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20만대 이상 판매된 디스커버리의 풀 체인지 모델 '랜드로버, 올 뉴 디스커버리'를 만났다. 디스커버리는 한국에서도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서며 랜드로버 라인업 중 가장 높은 판매기록을 갖고 있는 스테디셀러 모델이다.

디스커버리는 1989년 10월 영국에서 처음 등장, 전천후 주행 능력을 통해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며 랜드로버의 영토 확장을 꿈꾼 주역이었다. 이후 1998년 디스커버리2, 2004년 디스커버리3, 20010년 디스커버리4의 순서로 진화했다.

'발견'이란 뜻을 지닌 디스커버리는 지난 28년 동안 그 이름처럼, 감춰져 있던 풍경이나 몰랐던 사실을 찾아낼 수 있게 돕는 '팔방미인'으로 사랑받아 왔다. 또한, 가족을 위한 SUV이기도 했다. 데뷔 이후 지금껏 최대 7명이 탈 수 있는 실내 구성을 고집해 온 덕분이다.

외관은 전체적으로 미끈한 곡면으로 감싸 한층 더 현대적이고 매혹적이다. 전면부는 잘 다듬어진 헤드램프와 날렵한 윈드 스크린이 더 세련되게 진화됐다. 여기에 최첨단 주간 주행등은 새로운 라이트 시그니처로 보다 현대적인 모습을 만들어준다.

측면은 계단처럼 뒤쪽으로 솟은 지붕이 대표적이다. 이전 모델 보다 단차를 바짝 줄이고 디테일은 살려 한층 매끈해진 표면을 뽐낸다. C필러도 디스커버리 디자인의 전통 중 하나인데 꼿꼿이 세웠던 이전 모델과 달리, 앞쪽으로 바짝 기울여 속도감이 물씬 풍긴다.

후면은 수평으로 들어간 LED 테일램프가 스포티하다. 이음새 없는 트렁크 도어는 이전 모델 보다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풍동 테스트를 거쳐 개선된 후방 스포일러는 이전 모델 보다 뚜렷하고 선명하게 디자인돼 세련되고 날렵함은 물론 트렁크 도어에 쌓이는 먼지를 최소화해준다. 테일게이트의 번호판 품을 자리는 비대칭으로 디자인해 개성을 살렸다.

실내는 랜드로버의 DNA가 고스란히 담겨 모던하고 고급스럽다. 세로로 적용된 새틴 브러쉬드 알루미늄 피니시로 대담하게 마감되는 센터 스택과 인스트러먼트 패널에서부터 이어지는 수평적인 요소는 서로 교차하면서 전체적으로 간결한 레이아웃을 구성해 세련미를 강조했다.

계기판은 주행에 필요한 각종 트립 정보를 운전자로 하여금 확인할 수 있게 했으며,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도 좋다. 시트는 최고급 가죽 소재로 마감돼 있어 착좌감이 뛰어나고 조절은 자동이라 편리하다. 10.2인치 터치스크린, 공조장치, 변속기 등은 간결하게 배치해 조작 편의성과 심플한 멋을 동시에 살렸다.

가족을 위한 SUV답게 탑승자들의 편의성 향상에도 공을 들였다. 최대 6개의 12V 충전 소켓이 설치돼 있으며, 곳곳에 위치한 9개의 USB 포트를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전자기기를 여유 있게 충전할 수 있다. 센터 콘솔에는 4개의 아이패드나 2리터의 음료수병을 보관할 수 있는 숨겨진 수납공간도 있다. 중앙 암레스트는 덮개를 연 경우에도 팔걸이로 사용할 수 있도록 180도 회전이 가능하며, 조수석 발밑 공간에 숨겨진 후크에는 간단한 짐을 고정할 수 있다.

또한, 온도 조절 패널 후면부, 3열 좌석 측면 및 센터콘솔 하부에 위치한 보관함과 상·하부 글로브 박스, 더욱 넓어진 도어 수납공간 등 곳곳에 자리한 17개의 수납공간도 활용할 수 있다.

