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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RX0M2는 손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에 4K 동영상과 180도 플립 LCD라는 대단한 성능을 갖춘 놀라운 카메라다. 동시에 F4.0 고정 조리개와 AF-C를 지원하지 않는 독특한 사양으로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낳고 있다.
카메라 디자인과 방진방수, 내충격 설계를 보자면 고프로나 소니의 액션캠처럼 이동 중 앵글을 마음껏 바꾸며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AF의 제약으로 인해서 영상 스타일이 특정돼 버린다. 반면 RX100 시리즈 같은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 수준의 고화질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
- ▲ SONY RX0M2 AF-C가 없다?
RX0M2는, 놀랍게도, AF-S, PF(Preset Focus), MF만 지원한다. 연속해서 초점을 자동으로 잡아주는 AF-C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AF-S 모드를 사용하면 영상촬영 중 초점을 변경하는 건 불가능하다. 영상 촬영 중 반셔터를 통한 AF 변경도 안되고 터치 스크린을 지원하지 않으니 터치AF도 사용할 수 없다. 영상 촬영 중 초점을 바꾸려면 PF나 MF를 사용해야 하는데 화면이 워낙 작아서 녹록지 않다. RX0M2를 이용해 AF를 바꾸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녹화를 끝내고 다시 녹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AF-S 모드에서는 녹화를 시작할 때마다 새로 초점을 잡기 때문이다. -
F4.0 고정 조리개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기존의 액션캠에 비하면 훨씬 아름다운 보케(배경흐림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초점이 나가버린 흐릿한 영상을 얻을 가능성도 크다. 손끝에서 어깨 정도의 거리만 옮겨도 초점이 맞지 않아 계속 움직이며 촬영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어렵다. 촬영 각도만 살짝 바꾸려 해도 저장 후 다시 촬영해야 하는데 엄청나게 비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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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NY RX0 II 비디오 샘플
대신, 고정된 앵글과 피사체를 촬영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카메라를 사용해야만 가능했던 아름다운 배경흐림이 있는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 재료를 손질해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차분하고 아름답게 찍는 브이로그 촬영에 적합하다. 또, 테이블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특정 인물이나 음식만을 부각해 찍을 수 있다.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도 기존 액션캠보다 뛰어난 고감도 저노이즈 성능을 발휘한다.
RX0M2는 외장 마이크 단자를 지원하는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내장 마이크 만으로도 깨끗한 고음질의 소리를 녹음할 수 있다. 작은 카메라 한 대 만으로 간편하게 고화질의 영상을 찍으려는 사용자에게는 매우 유용한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 만은 틀림 없다. -
RX0M2는 작은 크기를 극복한 화질과 편의성이 매력적이지만, 바로 그 화질을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이 촬영 스타일을 제한하는 딜레마의 원인이 된다.
74만9000원이라는 가격도 애매하다. 보통 40만원에서 50만원 사이인 액션캠들과 비교하면 비싸고, 80만원에서 100만 이상 하는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배터리 사용시간이 짧다.
- 안병수 기자 absdizz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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