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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제로 웨이스트(Zero-Waste)’는 쓰레기 배출 최소화를 실천하는 사회 운동이다. 제로 웨이스트는 다양한 산업 분야의 중요한 해결과제이기도 한데, 이중 전 세계 아몬드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의 사례는 눈여겨볼 만 하다.
아몬드 부산물은 지금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몬드 껍질은 전통적으로 가축의 깔개로 사용되어 왔으며, 당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아몬드 외피는 최근 부상하고 있는 곤충 산업을 포함해 다양한 동물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매년 12월 아몬드 재배 농가와 가공업체, 연구자들이 모여서 아몬드 재배의 최신 기술과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부산물의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아몬드 부산물의 새로운 활용법을 고안해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이런 아몬드 부산물 활용방안 연구를 위해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는 매년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데, 2018년에는 총 9건의 아몬드 부산물 연구에 1,200만 달러(한화 약 132억 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지원했다. 이중 현재 결과가 기대되는 연구는 총 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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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농무부 서부지역 연구센터는 아몬드 껍질을 반탄화 공정을 통해 석탄분처럼 변형시켜 재활용 플라스틱의 강화제 및 색소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당질을 제거하고 남은 외피를 버섯 재배 시 사용하는 배양토 ‘피트모스(Peat Moss)’로 대체하여 상업용 버섯 생육 배지로 사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연구 예비 결과에 따르면, 당질을 제거한 아몬드 외피 부산물은 최적의 수분 흡수 및 수확률 향상 등에 이점이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이외에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에서는 아몬드 외피를 활용해 가금류와 양식 사료에 쓰이는 아메리카동애등에 유충 사육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리디아 팔머(Lydia Palma) 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연구원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폐기물 제로를 위한 연구에 투자하는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와 우리 대학과의 연구 파트너쉽은 아몬드 부산물을 부가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전환하는 신기술 개발을 골자로 한다”며, “아몬드 업계와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연구의 목표가 일치하여 즐겁게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존슨 농장(Johnson Farms)에서 아몬드 외피 및 껍질 제거작업을 하는 마이크 커리(Mike Curry)는 “오랫동안 하나의 용도로만 쓰인다고 생각했던 제품에 대해 새로운 활용법을 고안해내는 것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라며, “소비자를 포함한 생산 및 공급체인 전체가 아몬드 외피와 껍질을 사용한 신제품 개발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