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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전지적 개 시점 견생 탐구 '베일리 어게인'

기사입력 2019.04.16 18:33
  • 영화 ‘베일리 어개인’의 주인공인 ‘베일리’는 아주 특별한 개다. 목숨이 아홉 개인 고양이도 아니면서 무려 네 번이나, 그것도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 환생하기 때문이다.

  • 레드 리트리버 품종의 개 베일리는 우연히 만난 소년 ‘이든’의 단짝으로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든 베일리는 죽음을 맞이하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셰퍼드 품종의 강아지로 다시 태어난 자신을 발견한다.

    베일리는 두 번째 생에서 ‘엘리’라는 이름의 경찰견으로 살아간다. 충직하면서도 뛰어난 실력을 갖춘 엘리는 파트너인 경찰 카를로스와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지만, 범인의 총에 맞아 다시 죽음을 맞게 된다.

    이후 베일리는 웰시코기 품종의 귀여운 강아지 ‘티노’로 태어나 세 번째 삶을 살고, 다시 세인트버나드 품종으로 태어나 네 번째 삶을 시작한다. 그리고 팍팍한 유기견 생활을 하던 베일리는 어느 순간 견생 4회차의 이유를 깨닫고, 어딘가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과연 베일리가 깨달은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 이미지=영화 '베일리 어게인' 스틸컷
    ▲ 이미지=영화 '베일리 어게인' 스틸컷

    영화 ‘베일리 어게인’의 원작은 동명의 소설 ‘베일리 어게인’이다. 이 책의 원어 제목은 ‘A Dog’s Purpose’로 국내에서는 2014년 '내 삶의 목적'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가, 영화 개봉에 맞춰 제목을 바꿔 다시 출시됐다.

    영화와 소설은 내용이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다. 영화는 베일리와 이든의 인연에 집중하지만, 소설은 훨씬 넓은 관점에서 베일리의 견생을 조명하한다. 소설에서 베일리와 이든의 이야기는 그저 일부분일 뿐이다. 등장인물들의 세세한 설정이나 결말도 영화와 소설은 다르다. 그 때문인지 영화와 소설이 주는 느낌도 사뭇 다르다. 영화는 아름다운 한편의 동화 같지만, 소설은 좀 더 사실적인 전지적 개 시점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또한, 영화는 실제 세월이 흐른 듯한 아역과 노년의 배우들의 높은 외모 싱크로율에 감탄하게 되며, 소설은 베일리의 생이 끝나고 수색견 앨리로 다시 살아가는 부분부터가 특히 흥미롭다.

  • 이미지=영화 '베일리 어게인' 스틸컷
    ▲ 이미지=영화 '베일리 어게인' 스틸컷

    ‘베일리 어게인’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깔고 시작하는 베일리의 견점이 너무 사람에게만 유리한 게 아닌가 싶어 조금 불편하기도 하다. 미국의 수백만 애견인들 사이에서 ‘베일리 앓이’ 열병을 일으키고, 애견인의 필독서로 회자되는 이유도 그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하지만 인류의 가장 친한 친구인 ‘개’의 삶을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베일리 어게인’. 사람과 개의 우정을 그린 가슴 따뜻한 훈훈한 이야기가 보고 싶다면 영화를, 그보다는 좀 더 깊은 고찰을 원한다면 소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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