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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는 어떤 옷을 입었을까? 복원된 ‘서재필 진료가운’, ‘유림 양복’ 실물 공개

기사입력 2019.03.01 06:00
  • 등록문화재 제607호 '서재필 진료가운' 보존처리 후 모습 /사진=문화재청
    ▲ 등록문화재 제607호 '서재필 진료가운' 보존처리 후 모습 /사진=문화재청

    갑신정변의 주역이자 독립신문 창간자인 서재필 박사가 의사 시절에 착용했던 진료복이 복원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독립운동가의 복식 중 제607호 ‘서재필 진료가운’과 제609호 ‘유림 양복’의 보존처리는 1년여에 걸쳐 완료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서재필 박사의 진료복은 캔버스 조직의 면직물로 만들어진 것으로, 가운 안쪽에는 서재필(徐載弼, 1864~1951)의 영문 이름인 필립 제이슨(Philip Jaisohn)의 가운데에 ‘S’가 들어간 ‘Dr. P. S. J.’라는 이니셜이 붙어 있다. 또한, 1·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군의관과 간호사복을 만들었던 ‘C. D. Williams & Co.’의 상호와 주소 라벨도 붙어 있다.

  • 서재필 진료가운 안쪽에 있는 ‘Dr. P. S. J.' 이니셜 /사진=문화재청
    ▲ 서재필 진료가운 안쪽에 있는 ‘Dr. P. S. J.' 이니셜 /사진=문화재청

    이 진료가운은 풀을 먹여 접어 보관하면서, 변색과 함께 굵은 주름이 발생했다. 이에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는 세척과 형태 보정 등의 보존처리를 했고, 서재필 박사에 대한 중요 기록이 세척 과정 중에 지워지거나 번지지 않도록 안정화 처리를 했다.

    서재필 진료가운과 함께 복원된 ‘유림 양복’은 한국을 대표하는 아나키스트(Anarchist)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위원을 지낸 유림(柳林, 1898~1961)이 생전에 착용한 것으로, 재킷 형태의 상의와 바지 2점이다. 중산복 스타일의 전형적인 독립운동가의 복식 유형으로, 해방 후 초기 국산 모직물로 만든 양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모직물로 만들어진 유림 양복은 퀴퀴한 냄새를 비롯해 충해로 인한 구멍 등이 많아 세척을 하고, 구멍이 커지지 않게 직물을 보강하는 보존처리를 통해 원래 형태로 복원했다.

  • 등록문화재 제609호 '유림 양복' 보존처리 후 모습(상의) /사진=문화재청
    ▲ 등록문화재 제609호 '유림 양복' 보존처리 후 모습(상의) /사진=문화재청

  • 등록문화재 제609호 '유림 양복' 보존처리 후 모습(바지) /사진=문화재청
    ▲ 등록문화재 제609호 '유림 양복' 보존처리 후 모습(바지) /사진=문화재청

    양복 상의 안주머니 위에는 초서체로 ‘旦洲(단주)’라는 그의 호가 수놓아져 있으며, 당시 대구시 중앙통에 위치한 시민양복점(市民洋服店)의 라벨도 확인할 수 있다. 바지 접단 안쪽 면의 ‘DONGYANG ORIENTAL TEX KOREA ALL WOOL’과 단추에 각인된 ‘PUSAN SIN-HUNG’ 글자를 통해서는 1950년 후반 한국전쟁 이후 국내 양복산업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 유림 양복 상의 안감에 수놓은 유림의 호 ‘旦洲(단주) /사진=문화재청
    ▲ 유림 양복 상의 안감에 수놓은 유림의 호 ‘旦洲(단주) /사진=문화재청
  • 대구시 市民洋服店(시민양복점) 라벨과 단추의 ‘PUSAN SIN-HUNG’ 글자 /사진=문화재청
    ▲ 대구시 市民洋服店(시민양복점) 라벨과 단추의 ‘PUSAN SIN-HUNG’ 글자 /사진=문화재청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보존처리를 완료한 독립운동가의 복식유물은 근·현대 복식 문화재에 대한 의미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또한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외교 고문이었던 서재필과 국무위원 유림의 활동과 투쟁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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