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의료계는 크게 양방과 한방으로 나눠진다. 양방(洋方)은 서양에서 들어온 현대의학을 뜻하며, 한방(韓方)은 중국에서 발달해 우리나라에 전래된 의술인 한의학을 뜻한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병원’이라고 부르는 곳은 양방 치료를 하는 의료기관이며, 몸이 아플 때나 다쳤을 때도 대부분 ‘양방 병원’을 찾는다. 한방 치료를 하는 대표적인 의료기관인 ‘한의원’은 흔히 발목이 삐었거나, 목·어깨·허리 등에 통증이 생겼을 때 찾는 곳이라 여기는 이가 많은 까닭이다.
-
실제 팔꿈치 통증, 손목건초염, 어깨통증, 목 통증, 긴장성 두통 등 뼈나 근육, 인대 등에 물리적 손상이 없는 통증 질환에 한방 치료는 효과적이다. 무릎 퇴행성관절염 같은 관절질환도 관절 자체를 강하고 부드럽게 해주거나, 주변 근육을 강화해서 지지 기능을 높여주는 치료법으로 효과적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허리디스크의 경우에도 디스크가 파열되어 흘러내리지 않는 한 한방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한방 치료가 통증 질환에만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한의학은 공황장애, 비만, 탈모, 난임 등 여러 가지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에 대한 우수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았으며, 내과, 피부과, 부인과 등의 질환에도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 ▲ 제1회 서울특별시한의사회 한의학 홍보 UCC 동영상 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언제 한의원 가세요?'
물론 응급 상황이나 급성 질환이 발생했을 때는 다양한 검사장비가 개발되어 있어 정밀한 원인을 분석할 수 있고, 신속한 대처가 가능한 양방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몸의 이상 증상이 생겼을 때도 양방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실제 한의원에서도 정밀 검사 및 진단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에는 상급병원에서의 진료를 권유한다. 오치석 한의사는 “영상검사장비를 쓸 수 없는 한의원에서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거나, 수술 적응증인 병 등에 대해서는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등 3차 의료기관에서의 진료를 권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병원에서 검사를 다 받아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질환이나,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만 가능한 질환에는 한방 치료가 효과적이다. 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의 상태인 ‘미병(未病)’에도 한방 치료가 유용하다. 신경성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한 질환이나 만성피로에는 한의원을 찾아 기혈을 보충해주고, 면역력과 원기를 올려주는 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쉽게 개선할 수 있다.
안면에 오는 마비 증상인 ‘구안와사’도 급성기에는 양방의 검사와 치료가 도움이 되지만, 그 후에는 한의원에서 치료하는 것이 후유증을 줄이고 치료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수족냉증이나 생활습관병도 마찬가지다.
이외에 한방 치료가 효과적인 질환으로는 진통제로 일시적인 통증만 다스리고 있는 두통이나 생리통, 난임·갱년기 등의 부인과 질환, 건선·아토피·지루성 두피염 등의 피부과 질환, 골반 교정, 비만 등이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