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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에 김비서(영화배우 조우진) 차량으로 등장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마세라티, 기블리'를 만났다. 기블리는 마세라티 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차종으로 국내 판매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1967년 최초로 선보인 기블리 1세대는 세계적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혁신적인 쿠페로 강인하고 공기역학적이면서도 절제된 세련미를 담고 있다면 현재의 기블리는 과거의 모습과 현대의 감성을 새롭게 조화시켜 재탄생됐다. -
디자인은 콰트로포르테와의 연계성을 유지해 역동적이다. 외관은 헤드라이트와 그릴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강한 인상과 함께 4도어 세단에 쿠페의 디자인을 반영해 날렵하다. 그릴은 마세라티의 하이퍼포먼스 쿠페인 그란투리스모로부터 영감을 받았으며, 이는 1950년대 클래식 모델 A6 GCS의 차체 라인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또한, 전통적인 세타 마세라티 로고를 포함한 마세라티만의 독특한 C필러 처리를 유지해 흡사 쿠페 차량을 연상시킬 정도로 스포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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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 계기판을 포함한 실내는 콰트로포르테와는 다른 럭셔리함으로 더 젊어졌다. 여기에 이태리 장인이 한땀 한땀 수놓은 스티치가 섬세함과 정성을 더 해준다.
곳곳에 새겨져 있는 마세라티 엠블럼과 운전자 편의를 고려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고품질 트림의 디테일이 첨단과 전통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계기판은 주행에 필요한 각종 트립 정보를 운전자로 하여금 확인할 수 있게 했으며,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는 그립감도 좋다. 접이식 버킷 시트는 최고급 가죽 소재로 마감돼 있어 착좌감이 뛰어나고 조절은 자동이라 편리하다. 2열은 성인 3명이 탑승하면 좁다. -
모니터는 계기판과 같은 위치에 있어 운전자의 시야에 이상적으로 위치하고 있고 시인성이 좋다. 또한, 내비게이션, 라디오 등을 터치로 사용이 가능하며, 스마트폰 미러링과 애플의 카플레이 등도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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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블리는 3.0리터 터보차저 V6 가솔린 엔진, 8단 자동변속기, 후륜구동 및 Q4 시스템 등을 통해 콰트로포르테 보다 스포티한 드라이빙에 더욱 중점을 둔 모델이다. 기블리의 터보차저 엔진과 트윈터보 엔진은 페라리와의 파트너쉽을 통해 개발됐다.
시승 모델인 '기블리' 스포츠 패키지의 성능은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5.5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267Km이다. 복합 연비는 7.9km/l이다. -
- ▲ 마세라티, 기블리 영상 / 마세라티 공식 수입사 (주)FMK 제공
강력한 엔진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강남에서 용인서울고속도로를 타고 용인 수지를 돌아오는 코스로 시승했다. 운전을 위해 탑승해보니 버킷 시트가 몸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엔진 소리가 웅장하게 뿜어져 나와 운전자로 하여금 달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는 이탈리아 특유의 감성이 묻어있는 독특한 엔진 소리 덕분이다. 마세라티 본사에는 '엔진사운드디자인 엔지니어'라는 특이한 직책이 있는데 이는 말 그대로 엔진 소리를 듣기 좋게 만드는 전문가를 칭한다. 전문가는 튜닝 전문가, 피아니스트, 작곡가를 자문위원으로 초빙해 함께 악보를 그려가며 배기음을 조율하는데, 이때 '작곡'한다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배기음 사운드에 각별히 공을 들인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강남에서 용인서울고속도로까지 시속 60~80km로 주행했다.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적고, 승차감도 편안하다. 또한, 미묘한 조작에서도 절묘하게 대응하고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넘치듯 올라간다. 과속 방지턱을 넘었을 때에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진입해서 주행해보니 시속 80~100km까지 가속 페달을 밟으니 강력한 힘 덕분에 차체를 가볍고 민첩하게 밀어내 밟는 만큼 속도가 나가고 힘이 넘친다. 진동과 소음도 적고 스티어링 휠(핸들)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코너에서는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안정적인 주행은 스포츠 스카이훅 서스펜션 시스템이 한몫한다. 이 시스템은 4개의 바퀴에 장착된 가속 센서를 통해 주행 스타일과 도로 상태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ECU에 전달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댐핑률을 조절해 최상의 주행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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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해보니 엔진음은 더 웅장하면서 날카로워지고, 속도는 주춤거림이 없이 올라간다. 또한, 서스펜션은 더 단단해지고 브레이크도 더 민첩하게 반응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좀 더 과감하게 가속 페달을 밟으니 웅장하고 거친 엔진음과 함께 운전자를 시트에 파묻히게 한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서 수동 변속으로 주행하면 시프트 업과 다운이 확실해 더 빠른 변속할 수 있어 역동적이다. 하지만 엔진음과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이 들어온다. 다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이후 용인서울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일반도로 코너를 시속 40~60km로 주행해보니 서스펜션이 원하는 만큼 잡아주어 안정적이고 만족스럽다. 또한, 의도한 궤적보다 바깥으로 밀리는 현상인 언더스티어가 일어나지 않는다.
후륜 구동 모델인 '기블리' 스포츠 패키지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1억4170만원이다.(추가 옵션 포함)
- 카조선 성열휘 기자 sung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