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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지난달 출시한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를 만났다. 스팅어는 사전계약 영업일 기준 19일 만에 2700대를 돌파하는 등 초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기아차가 올해 스팅어 판매 목표를 8000대로, 월평균 1000대를 목표로 삼았는데 1개월 판매 목표량의 2.7배 가량을 달성한 것이다.
특히 스팅어는 30~40대 남성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계약 고객을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13.0%, 30대 30.6%, 40대 34.5%, 50대 15.8% 등이다. 성별로는 남성 고객 비중이 84%로 절대적이었다. 트림별로는 고성능 모델인 3.3 터보 GT의 비중이 45.5%로 절반에 육박해, 퍼포먼스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방증했다.
차명인 스팅어는 사전적으로 '찌르는, 쏘는 것'을 의미하며 지난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GT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퍼포먼스 세단으로 탄생했다. -
외관은 롱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전고가 낮고 후드가 길어 무게 중심이 낮은 '다운포스 디자인'을 통해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전면부는 얇고 길게 뻗은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 코 형상의 라디에이터 그릴, 날카로운 눈매의 헤드램프, 직선으로 뻗은 대형 에어 인테이크, 볼륨감이 느껴지는 후드 등으로 강렬하고 세련됐다. 또한, 그릴 위에는 현대차 에쿠스와 제네시스처럼 'KIA(기아)' 엠블럼 대신 전용 엠블럼을 넣어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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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부는 긴 보닛과 짧은 앞 오버행, 긴 뒤 오버행까지 물 흐르듯 이어지는 루프라인, 수평으로 뻗은 높은 벨트라인 등이 어우러져 속도감이 느껴진다. 미쉐린 타이어를 입은 19인치 알로이 휠과 그 안으로 살짝 비치는 빨간 브렘보 브레이크는 제동력에 대한 신뢰감을 준다. 후면부는 리어 디퓨저, 볼륨감 있는 리어 펜더, 현대차 신형 그랜저에서 먼저 봤던 세련된 디자인의 테일램프 등이 어우러져 안정감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범퍼 밑에 위치한 블랙 컬러의 타원형 듀얼 트윈 머플러는 GT의 성능을 알려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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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항공기의 한쪽 날개를 형상화해 직선으로 길게 뻗은 크래시 패드, 시인성을 높인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 항공기 엔진을 닮은 스포크 타입의 원형 에어벤트 등이 적용돼 날렵하고 세련됐다. 계기판 위쪽 앞 유리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속도와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띄워 운전자의 시선 이동을 최소화해 안전 운전을 도와준다. 또한, 디스플레이 화면과 조작 버튼 영역을 서로 분리해 센터페시아 상부엔 돌출형 디스플레이를 구성하고, 조작부 내의 멀티미디어와 공조 버튼은 상하로 나눠 간결하게 배치해 편리하다. 돌출형 디스플레이에는 기아차 유보와 애플 카플레이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스포티한 버킷 스타일 시트는 최고급 나파 가죽을 적용해 착좌감이 뛰어나고 조절은 자동이라 편리하다.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는 그립감도 좋다. 여기에 실내 곳곳에 적용된 반광 크롬 재질과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손바느질 느낌의 스티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한층 더해준다. 변속기 주변에는 별도의 연결잭 없이 센터페시아 하단 트레이에 휴대폰을 올려놓기만 해도 충전이 되는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 드라이브 모드 선택 버튼, 2개의 컵홀더 등이 있다. -
2열은 전장 4830mm, 전폭 1870mm, 전고 1400mm, 휠베이스 2905mm의 차체 크기로 성인 3명이 탑승하면 퍼포먼스 세단이다 보니 넉넉하진 않다. 트렁크는 406리터로 골프백, 보스턴백 등이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했으며, 6:4 분할로 완전히 접을 경우 1114까지 화물 적재가 가능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트렁크 개폐는 스마트 키 소지 후 접근 또는 버튼 조작으로 가능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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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모델인 3.3 터보 GT의 성능은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kg.m의 힘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4.9초 만에 도달한다. 복합 연비는 8.8km/ℓ(2WD, 19인치 타이어 기준)이다. 기아차는 3.3 터보 엔진을 K9 후속 모델 등 고급 대형차종에 추가 탑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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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승 구간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워커힐 호텔에서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뮤지엄 산까지 총 84km이다. 운전을 위해 탑승해보니 스포티한 버킷 스타일 시트가 몸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엔진 소리가 웅장하게 뿜어져 나와 가슴을 뛰게 한다. 가슴 속에 내재돼 있던 질주본능을 다시 깨우듯 말이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60~80km로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적고, 승차감도 편안하다. 또한, 미묘한 조작에서도 절묘하게 대응하고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넘치듯 올라간다. 과속 방지턱을 넘었을 때에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주행 모드는 변속기 뒤에 위치한 원형 다이얼을 통해 설정할 수 있다.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스마트,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모드 등 5가지로 선택해 주행할 수 있으며, 모드별 서스펜션, 스티어링 휠, 변속 패턴을 달리 제어해 주행 환경이나 운전자 취향에 맞는 최적의 주행감을 제공한다. -
- ▲ 기아차 유튜브 공식 채널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진입해서 주행해보니 시속 80~100km까지 가속 페달을 밟으니 강력한 힘 덕분에 차체를 가볍고 민첩하게 밀어내 밟는 만큼 속도가 나가고 힘이 넘친다. 진동과 소음도 적고 D컷 스티어링 휠(핸들)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코너에서는 서스펜션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주어 언더스티어가 거의 나지 않는다.
기아차 최초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가 추가된 2세대 드라이브와이즈도 경험했다. HDA는 고속도로 제한속도에 맞춰야 작동이 가능하다. HDA를 실행하기 전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것은 정말 고속도로에 진입했는지에 대한 여부이다. HDA는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연동이 되기 때문에 시속 80km 이상 고속화 도로 또는 국도 주행 시 작동되지 않는다. 만일 차량 자체가 고속도로로 진입한 것이 인지될 경우 계기반 클러스터엔 'HDA' 로고를 띄워 작동된다. 작동되면 차선을 유지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등 약 15초간 스스로 주행한다. 15초가 지나면 운전자가 운전대를 다시 쥐도록 경고하고, 이때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HDA 상황을 해제한다. 다만 여타 브랜드의 HDA 시스템이 운전대 위에 손을 살짝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주행 보조를 이어가는 것과 달리 스팅어는 운전대를 온전히 쥐어야 운전자의 개입을 인정한다는 차이가 있다. -
이후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해보니 엔진음은 더 웅장하면서 날카로워지고, 속도는 주춤거림이 없이 올라간다. 또한, 서스펜션은 더 단단해지고 브레이크도 더 민첩하게 반응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좀 더 과감하게 가속 페달을 밟으니 웅장하고 거친 엔진음과 함께 운전자를 시트에 파묻히게 한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서 수동 변속으로 주행하면 시프트 업과 다운이 확실해 더 빠른 변속할 수 있어 역동적이다. 하지만 엔진음과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이 들어온다. 다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스팅어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2.0 터보 모델이 프라임 3500만원, 플래티넘 3780만원, 2.2 디젤 모델은 프라임 3720만원, 플래티넘 4030만원, 3.3 터보 모델은 마스터즈 4460만원, GT 4880만원이다.
- 카조선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