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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꽃으로 봄을 알리는 건 육지 식물만이 아니다. 바닷속 해초도 봄이 되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해양수산부가 3월의 보호해양생물로 지정한 ‘게바다말’은 대표적인 봄을 알리는 해초로,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2월에서 4월경에 꽃을 피우고, 7월경에 열매를 맺는다.
게바다말은 키가 20~80cm, 잎의 폭이 0.3cm이며, 잎맥은 3개다. 게바다말은 수심 1~5m의 얕은 바다에서 군락을 이루어 사는데, 게바다말 군락지는 포식자로부터 위험을 피할 수 있어 어류 등의 산란장으로 이용되거나, 어린 물고기들의 성장 공간이 되는 등 해양 생물에게 매우 좋은 서식지가 되어 준다. 또한, 게바다말은 광합성을 통해 바닷물에 녹아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바닷속 암반에 붙어사는 특성이 있는 게바다말은 주로 동해안의 중부나 남부에 서식하며, 남해안과 서해안의 일부 도서 지역에서도 관찰된다. 2009년에는 독도에서 집단 서식지가 발견되기도 했지만, 무분별한 연안 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 수가 많이 감소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2007년도에 게바다말을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보호해양생물인 게바다말을 허가 없이 포획하거나, 유통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이를 어기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해양수산부는 국가 해양생태계 종합조사를 통해 우리 바다에 서식하는 게바다말의 분포현황을 주기적으로 파악해 개체와 서식지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