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무자녀세, 창문세, 모자세… 지금은 폐지됐지만, 세계의 독특한 세금들

기사입력 2018.09.13 17:47
비만을 막기 위한 설탕세, 인구 감소를 해소하기 위한 독신세 등 시대별, 나라별로 다양한 형태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과거에 존재했던 세계의 독특한 세금에 대해서 알아보자.
  • 소련
    무자녀세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자녀를 낳지 않으면 부과했던 소련의 '무자녀세'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1년부터 시행됐다. 저출산의 해결책으로 시행되었으며, 25~50세 남성과 20~45세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자녀가 없을 시 6%의 세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불임이거나 전쟁통에 사망한 자녀가 있는 경우, 전쟁영웅인 경우에는 세금이 면제됐다. 이후 전쟁이 종결되고 소련이 붕괴되면서 무자녀세도 폐지됐다.
  • 영국
    난로세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영국에서 실시한 난로세는 1662년 찰스 2세가 군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징수한 세금이다. 난로 1개당 2실링씩 과세했는데, 소득 수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며 세금 과세를 위해 징수원이 집집마다 들어가 난로를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반발이 심했다. 이후 윌리엄 3세 때 와서 난로세가 폐지됐으며, 난로세 대신 창문세가 만들어졌다.
  • 영국·프랑스
    창문세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창문세'는 프랑스, 영국 등 중세 유럽에서 시행되었던 세금 제도 중 하나이다. 1303년 프랑스에서 왕권 강화를 위해 처음 시행되었으나 금방 폐지됐고, 영국에서 난로세 폐지 이후 군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1696년에 시행됐다. 당시에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유리는 귀한 재료였다. 따라서 유리창이 있는 집은 부유함의 상징이었다. 창문세는 유리창의 개수에 따라 세금을 매겼는데, 창문의 개수가 6개 이하면 면제였으며, 창문이 7개~9개인 주택은 2실링, 10~19개인 주택은 4실링, 21개 이상의 주택에는 8실링을 부과해 창문 개수별로 차등 부과했다. 창문세는 1851년 폐지되기 전까지 약 150년 동안 시행됐다.
  • 영국
    모자세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1784년 영국에서는 남자들의 모자에 세금을 매기는 '모자세'가 부과되었다. 모자세는 모자의 가격에 따라 세금이 차등 부과되었으며, 적게는 3펜스에서 많게는 2실링까지 내야 했다. 이후 세금을 피하기 위해 모자 대신 다른 모양의 '쓸 것'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1804년에는 '모든 머리에 쓰는 것'으로 범위를 넓혀 모자세를 부과했다. 이후 모자세는 1811년에 폐지됐다.
  • 러시아
    수염세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는 1698년 자신의 수염을 자르는 것을 시작으로 모든 러시아 남성들에게 수염을 기르지 못하게 했다. 근대화된 서구인 대부분이 수염이 없는 모습을 보고 시행한 것이다. 하지만 수염이 없는 얼굴은 러시아 정교회에서 허용되지 않는 일이었으며, 일반 대중의 반발 역시 거셌다. 하지만 근대화를 늦출 수 없었던 표트르 대제는 수염세를 부과함으로써 수염을 일부 허용했고, 계층에 따라 차등 부과했다.
  • 미국
    위스키세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1791년 미국 건국 초기, 미국의 재무부 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은 술은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위스키에 25%의 세금을 매겼다. 당시 남부의 부자 농민들이 생산하는 목화나 담배에 대해서는 세금이 없었던 반면, 가난한 서부 농민들이 부수적인 수입을 위해 만들었던 것이 위스키였기 때문에 서부 농민들을 중심으로 큰 반발이 일어났다. 게다가 구입하는 사람에게 부과되는 것이 아닌 위스키를 제조하는 사람들에게 부과됐기 때문에 농민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후 반발로 인해 위스키세는 폐지되었으나, 남북전쟁 기간 동안 전쟁 자금 조달을 위해 부활되기도 했다.
  • 프랑스
    공기세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18세기 프랑스에서는 공기에 대한 세금인 '공기세'가 있었다. 당시 프랑스 국왕이었던 루이 15세는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일 목적으로 공기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숨을 쉬지 않는 사람은 없으므로 일반 백성뿐만 아니라 귀족, 왕족 등 모두에게 부과되는 세금이었다. 결국 반대에 의해 공기세 도입은 철회됐다.
  • 네덜란드
    커튼세·계단세·건물세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네덜란드는 한국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면적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면적이 좁은 만큼 인구밀도가 높아, 한 사람이 많은 땅을 소유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세금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커튼 길이에 따라 세금을 걷는 커튼세, 계단의 층수에 따라 세금을 걷는 계단세, 건물 폭에 따라 세금을 걷는 건물세가 있다. 네덜란드 건물들이 대부분이 폭이 좁고 창문이 좁아 마치 동화 속 건물처럼 아기자기한데, 이는 과도한 세금을 피하려는 방안으로 만들어진 건물 형태다. 최근에는 이러한 세금 제도들이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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