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때문만은 아니에요! 봄철, 논두렁을 태우지 말아야 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9.03.07 11:11
  • 논두렁에는 해충보다 익충의 서식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농촌진흥청
    ▲ 논두렁에는 해충보다 익충의 서식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농촌진흥청

    봄이 되면 농촌에서는 해충 방제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논두렁 태우기가 관행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논두렁 태우기의 효과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농촌진흥청이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논두렁에는 해충보다 익충이 더 많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이 올해 2월 초 전북 김제 벽제골 부근 0.75㎡에 서식하는 미세 절지동물을 조사한 결과 해충 비율은 5.5%였고, 익충 비율은 94.5%로 나타났다.

    그러나 논두렁을 태우고 일주일 뒤 같은 지역을 조사한 결과, 논두렁에 서식하는 미세 절지동물이 모두 줄어들었다. 특히 유기물을 분해하여 농생태계의 물질순환에 큰 역할을 하는 톡토기의 경우 82.1%가 감소하는 등 익충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과거 자료에 따르면 논두렁을 태운 뒤 약 2개월이 지난 뒤 해충과 익충의 밀도가 거의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주변의 불을 태우지 않은 곳에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조한 봄철 논두렁 태우기는 산불 위험을 높여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최근(3월 3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전체 187건이었는데, 이중 논·밭두렁 태우기가 원인이 된 경우가 11.2%(21건, 면적 2.48ha)였다.

    농촌진흥청 이상계 작물보호과장은 “영농철을 앞두고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논·밭두렁 태우기는 해충 방제 효과보다 건조한 봄철 산불 발생 가능성을 높이므로 자제를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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