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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우리말] 발음은 비슷해도 너무 먼 사이, ‘지양’과 ‘지향’

기사입력 2018.12.05 13:36
  • 많은 이가 ‘지양’과 ‘지향’을 헷갈린다. 두 단어의 뜻을 정확히 몰라 ‘지향’을 써야 할 곳에 ‘지양’을, ‘지양’을 써야 할 곳에 ‘지향’을 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둘은 절대 혼동하면 안 되는 단어다. ‘지양’과 ‘지향’은 발음은 비슷해도 그 뜻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그칠 지(止) 자와 오를 양(揚) 자를 쓰는 ‘지양(止揚)’은 ‘더 높은 단계로 오르기 위하여 어떠한 것을 하지 아니함’을 뜻한다. 뜻 지(志) 자와 향할 향(向) 자로 구성된 ‘지향(志向)’은 ‘어떤 목표로 뜻이 쏠리어 향함. 또는 그 방향이나 그쪽으로 쏠리는 의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아이들의 영어 교육에 더욱 힘써야 한다’의 뜻으로 ‘아이들의 영어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라고 할 것을 잘못 써 ‘아이들의 영어 교육을 지양해야 한다’라고 하면, ‘아이들의 영어 교육을 피해야(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정반대의 뜻으로 바뀌게 된다.

    무엇을 ‘지양’한다고 하면 그것을 피하고 하지 않음을, 무엇을 ‘지향’한다고 하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을 내포한다.

    ‘예술은 지나친 상업주의를 지양해야 한다’, ‘남북 이질화를 지양하고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암기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고 창의력 중심의 교육을 해야 한다’처럼 ‘지양’의 대상은 주로 부정적이거나 좋지 않다.

    ‘우리나라는 복지 국가를 지향한다’, ‘우리는 지향하는 바가 달라서 함께 일할 수 없다’, ‘안정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변화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처럼 ‘지향’은 그 대상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여전히 ‘지양’과 ‘지향’이 어렵다. 두 단어의 뜻을 알고도 계속 헷갈린다면, 어려운 한자어 대신 쉬운 우리말 순화어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양’은 ‘피함’, ‘하지 않음’으로 순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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