 수십 종으로 나뉘는 맥의 속성에 따라 다양한 질병을 의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설사하는 환자의 맥이 침(沈, 가라앉음)하고, 삽(澁)하면서 현(弦)하게 나왔다면, 그 환자의 설사는 여러 원인 중 한(寒, 차가움)이나 울체(鬱滯, 막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맥과 원인은 일대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므로, 한의사는 환자를 살펴 보고, 증상을 듣고, 묻고, 아파하는 곳도 눌러보고 해서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또한, 증상의 원인을 알아낼 수 있는 다른 정보가 충분하다면, 진맥 없이도 증상의 원인을 찾거나 진단을 내리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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