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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24일(월)에 SBS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되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2017)'는 상대방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고 함께 눈물 흘리게 만드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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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무려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어 '도깨비 할매'로 불리는 옥분(나문희 분) 할머니는 새로 발령받아 구청으로 온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에게 자신의 수많은 민원을 접수한다. 원칙대로 민원 접수를 해야 한다며 서류를 요청하는 민재에게 그 규칙을 지키면서 다량의 서류를 작성해서 들고 서로 옥신각신 하던 옥분 할머니와 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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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민재를 보고 영어 선생님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며 민원을 멈추겠다는 옥분 할머니의 제의를 받아들인 민재는 함께 영어 수업을 시작한다. 수업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관계가 된 민재는 위안부였던 옥분 할머니가 자신이 겪은 고통을 알리기 위해 영어를 배우고자 했던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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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의 아픔보다 다른 사람의 아픔 때문에 울때가 있다. 상대의 아픔이 얼마나 큰 것인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만 해도 눈물이 나서 그렇게 울게 된다. 그런 아픔을 나누는 영화가 바로 '아이 캔 스피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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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 옥분할머니가 자신이 위안부인 것이 밝혀지고 친하게 지내던 슈퍼아주머니가 자신을 피하는 것을 보고 한마디 한다.
"왜 피하냐!"
그러자 슈퍼아주머니는 말한다."엄청나게 힘들었을 텐데 왜 그걸 말도 안해줬냐!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냐!
나를 못믿냐!
나한테 말도 안해서 서운해서 그런다"
그러면서 펑펑 우는 장면이 있었다. 그러자 할머니가 말한다."아픈 건 난데 네가 왜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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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말하고 싶지만 말 할 수 없었던 아픔을 지닌 위안부 할머니의 비참한 이야기를 세계에 알리고, 또 일본으로부터 사과 받고자 기획되고 제작된 영화다. 또 한편으로 우리에게 누군가의 아픔을 함께 나눈 적이 있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주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