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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픽사베이
제14호 태풍 ‘야기(YAGI)’가 북상하면서 우리나라의 기록적인 폭염을 누그러뜨릴 효자 태풍이 될지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태풍 ‘야기(YAGI)’는 일본어로 ‘염소’라는 뜻이다. 그런데 태풍에 붙이는 이름은 어떻게 결정될까?
태풍의 이름은 1953년 호주의 예보관들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당시 호주 예보관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붙여 사용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때 예보관들은 주로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해 ‘사라’ 등 여성 이름이 많았다.
북서태평양에서의 태풍 이름은 1999년까지 괌에 위치한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정한 이름을 사용했다. 그러나 2000년부터 아시아태풍위원회에서 아시아 각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과 태풍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 태풍 이름을 서양식에서 아시아 지역 14개국의 고유한 이름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다.
태풍이름은 각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가 각 조 28개씩 5개 조로 구성되고,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사용한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고 나면 1번부터 다시 사용하기로 정했다. 태풍이 보통 연간 약 30여 개쯤 발생하므로 전체의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4∼5년이 소요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수달’,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나비’ 등 10개의 태풍 이름을 제출했다.
태풍 이름은 퇴출당하기도 한다. 매년 개최되는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그 해 막대한 피해를 준 태풍의 경우 앞으로 유사한 태풍 피해가 없도록 해당 태풍 이름의 퇴출을 결정하며, 피해를 주지 않은 태풍일지라도 다른 사유로 더 이상 현재 태풍 이름을 사용할 수 없으면 새로운 태풍 이름으로 변경된다.
2003년 발생한 태풍 ‘수달’은 미크로네시아의 요청으로 ‘미리내’로, 같은 해 우리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던 태풍 ‘매미’는 ‘무지개’로 변경했다. 2005년 발생해 일본을 강타하면서 엄청난 재해를 일으킨 태풍 ‘나비’는 일본의 요청으로 ‘독수리’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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