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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차왕 엄복동' 미화 논란?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 됐으면"(종합)

기사입력 2019.02.19 18:33
  • '자전차왕 엄복동' 언론시사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 '자전차왕 엄복동' 언론시사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대중들에게 어떤 화두를 던지게 될까.

    1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려 해당 작품을 연출한 김유성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지훈, 강소라, 이범수, 이시언이 참석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희망을 잃은 시대에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동아시아 전역을 휩쓴 '동양 자전차왕' 엄복동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 김유성 감독은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그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모른다. 엄복동에 대한 이야기는 할머니께서 말씀해주셨다"며 "'엄복동이 자전거로 일제강점기 시대, 민족의 울분을 해소시켰고 자긍심을 고취시켰다'는 것은 팩트다. 그 외는 영화적 장치가 더해졌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정지훈은 조선의 희망이 된 자전차 영웅 엄복동을 연기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경성으로 떠난 그는 우승 상금을 얻기 위해 자전차 선수단에 가입해 일본 대표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쥔 인물이다. 첫 우승을 발판 삼아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승리 소식은 빼앗긴 땅에 희망의 싹을 틔운다.

    특히 정지훈은 이번 작품에서 실존 인물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 훈련을 감행해 200%의 싱크로율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특히 촬영 전부터 자전거 특훈에 돌입해 모든 경주 장면을 직접 소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정지훈은 "허구의 인물인 줄 알았는데, 실존했던 인물이라고 해서 흥미로웠다"며 "이런 분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참여하게 됐다. 일제강점기 시대 민족의 자부심을 지켜낸 분과 비교가 불가하지만, 공부를 많이 했고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했다. 

  • 강소라는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건 애국단 행동대원 김형신 역을 맡았다. 강소라는 "허구의 인물이라서 롤모델로 삼은 독립운동가는 없었다. 서대문 형무소에 갔는데 대중들께서 아시는 것 보다 많은 분들이 계셨다. 저 시대의 저 상황에 처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강소라는 극 중 총격신, 폭파신, 격투신 등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꾸준한 액션 훈련을 감내했다. 이에 대해 묻자 강소라는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에 임했다고 밝힌 후 "전문적 훈련을 받은 역할이 아니라 어색한 면이 화면에 부각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낙법을 비롯해 안전하게 촬영하는 것, 구르고 잘 달리는 것, 아프지 않게 하는 것들을 많이 연습시켜주셨다"고 상황을 전했다.

    여기에 일미상회 소속 자전차 선수이자 엄복동의 절친 이홍대 역의 이시언, 일미상회의 사장이자 엄복동을 자전차 선수로 만들어주는 황재호 역의 이범수 등은 역대급 연기 투혼을 보여줬다. 또한, 이들과 대립하는 친일파 사카모토는 김희원이 맡아 서늘한 카리스마를 선사한다.

  •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포스터 / 사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포스터 / 사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작품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2019년에 조선인이 열광했던 승리의 역사를 조명했다는 것에서 의미가 깊다. 김유성 감독은 "영화의 중심 이야기는 일제의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자전차왕 엄복동'도 과거 인물을 소환했지만, 현재와도 호응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뽕이나 신파 의혹에 대해 '왜 지양되어야 하는지'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만 엄복동의 과거와 관련해 미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가 말년에 자전거 절도 혐의로 체포될 뻔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이에 대해 김유성 감독은 "부분으로 전체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했다. 아이러니한 인물에 대한 탐구를 해보고 싶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이후의 이야기도 다뤄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작품의 제작자로도 참여한 이범수는 "실존했던 이야기를 소재로 다뤘기 때문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고증을 했다"며 "담고자 했던 이야기는 민초가 각각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할 때 좋은 시너지가 되고 울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자전차 한 대에 조선의 희망을 안고, 무패행진을 달린 시대의 영웅 '엄복동'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는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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