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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이 알려주는 일본(1) “일본은 무슨 뜻일까?”

기사입력 2019.04.11 14:18
  • ‘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은 현직 교사들이 일본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배경 지식을 골라 엮은 책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듯한 말투로 제작된 ‘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에서 발췌한 일본에 대해 알아보자. 
  • 일본의 위치 및 주요도시/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 제공
    ▲ 일본의 위치 및 주요도시/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 제공
    일본은 무슨 뜻일까?

    ‘일본’ 하면 뭐가 떠오르지? 사람마다 경험한 것이 다르니 떠오르는 것도 서로 다르겠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생각과 아버지, 어머니 세대의 생각이 다를 테고, 지금 우리의 생각도 다를 거야. 우리 함께 일본을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알아볼까? 

    음~ 사무라이, 쪽바리, 우동, 사시미, 쓰나미, …… 같은 단어가 떠오르네. 그리고 친절한, 정확한, 깨끗한, 얍삽한, 잔인한, …… 같은 형용사도 떠오르고 말이야. 떠오르는 말들을 정리해 보니 부정적인 것이 더 많은 것 같아. 

    일본을 생각할 때 민족 감정에서 벗어나기는 매우 어려워. 축구 경기만 봐도 그렇지 않아? 축구는 수많은 스포츠 종목 중 하나일 뿐인데, 대부분의 사람은 한일전을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전쟁처럼 여기잖아. 실제로 국가대표 선수들도 다른 나라와 싸울 때와는 다르게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더 큰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해. 한일전에서 지면 언론에서 큰일이라도 난것처럼 앞다퉈 보도하는 걸 보면 분명 일본에 대한 민족 감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아. 그렇다고 민족 감정만 앞세우면 우리한테 무슨 도움이 될까? 일본은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측면이 많은 나라일까? 혹시 우리가 편견에 사로잡혀 나쁜 점만을 보려는 건 아닐까?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일본을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일본을 미화하거나 일본을 좋아하자는 얘기는 결코 아니야. 일본에 대해 바로 알자는 거야. 

    자, 그럼 일본이란 나라를 탐구해 볼까? 가장 먼저 일본이라는 나라이름이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아보자. 

    일본의 나라이름은 일본어로 ‘닛폰(にっぽん)’ 또는 ‘니혼(にほん)’이라고 해. 왜 이름이 두 개냐고? 한자를 읽는 방식이 여러 가지이기 때문이야. 다시 말해서 둘다 한자로 일본(日本)이라고 표기하지만 두 가지 방법으로 읽는 거지. 공식적으로는 닛폰이 더 많이 쓰여. 니혼은 일본인을 가리키는 ‘니 혼진(日本人, にほんじん)’, 일본어를 가리키는 ‘니혼고(日本語, にほんご)’ 등에 많이 쓰이고 말야. 

    일본을 일본어로 어떻게 읽든 ‘태양이 떠오르는 땅’이라는 뜻에는 변함이 없어. 당시 중국 입장에서 보면 가장 동쪽에 있는 나라가 지금의 일본이었거든. 그때는 태평양 건너에 지금의 아메리카 대륙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으니까 말야. 그러니 태양이 가장 먼저 뜨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아 일본(日本)이라고 표기했을 거야. 한자로 일본(日本)이라는 명칭은 중국 수나라 시대 이후부터 사용되었어. 그럼, 니혼과 닛폰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기 전에 일본은 어떻게 불렸을까? 우리나라와 중국은 일본을‘왜(倭)’ 또는 ‘왜국(倭國)’이라 불렀어. ‘왜’는‘문화적으로 미개하다’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에 멸시하며 부른 이름이지. 역사 시간에 배운 왜구, 임진왜란 등에서의 ‘왜’가 바로 그런 의미야. 한자 왜(倭)에는‘추하다, 보기 흉하다’라는 뜻이 있거든. 반드시 외모 만을 평가하는 말은 아니고, 문화적으로 발전이 안되었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어. 그런 면에서 일본인들은 자신들을 ‘왜’라고 부르면 기분 나빠할거야. 

    서양 사람들은 일본을 ‘재팬(Japan)’이라고 불러. 이 단어는 중국 원나라 시대에 아시아 지역을 여행했던 이탈리아인 마르코 폴로(Marco Polo)가 처음 사용한 말이야. 『동방견 문록』이라는 책은 한 번쯤 들어보았지? 이 책을 쓴 사람이 바로 마르코 폴로야. 마르코 폴로는 『동방견문록』에서 일본을 ‘지팡구(Gipangu)’라고 소개했지. 마르코 폴로가 현재 중국의 항주(杭州) 지역을 여행할 때, 당시 그 지역의 중국인들이 일본을 지칭하는 발음을 듣고 책에 소개했대. 마르코 폴로가 들었던 그 발음은 고대 중국어의 한 갈래인 오어(吳語)였다고 해. 오어는 소설 삼국지에서 손권의 오나라가 있던 지역에서 사용하던 언어야. 당시 중국에는 표준어라는 개념이 없었겠지만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인들이 사투리로 일본을 부르던 말이 수백 년 동안 변화를 거쳐 지금의 재 팬이 된 거지. 요즘은 ‘자퐁(Japon)’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어. 그래서 일본을 가리키는 영문 이니셜이 JP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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