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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좀비물의 탄생…김은희 작가 '킹덤', 세계에서도 통할까(종합)

기사입력 2019.01.21 17:51
  • '킹덤'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 '킹덤' 제작발표회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한국적 정서와 세계적인 플랫폼 넷플릭스가 만났다. '장르물의 대가'로 자리매김한 김은희 작가의 좀비물 '킹덤'이 세계 시장에서 통할 것인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21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는 넷플릭스 신작 '킹덤'(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의 제작발표회가 열려 김성훈 감독, 김은희 작가를 비롯해 배우 류승룡, 배두나, 주지훈이 참석했다.

  • '킹덤'은 지난 2016년 '시그널'을 흥행시킨 김은희 작가가 약 3년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김은희 작가는 조선왕조실록에 수많은 백성이 이름 모를 괴질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는 글귀를 읽고, 이를 좀비들이 이야기로 풀어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했고, 여기에서 '킹덤'이 시작됐다.

    김은희 작가는 "좀비 영화를 좋아하고, 역사에 대한 것도 좋아한다. '조선왕조실록'을 보고, 제가 봤던 좀비 영화에서의 배고픔과 슬픔을 조선 시대로 가지고 오면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좀비 영화를 봤을 때, 그들에게 남은 것은 식욕이었다. 다른 탐욕이 사라지고, 배고픔만 남은 존재들이 슬프게 느껴졌다. 조선 시대가 식량의 문제를 다루기에 좋은 시기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작품을 집필한 배경을 밝혔다.

    김은희 작가가 '킹덤'을 처음 기획한 것은 2011년이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베일을 벗게 됐다. 공중파 등에서는 제약이 많고, 해당 작품이 방송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기획에 그쳤었지만, 이번에 넷플릭스를 만나 날개를 달게 됐다. 김은희 작가는 "만약 그 당시 방송됐다면 지금의 감독님, 배우들과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지금 나와서 오히려 더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 '킹덤'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 중 하나는 넷플릭스에서 방송되는 한국 최초의 오리지널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김성훈 감독은 "넷플릭스에 첫 발을 딛는 순간에 '킹덤'이 선택됐다"며 "가장 본연적이고, 한국적인 이야기면서 세계적인 좀비 이야기를 다뤘다. 이러한 것들이 잘 융합되어서 낯설면서도 익숙한 매력으로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류승룡 역시 "고유한 아름다움과 서사에 외국의 소재를 접목시켰기 때문에, 많은 분들께서 공감하고 열광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이야기지만, 세계 어느 곳에서나 공감할 수 있는 배고픔, 권력에 대한 탐욕이 많은 분들께 공감을 얻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김은희 작가 역시 "익숙한 소재에 생소한 배경이 매력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킹덤'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킹덤'의 중심을 이끄는 든든한 주역 3인방이 있기 때문이다. 각각 영화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바 있는 '천만 배우'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이 이번 '킹덤'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계획이다.

  • 먼저 주지훈은 극 초반 권세가들에게 위협을 받고, 권력으로부터 소외되지만, 궁을 나서 백성들의 실체를 마주하며 진정한 리더로 변모해가는 왕세자 '이창' 역을 맡는다. 주지훈은 "배우와 스태프가 고생하면 작품이 재미있고 잘된다고 한다"며 "극 자체가 와일드하고 스펙타클해서 이러한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추운 곳을 찾고, 촬영을 위해 장비들을 짊어지고 등산을 하기도 했다. 감독님은 눈 오는 날 설경을 찍으려다가 큰 사고를 당하실 뻔했다. 그 정도로 열정과 고생을 담은 작품이라, 관객들에게 재미있는 여러가지 것들을 선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배두나는 역병의 근원을 쫓는 의녀 '서비' 역을 맡는다. 서비는 지율헌의 의녀이자 제자로, 굶주림에 내몰린 백성들이 역병으로 인해 괴물로 변한 끔찍한 상황을 처음으로 마주하는 목격자이자, 유일한 생존자 중 한 명으로, 강단있고 지혜로운 캐릭터로서 왕세자 이창(주지훈)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된다.

    반면 류승룡은 이창과 대립하게 되는 조선의 실질적 권력자인 영의정 '조학주' 역을 맡는다. 조선의 실질적인 지배자이지만,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린 딸을 늙은 왕의 '중전'으로 만들 정도로 탐욕스러운 인물로, 비밀을 감추고 있다. 김성훈 감독은 "이창과 조학주는 역병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퍼지는지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다. 극에서 주된 대립을 보여주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외에도 김상호, 허준호, 김성규, 전석호, 김혜준, 진선규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한 '킹덤'은 총 6부작으로 방송된다. 시즌 1이 방영되기도 전에 시즌 2를 확정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성훈 감독은 "120분에 못 담아내는 이야기를 영화의 퀄리티로 담았다"며 "한국의 사극 배경을 가지고 전세계에 오픈하게 됐는데, 어떤 반응일까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배두나는 "25일 한 번에 1~6회가 오픈된다"며 "한 번에 즐기시고 싶으시면 이어서 영화를 보시듯이 관람을 하시면 될 것 같고, 드라마처럼 보고 싶으면 하루에 한 개씩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 플랫폼이다"라고 말했으며, 류승룡은 "속도감이 있으면서, 깊이감도 채운 작품이다. 단아한 아름다움 속에 숨어있는 섬뜩한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넷플릭스와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지 기대가 생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그리는 '킹덤'은 오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동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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