2·3열 좌석은 전장 4970mm, 전폭 2000mm, 전고 1850mm, 축거 2923mm의 차체 크기로 성인 5명이 탑승하면 레그룸(2열: 954mm / 3열: 851mm)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HSE 럭셔리 트림은 3열까지 열선을 깔고, 곳곳에 위치한 버튼 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동식으로 2·3열 좌석을 14초 만에 손쉽게 펴고 접을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1137리터, 2·3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2406리터까지 확장시킬 수 있다. 테일게이트를 열면 최대 300kg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전동식 이너 테일게이트가 자리하고 있어 이를 적재물 받침대로 활용하거나 야외활동을 위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동작 인식 기능이 추가된 제스처 테일게이트 시스템을 이용하면 스마트 키와 트렁크의 버튼 외에도 간단한 킥 모션을 통해서 테일게이트를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리어 범퍼 측면에 장착된 센서를 활용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동작 인식이 가능하며 차량의 측면에서도 더욱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스페어 타이어는 트렁트 밑이나 뒤가 아닌 하체 밑에 부착됐다.

HSE 모델에는 전동식 테일게이트가 적용되며, HSE 럭셔리 및 퍼스트 에디션에는 제스처 테일게이트가 적용된다.

시승차인 올 뉴 디스커버리 TD6 런치 에디션는 3.0리터 V6 터보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61.2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8.1초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209km이다. 복합 연비는 리터당 9.4km(도심: 8.4km, 고속: 11.1km)이다.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고속도로와 대부산·유명산 일대 오프로드 코스로 시승했다. 운전을 위해 탑승해보니 시트가 몸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감싸주고 차체가 높아 시야 확보도 좋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디젤 엔진이지만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소음이 거의 없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시속 60~80km로 주행했다.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적고, 승차감도 편안하다. 또한,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넘치듯 올라간다. 과속 방지턱을 넘었을 때에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주행 질감은 한층 정제되고 세련된 느낌이다. 잘 조율한 하체와 최신 세대의 전자장비 뿐만 아니라 정숙성도 한몫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진입해서 주행해보니 시속 80~100km까지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나간다. 진동과 소음도 적고 스티어링 휠(핸들)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코너에서는 서스펜션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주어 언더스티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시속 100km 이상에서도 힘이 부족하지 않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도 만족스럽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가속력이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의도하는 만큼 속도를 충분히 발휘한다. 제동 감각도 자연스럽고, 급제동 때도 반듯한 자세를 유지한다. 또한, 고속도로를 제한속도 꽉 채워 달릴 때 바람 소리를 거의 들을 수 없으며, 타이어가 노면 구르는 소리도 악착같이 틀어막았다.

거칠고 험한 오프로드를 만나도 거침없이 지나갔다. 현재 딛고선 노면을 확인하고, 다이얼로 해당하는 아이콘만 고르면 끝이었다. 랜드로버가 세계 최초로 고안하고 진화시킨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2'의 힘이었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일반적인 사륜구동 기술의 확장판이다.

일반, 자갈 및 눈, 진흙, 모래, 바위 등 5가지 가운데 한 모드만 고르면, 나머지는 올 뉴 디스커버리가 오프로드 주행의 달인으로 만들어 줬다.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과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만 최대한 섬세하게 다루면 그만이었다. 예컨대 모래 모드를 고르면 시스템은 헛바퀴를 좀 더 허용했다. 또한, 센터 디퍼렌셜을 잠가서 앞뒤 바퀴의 회전차를 없앴다. 90cm 깊이까지 도강(강을 건널 수 있는 능력)도 가능하다. 이전 모델보다 20cm 높아졌다.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도 갖췄다. 지형이나 노면 마찰력과 상관없이 시속 2~30km의 구간에서 미리 설정한 속도로 보다 안정적인 주행을 보조하는 기능이다. 또한, 국내에서 파는 모든 트림에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갖췄다. 그 결과 험로에선 최저 지상고를 최대 75mm 더 높일 수 있으며 반대로 승하차 시엔 최대 40mm까지 몸을 낮춘다.

올 뉴 디스커버리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8930~1억7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