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노래가 있다. 기발한 생각을 담은 가사가 있거나, 익숙한 음정의 후렴구가 있거나, 매력적인 보이스의 보컬이 있는 경우가 바로 그렇다. 

걸밴드 '피싱걸스(Fishingirls)'의 1집 앨범의 노래들이 대부분 이 삼박자에 맞는 곡들이다. 타이틀곡 '빠져든다'를 포함해서 노래 제목 '빠져든다'처럼 노래에 빠져들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걸밴드다. 

피싱걸스는 작사, 작곡, 기타를 담당하며 독특한 보이스 컬러와 폭발적인 가창력의 비엔나핑거, 리듬을 잘 타는 파워플한 드럼 오구구, 안정적이고 꼼꼼함을 갖춘 베이스 양다양다로 이뤄진 3인조 걸밴드이다. 

펑크를 기반으로한 팝, 락앤롤, 디스코, 얼터너티브 등의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는 핑싱걸스는 2013년 EP앨범 ‘꺼져짜져 뿌잉뿌잉’으로 데뷔, 자체적으로 멤버 교체와 음악적 완성도를 더했다. 

자칭 '아싸(아웃사이더) 밴드'라 부르며 음악을 만들어온 피싱걸스는 2019년 정규 앨범 ‘Fishing Queen’를 발매하면서 과거 피싱걸스가 공개했던 곡들도 함께 포함했다. 

피싱걸스의 곡들은 무엇보다 가사의 독특함과 기발함이 있다. 싱글앨범 ‘좋아요를 눌러주세요’는 SNS를 즐기는 트렌디한 젊은 세대의 이야기다. 

피싱걸스는 유행을 좇아 똑같은 음악을 선보이지 않고 개성 있고 충분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음악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이별하고 나서 좋아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일 초도 없단다’라는 곡은 쿨하게 이별을 정리하는 가사를 담았다. 

2017년 싱글로 발매했던 ‘승민씨와 함께’는 발랄한 보이스와 어쿠스틱하면서도 화사한 연주가 매력적이다. “쌍둥이를 낳을 거야”라는 가사가 결혼하는 사람들에게 축가로도 환영 받는 곡이다. 

1집의 타이틀 곡인 ‘빠져든다’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 그려지는 듯한 가사와 진행과 읊조리는 벌스(Verse)부분이 자칫 평범할 수 있는 곡에 특별함을 불어 넣은 곡이다. 

위트 있는 가사와 익숙한 멜로디로 풀어낸 핑싱걸스의 노래는 화사하고 발랄한 계절에 듣기 좋은 곡들이다. 앞으로 어떤 기발한 가사들과 독특한 음색으로 밴드의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선사할지 다음 곡이 기대되는 피싱걸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