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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영화] 두 노인의 말할 수 없는 비밀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

기사입력 2019.03.06 16:36
관객들의 호평과 입소문은 극장가에서 새로운 관람 현상을 만들고 있다. 시작은 미비하지만, 흥미와 공감을 이끌어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일으키기도 한다. 쟁쟁한 영화들 사이에서 '작지만 강한' 개봉예정작을 만나보자.
  • 3월 2주차
  • I Dream in Another Language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
  • 개봉  2019.03.07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101분
    감독  에르네스토 콘트레라스
    출연  엘리지오 메렌데즈(에바리스토), 호세 마누엘 폰셀리스(이사우로)
  • 독창적인 이야기와 매혹적인 풍광을 담은 멕시코 영화 한 편이 오는 3월 7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멕시코 영화계의 떠오르는 별, 에르네스토 콘트레라스 감독의 장편 영화 '나는 다른 언어로 꿈을 꾼다'는 지난 제33회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의 호평을 받으며 월드시네마 부문 관객상을 받았다. 영화는 멸종 위기에 처한 멕시코 지역 토착어 '시크릴어'와 이 언어를 사용하는 마지막 생존자인 두 할아버지의 가슴 아픈 비밀을 담고 있다.

    젊은 언어학자 마틴(페르난도)은 시크릴어를 연구하기 위해 바다와 정글이 우거진 시골 마을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50년 동안 '철천지원수'로 지낸 두 노인 에바리스토(엘리지오 메렌데즈)와 이사우로(호세 마누엘 폰셀리스)를 만난다. 두 사람은 젊은 시절 '어떤 일'로 크게 싸운 후 멀어졌다. 그 후 이사우로는 정글 속으로 들어가 혼자 고립된 채 외롭게 늙어 갔고, 에바리스토는 가족과 함께 마을에서 살고 있다.

  • 긴 애증의 세월이 흘러 마주한 두 노인은 무거운 침묵 속에서 단 한마디도 섞지 않았다. 어떤 수수께끼와 비밀이 있는지 궁금증은 커졌다. 분노와 슬픔이 뒤엉킨 두 사람은 과연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마틴과 에바리스토의 손녀는 두 할아버지를 중재하며 50년 전 벌어진 '어떤 일'로 관객을 이끈다. 드넓은 해안과 초록빛 가득한 정글 중심에 '마리아'라는 아름다운 여인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는 고통스러운 갈등과 사랑이 있었다.

  • 이사우로는 그의 정체성이 담긴 시크릴어를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고수한다. 에바리스토는 스페인어도 구사할 수 있지만 이사우로와 대화할 때 시크릴어로 말한다. 동굴에서 짧은 화해를 하는 장면에서 감독은 번역된 자막을 삽입하지 않았다. 관객 스스로 사건과 두 사람의 관점을 해석하길 원한 것이다. 평생을 따라다닌 아픔과 고통, 어느새 두 할아버지는 죽음에 더 가까운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싱그러운 열대우림과 재잘거리는 새소리, 안개가 자욱한 동굴 등 신비로운 시퀀스는 오히려 토착어의 순수함과 치유의 생명력을 불러일으켰다. 두 노인은 지구상에서 그들만 이해하는 그들의 언어로 그동안 말할 수 없던 비밀과 위로를 나눈다.

    이 작품은 각자가 외롭게 품고 있는 비밀과 응어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매혹적인 자연 풍광과 서정적인 분위기는 '있는 그대로의 당신'도 세상을 이루는 빛이고 바람이라고 토닥여주는 것 같다. 

  • 외쿡 누리꾼 평점
  • IMDb User 7.4/10
    메타크리틱 Metacritic 64/100 (METASCORE)
    로튼토마토 Rotten Tomatoes 80/100 (TOMATOME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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